유학의 인간본성론: 맹자 소개
맹자가 태어난 시대[편집 | 원본 편집]
☞ 전국시기 형세도 (출처: 중국사학회 엮음, 강영매 옮김, 『중국통사1』, 범우, 2008, 163쪽)
○ 춘추시대의 오랜 패권 다툼과 전쟁을 겪은 후, 많은 소제후 국가들은 대제후 국가들에게 병합되었음. 전국시대가 시작되면서 제후국들 수는 감소했으며, 그 중에 주요 국가는 제(齊), 초(楚), 연(燕), 한(韓), 조(趙), 위(魏), 진(秦) 일곱 나라였음. 이를 ‘전국칠웅(戰國七雄)’이라고 부름. 이 시기 서로 다른 계급과 계층의 대표적 인물들이 사회 변혁에 대한 서로 다른 주장을 내세웠음. 이로써 ‘백가쟁명(百家爭鳴)’과 인재 배출의 상황이 펼쳐지며 중국 학술사상 찬란한 시기를 맞이하게 됨
○ 송(宋)대 정자(程子)가 말한 공자와 맹자의 시대적 차이:
“공자 때엔 주나라 왕실의 힘이 미약했지만 천하(天下)가 아직도 주나라를 높이는 것이 대의명분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러므로 『춘추(春秋)』에서는 주나라를 높이는 것을 근본으로 삼았다. 하지만 맹자 때에 이르러서는 칠국(七國: 진(秦), 초(楚), 연(燕), 제(齊), 한(韓), 위(魏), 조(趙))이 패권을 다투어 천하(天下)가 다시는 주나라가 있다고 확신할 수 없었고, 백성들이 도탄에 빠진 상황이 이미 심각했으니, 이러한 때에는 제후들 가운데 왕도(王道) 정치를 펼칠 수 있는 이가 있다면 왕이 될 수 있었던 것이다.”
맹자의 일생과 사명감[편집 | 원본 편집]
○ 맹자(孟子)는 산동성 남부의 추(鄒)나라 출신임. 이름은 가(軻)이고 자는 자여(子輿)임. 공자의 손자인 자사(子思)의 문하에서 공부하면서 공자와 인연을 맺게 됨
○ 맹자도 공자와 마찬가지로 여러 나라들을 두루 다녔지만 제후에게 등용되지 못했음. 하지만 공자와 달리 맹자가 살던 전국시대에는 다양한 학파의 학설들이 자신의 설을 펼치던 시대였음. 그래서 맹자가 공자의 학설을 말할 때에는 그에 대한 적대적인 반박들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했음
○ 일례로 『맹자』에 제자인 공도자(公都子)가 외부 사람들이 모두 맹자에 대해 변론하기를 좋아하는 사람(好辯)이라고 하는데 대해 왜 그렇게 변론하기를 좋아하는지 묻자, 맹자는 “내가 어찌 변론을 좋아하겠는가? 나는 부득이해서 했을 뿐이다.”라고 대답하기도 했음.(『맹자(孟子)』, 「등문공 하(滕文公 下)」)
○ 이처럼 다양한 학설이 제기되고 서로에 대한 논박이 끊이질 않던 시기, 맹자는 공자의 이론을 보다 체계화할 필요성을 절실히 느꼈으며, 실제로 공자의 학설을 보다 체계화시켰음. 따라서 공자가 유학에 대해 방향을 정해 놓는 역할을 했다면 맹자는 그 이론체계를 갖춰 초보적이지만 비교적 완전한 유학체계를 건립했다고 할 수 있음
☞ 참고: 펑유란 지음, 정인재 옮김, 『간명한 중국철학사』, 형설출판사, 2017, 112쪽/ 노사광(勞思光) 지음, 정인재 옮김, 『중국철학사: 고대편』, 탐구당, 1997, 120쪽
맹자의 주요 사상[편집 | 원본 편집]
- 성선설(性善說)
○ 맹자는 “인간이 금수와 다른 것이 매우 드물다. 보통 사람들은 그것을 버리고 군자는 그것을 보존한다. 순 임금은 만물에 밝았고 인륜을 잘 살피셨으니, 인의(仁義)를 따라 행하신 것이지 억지로 인의를 행하려고 하신 것이 아니다.”라고 했음. 여기에서 사람이 금수와 다르다고 할 수 있는 것이 매우 드물지만, 그럼에도 사람이 금수와 구별될 수 있으며, 그 이유로 인의를 들었음
○ 맹자는 사람이 선천적으로 선하며, 사람이라면 누구나 다 그러함을 말했음. 부모님과 제 자식을 사랑하고 어른을 공경하는 등의 배우지 않아도, 생각하지 않아도 알고, 할 수 있는 양지(良知)와 양능(良能)은 인간이 선천적으로 본성을 지니고 있음을 말해준다고 보았음
○ 특히, 측은(惻隱)·수오(羞惡)·사양(辭讓)·시비(是非)의 인의예지의 단서가 되는 이른바 ‘사단지심(四端之心)’은 내가 본래부터 가지고 있는 것, 모든 사람이 가지고 있는 것으로 선천적 지니고 있는 인간의 본성적인 측면을 말해준다고 보았음
○ 맹자는 궁극적으로 인간의 선천성에 근거하여 사람이라면 누구나 요순(堯舜)처럼 될 수 있다고 말했음. 이것은 바로 성인도 나와 같은 사람이며 사람의 마음은 모두 같기 때문에 본연의 그 선함을 충분히 발휘한다면 모든 사람이 성현이 될 수 있다고 본 것임
○ 맹자는 “성인(聖人)은 나와 같은 부류이다. 입이 맛에 있어서 똑같이 좋아하는 것이 있다. 귀가 소리에 있어서도 똑같이 듣고 싶어 하는 것이 있다. 눈이 빛깔에 있어서도 똑같이 아름답다고 여기는 것이 있다. 이제 마음에 대해 생각해 본다면, 유독 마음만 똑같이 그렇게 느끼는 것이 없을까? 마음이 똑같이 그렇게 느끼는 것은 무엇일까? 이(理), 의(義)라고 하는 것이 그것이다. 성인(聖人)께서는 먼저 우리 마음에 똑같이 그렇게 느끼는 것을 깨달았을 뿐이다.”라고 말했음. 맹자는 인간의 유사성에 근거하여 내면적 동질성과 그 선천성에 주목했음. 그리고 이에 근거하여 누구나 성현이 될 수 있음을 확신했음
- 인간이 선하지 않은 이유
○ 맹자는 인간과 기타의 생물이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요소들이 있으며, 인간 생활의 ‘동물적’ 측면이 있음을 인정했음. 하지만 맹자는 이를 인간 본성의 일부라고 간주하지 않음
○ 이에 관해 두 가지 측면에서 살펴볼 수 있는데, 하나는 감각기관의 욕구이고 또 다른 하나는 좋지 않은 환경임. 맹자는 “귀와 눈의 감각기관은 생각하지 않아서 외물에 쉽게 가려진다. 그러한 감각기관이 외물과 만나면 이에 끌려가기 때문이다.”라고 했음. 귀와 눈의 기능은 생각하거나 반성할 수 없기에 이는 곧 주체적으로 판단하는 능력이 결여되어 있으며, 이 때문에 외물과 접촉하면 외물에 의해 가려지기 쉽다고 보았음. 또한 환경이 일반사람들에게 중요한 영향을 끼친다는 점을 강조했음
○ 또한 맹자는 일반 사람들은 일정 정도 생활 가능한 경제적 기반이 없으면 항상된 마음을 유지할 수 없다고 보았음
- 정치철학
○ 맹자는 정치형태를 두 가지로 구분했는데 하나는 왕도(王道)정치이고, 다른 하나는 패도(覇道)정치임. 왕도정치는 도덕적인 교화를 거쳐서 실시되지만 패도정치는 무력과 강압으로 시행됨. 왕도정치는 인간 본성에 기반을 둔 정치로, 남의 고통을 차마 보지 못하는 마음[불인인지심(不忍人之心)]에 기반 한 남에게 잔혹한 짓을 차마 하지 못하는 정치[불인인지정(不忍人之政)]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