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역: 주역의 주요 원리들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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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역』의 괘를 읽어나가면서 어느 정도 주역 안에 일정한 원리가 들어있다는 느낌이 드셨을텐데요, 『주역』을 읽을 때 우리가 염두에 두면 좋을 몇 가지 주역의 원리들을 한번 정리해 보겠습니다!(기존에 이야기했던 물극필반, 상반상성의 원리를 넘어)
『주역』이란 텍스트에 대한 이해의 필요성[편집 | 원본 편집]
- 우리가 주로 본 것은 역경의 괘, 효사 부분이었음. 『주역』의 『역경』 부분은 엄밀히 말해 점치는 책으로서의 부분임. 점을 쳐서 특정 괘사, 효사를 얻었을 경우 이를 자신의 문제상황에 대입시켜 스스로 성찰해 볼 수 있도록 하는, 점치는 책으로서의 기능을 가지고 있었음
- 하지만 『주역』 괘, 효사를 읽어나가면서 느꼈을테지만 이미 점치는 책으로서 『역경』 부분 안에는 그저 인생을 운명에 내맡겨버리는 것이 아니라 내 삶을 객관적으로 성찰하고 그 속에서 내가 어떻게 중심을 잡고 주체적으로 문제를 해결해 갈 수 있을지를 성찰해 볼 수 있는 부분들이 있음(물론 『역전』의 「단전」, 「상전」의 해석을 도움을 받아 그렇게 해석되는 부분도 있지만)
- 아래 이괘의 구사 효사는 이미 역경 단계에서 길흉의 문제 해결에 대한 인간의 주체적 역할을 성찰하고 있었음을 살펴볼 수 있는 구절이 등장함
- 하지만 『주역』 괘, 효사는 단편적인 구절들로 이루어져 있기에 이것들만으로 어떤 원리를 도출해 내기는 쉽지 않음
- 그래서 『역전』이 등장하게 되었으며 『역전』은 철학 책으로서의 부분임
- 따라서 일반적으로 『주역』의 원리라고 했을 때에는 『역전』에 기초하여 풀이해낸 것이라고 할 수 있음
- 이렇게 본다면 『주역』의 원리는 무궁무진하게 확장될 수 있음. 『역전』도 『역경』에 기초해서 풀이해낸 것임. 『역경』에 대한 다양한 방식의 해석과 풀이도 가능함. 21세기 우리시대에 맞는 새로운 『역전』도 가능하지 않을까?!
『주역』속 음양 변역(變易)의 법칙[편집 | 원본 편집]
☞ 정병석, 『점에서 철학으로』, 동과서, 2014
한 번은 음하고 한번은 양하는 것을 도(道)라고 하니 이것(도)을 이어받는 것이 선(善)이고 이를 이룬 것이 성(性)이다. 어진 사람은 그것(도)을 보고 어질다고 하고, 지혜로운 사람은 그것을 보고 지혜롭다고 하는데, 일반 백성들은 매일 (도를) 쓰면서도 그것이 무엇인지 알지 못하기 때문에 군자가 말하는 도의 의미를 아는 사람이 드물다. 一陰一陽之謂道(일음일양지위도)니 繼之者善也(계지자선야)요 成之者性也(성지자성야)라. 仁者見之(인자견지)에 謂之仁(위지인)하며 知者見之(지자견지)에 謂之知(위지지)요 百姓(백성)은 日用而不知(일용이부지)라 故(고)로 君子之道鮮矣(군자지도선의)니라 -『주역』「계사상전」
- 『주역』『역경』 단계의 본문에는 ㅡ, - -의 두 부호만 있고 음양을 문자적으로 기록해 두지 않았음. 『역전』단계에 이르르면 음양이라는 언어적 표현과 함께 이에 대한 원리적 해석을 통해 『주역』에 담긴 변화의 원리를 설명해 냄
- 위의 "한 번은 음하고 한번은 양하는 것을 도(道)라고 한다[一陰一陽之謂道(일음일양지위도)]"가 대표적인 예임. 여기에서는 음양의 변화를 통해 도의 개념을 해석하고 있음
- 여기에서 도는 대체적으로 사람이 다니는 길이나 그 의미를 확장한 올바른 방향이나 법도의 뜻임
- 사물의 성질과 그 변화의 법칙을 일음일양으로 체계화했음
- 하지만 한편으론 음양이라는 것이 이중적이고 양면적, 모순적인 속성을 지니고 있는 것인 만큼 "일음일양지위도"라는 명제에는 사물에 이중성이 존재하고 있음을 말함. 음양의 두 측면으로부터 사물의 성질을 관찰하는 것이 중요함을 강조하여 양의 일면을 보는 것뿐만 아니라 음의 일면을 보는 것 역시 필요함을 강조함
- 실제로 『주역』의 괘, 효 자체는 양에서 음으로, 음에서 양으로 변화함. 한 괘의 효상은 서로 변하면 다른 한 괘상이 되는데 이것 또한 일음일양임. 『주역』점에서 노음과 논양이 서로 변하고 본괘가 지괘가 되는 점의 기본 원리를 통해서도 이를 살펴볼 수 있음. 『주역』의 음양 변역은 그저 관념적인 세상 변화의 이치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실체적이고, 현장적임
참고: 동양철학의 도(미조구치 유조 외 엮음, 『중국사상문화사전』, 책과 함께, 2015, 40쪽) 사람이 통행하는 길이 도의 본래 뜻이지만 나중에는 인간이나 사물이 반드시 그곳을 지나는 도리, 법칙, 규범이라는 의미로 폭넓게 바뀜. 전국시대에 우주의 이법(理法)을 발견하면서부터 천도가, 또 인간의 규범을 탐구하면서부터 인도가 의식되었고, 나아가 도가의 사상가들이 천지만물의 존재 근거라는 철학적 개념으로 도라는 용어를 사용한 뒤부터 우주, 자연, 만물의 보편적 규율이나 근원적 진리로 그리고 사회, 정치, 도덕의 당위나 규범으로 높은 지위를 부여 받게 되었음. 더욱이 종교(도교, 중국 불교)나 문학, 예술 등의 여러 방면에 이르기까지 도는 줄곧 중국 문화의 중요한 개념이었음
○ 공자의 도: 공자는 인도의 내용에 구체성을 부여했음 1. 보편적 진리로서의 도(“아침에 도를 들으면 저녁에 죽어도 좋다.”) 2. 당위의 도(“나의 도는 하나로 관통한다.”)
○ 노자의 도: 인간 존재의 규범을 추구하는 동기는 공자와 마찬가지지만, 노자는 존재의 근거를 인간 자체가 아닌 우주에서 찾았고 세계의 본질을 도로 삼았음 1. 시간의 축에서 우주의 시작을 더듬어가서 원시의 혼돈을 도로 봄(“도는 1을 낳고, 1은 2를 낳고, 2는 3을 낳고, 3은 만물을 낳는다.”) 2. 공간의 축에서 반복적, 가역적인 현상에 주목하고 그것을 초월한 본질적 존재를 도로 봄(“유약함은 도의 작용“, “돌아옴은 도의 작용")
○ 장자의 도: 노자의 두 관점을 계승하면서 이를 일체화시켜 도를 삶의 존재 방식 쪽으로 추진했음, 득도, 도와의 합일의 추구
○ 주역의 도: 도라는 용어는 존재로서의 도, 생성으로서의 도, 당위로서의 도, 법칙으로서의 도라는 개념규정이 생겨났는데 주역을 통해 새로운 조류로 나타남 “한 번은 음이고 한 번은 양인 것, 이것을 도라고 한다.”(『주역』 「계사전」) -여기에서 도는 사물의 변화 과정 그 자체로 파악할 수도 있고 만물의 나고 소멸하는 생멸 법칙으로 파악할 수도 있음 -이는 상반된 두 존재의 상호작용이 만물을 운동하도록 한다는 것을 의미함. 모호한 점이 있기는 하지만 유가가 받아들인 최초의 존재론임
『주역』속 삼재지도(三才之道)[편집 | 원본 편집]
☞ 정병석, 『점에서 철학으로』, 동과서, 2014
옛날 성인이 『주역』을 지을 때의 의도는 그것으로 인간의 본성과 천명에 따르는 이치를 따르고자 하였다. 이 때문에 하늘의 도를 세워서 음과 양이라고 하고 땅의 도를 세워서 유와 강이라고 하고 인간의 도를 세워서 인과 의라고 하였다. 천, 지, 인 삼재를 겸하여 둘로 하였기에 여섯 획으로 중괘(8괘가 겹쳐진 괘)를 이루었다. 昔者聖人之作易也(석자성인지작역야)는 將以順性命之理(장이순성명지리)라 是以(시이)로 立天之道曰陰與陽(입천지도왈음여양)이요 立地之道曰柔與剛(입지지도왈유여강)이요 立人之道曰仁與義(입인지도왈인여의)니 兼三才而兩之(겸삼재이양지)라 故(고)로 易(역)이 六畫而成卦(육획이성괘)라 하니라 -『주역』「설괘전」
- 『역전』에서는 특히 천, 지, 인 삼재(三才), 또는 삼재지도라는 관점을 통해 천인 관계를 이야기 하고 있음. 위의 인용문에서는 『주역』의 6효가 각각 천, 지, 인 삼재지도를 대표하고 있는 것으로 말하고 있음. 여기에서 삼재지도는 각각 대립하는 짝 개념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말함. 예를 들면 천도는 음과 양, 지도는 유(柔)와 강(剛), 인도는 인과 의임. 삼재가 각각 3효를 이루고 있기 때문에 『주역』은 여섯 효로 괘를 만들었다는 것임
- 이는 천, 지, 인이 가지고 있는 지위와 고유한 기능 및 역할을 말하면서도 천도와 지도를 본받아 인간의 현실 삶에서 올바른 삶, 정치를 펼쳐나가는 인간의 역할와 책임감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하는 대목임. 특히 성인이란 존재는 천지가 만물을 기르는 작용을 본받아 모든 백성들이 각자 자기 모습대로 성장해 갈 수 있도록 돕고, 천지가 교감하여 만물을 기르는 특성을 보고 사람들의 마음을 감동시키고 감화시켜 나라를 다스려가는 존재임
- 천, 지, 인 삼재 가운데 그 중심을 잡는 인간의 역할을 생각해 보게 함
『주역』의 “극심연기(極深硏幾: 심오함을 궁구하고 기미를 연구)”의 원리[편집 | 원본 편집]
☞ 이광호, 「“極深硏幾”를 통해서 본 儒學의 實踐認識論」, 『동양철학』 제33집, 한국동양철학회, 2010, 128쪽
“역이란 성인(聖人)이 심오함을 궁구하고 기미를 연구하기 위한 책이다. 깊기에 천하의 뜻을 통달할 수 있고 기미를 알기에 천하의 일을 성취시킬 수 있다.” 夫易(부역), 聖人之所以極深而研幾也(성인지소이극심연기야). 唯深也(유심야), 故能通天下之志(고능통천지지지). 唯幾也(유기야), 故能成天下之務(고능성천하지무). -『주역』, 「계사전」
- “극심연기(極深研幾)”: 성인이 삶의 깊이와 변화에 대해 깊은 인식과 정밀한 살핌을 통해 끊임없이 생성하는 대자연 세계의 무한한 깊이와 광대한 변화까지 인식하는 방법론
- 미래를 스친 현재, 기미
○ 기미의 ‘기(幾)’: 움직임이 미세한 것이고 길흉이 먼저 나타난 것(幾者動之微, 吉之先見者也)
○ 기미의 ‘미(微)’: 미미함, 미세함
- 『주역』은 사태가 일어나기 전, 사태가 커가기 전에 그 기미와 조짐을 살펴보아야 함을 말해주고 있으며 괘, 효사의 점진적인 발전 단계를 통해 이를 살펴볼 수 있음. 즉 기미와 조짐에 대한 포착을 사전 포착을 통해 항상 경계하고 조심할 것을 말하고 있음
『주역』 속 생(生)의 원리[편집 | 원본 편집]
☞ 高懷民,, 『先秦易學史』, 廣西師範大學出版社, 2007, 17쪽
천지의 큰 덕(德)을 생명현상(生)이라고 한다. 天地之大德曰生(천지지대덕왈생) -『주역』, 「계사전」
낳고 낳음을 역(易)이라고 한다. 生生之謂易(생생지위역). -『주역』, 「계사전」
- 중국의 저명한 철학자인 고회민(高懷民)은 『주역』을 생명을 찬송하는 철학이라고 했음. 그는 이미 『역경』단계에서 괘상과 괘상의 배열 순서 등에 이미 생(生)을 함의하고 있다고 보았음. 대체로 음양이 서로 교류하여 ‘생’의 의미를 갖는 괘의 경우 좋은 명칭을 갖게 되고 그 반대의 경우 좋지 않은 명칭을 갖고 있는 것임. 예컨대, 태괘(泰卦)의 경우 천지(天地)가 서로 교류해서 만물을 낳는 상이기 때문에 태(泰: 편안함, 태평함)라고 했고, 그 반대인 비괘(否卦)는 천지가 교류하기 않기 때문에 비(否: 막힘)라고 했음. 고회민은 『역전』단계에서 생에 대한 찬송이 더욱 확연하게 나타난다고 보았음. 우리가 나중에 함께 살펴볼 복괘 「단전(彖傳)」에 회복을 뜻하는 복괘에 대해 “복괘(復卦)에서 천지의 마음을 볼 수 있다(復, 天地之心乎).”라고 했음
- 개개인의 삶의 국면을 들여다보면 길할 때도 있고 흉할 때도 있지만, 『주역』은 위기와 재난에 대처하는 마음가짐과 처신을 알려줌으로써 이 책을 읽는 이들이 모두 그 순간들을 무탈(无咎)하게 겪어내길 바라는 마음이 담겨 있음
- 밝은 빛이 땅속으로 들어가는, 암흑의 시대인 명이괘(明夷卦)의 시대에 대해서조차 “어둠을 활용해서 밝히라(用晦而明)!”라고 말함. 여기에서 어둠을 활용한다는 것은 시기적 어둠에 대해 자신을 잘 숨기고, 보듬고, 돌보면서 어둠을 활용하여 다시 밝음이 올 때까지 몸도 마음도 건강히 지내야 함을 말하고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