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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철학의 특징 이해하기 =
 
= 중국철학의 특징 이해하기 =
  
☞ 김충열, <<중국철학사: 1. 중국철학의 원류>>, 예문서원, 46~ </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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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충열, <<중국철학사: 1. 중국철학의 원류>>, 예문서원, 46~78쪽</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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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성근, <메이지 일본에서 ‘철학’이라는 용어의 탄생과 정착: 니시 아마네(西周)의 ‘유학’과 ‘philosophy’를 중심으로>, <<동서철학연구>> 59, 한국동서철학회, 2011, 367~386쪽</br>
  
 
   ☞ <span style="color:#ff0000;">'''동양에서 철학(哲學)이란 말은 언제부터 쓰였을까요?'''</span>
 
   ☞ <span style="color:#ff0000;">'''동양에서 철학(哲學)이란 말은 언제부터 쓰였을까요?'''</sp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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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철학이란 말의 등장과 그 뜻'''
 
* '''철학이란 말의 등장과 그 뜻'''
  
○ 철학이란 말이 동양 학계에 처음 등장한 것은 지금부터 110년 전 일본 학자 니시 아마네(西周, 1829~1897)가 서양의 'philosophy'라는 학문명을 번역한 데에서 비롯되었음</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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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철학이란 말이 동양 학계에 처음 등장한 것은 지금부터 110년 전 일본 학자 [https://jmagazine.joins.com/monthly/view/322633 니시 아마네(西周, 1829~1897)]가 서양의 'philosophy'라는 학문명을 번역한 데에서 비롯되었음</br>
  
   서양 학자(西士)의 학문이 전래된 지 이미 백여 년, 격물(格物, 자연과학), 화학, 지리, 기계 등 여러 학문 분과에 대해서는 그것을 궁그하는 사람이 있지만 오직 희철학(希哲學) 한 분과에 대해서는 아직 그런 사람을 볼 수가 없다. 마침 세상 사람들이 말하기를 서양 학자들이 논기(論氣)는 구비했지만 논리(論理)는 아직 없다고 한다. 여기 한 명 보이는 사람이 있다. 내 친구 쯔다 마미치(津田眞道, 1829~1902)이다. </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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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양 학자(西士)의 학문이 전래된 지 이미 백여 년, 격물(格物, 자연과학), 화학, 지리, 기계 등 여러 학문 분과에 대해서는 그것을 궁구하는 사람이 있지만 오직 희철학(希哲學) 한 분과에 대해서는 아직 그런 사람을 볼 수가 없다. 마침 세상 사람들이 말하기를 서양 학자들이 논기(論氣)는 구비했지만 논리(論理)는 아직 없다고 한다. 여기 한 명 보이는 사람이 있다. 내 친구 쯔다 마미치(津田眞道, 1829~1902)이다. </br>
 
   -쯔다 마미치의 <성리론(性理論)>에 대한 니시 아마네의 발문 중
 
   -쯔다 마미치의 <성리론(性理論)>에 대한 니시 아마네의 발문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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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기에서 philosophy를 희철학(希哲學)이라고 쓰고 있는데 여기서 '희(希)'는 '갈구하다', '바란다'라는 의미이고 '철(哲)'이라는 글자는 지혜를 의미하는 것으로 '희철학'이란 '지혜로움을 갈구하는 학문'을 뜻함</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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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기에서 서양 학문을 논기(論氣)는 구비했지만 논리(論理)는 아직 없다고 한다는 세간의 말을 비판하고 있음. 논기란 격물, 화학, 지리, 기계 등 서양의 자연과학을 말하는 것이고 논리란 이치를 논하는 학문 즉, 도덕학은 없다는 것을 뜻함.</br>
  
 
○ 'philosophy'의 원어는 그리스어의 'philosophia'로서 'philo'는 영어의 'love'에, 'sophia'는 'wisdom'에 해당하므로 그 뜻은 지혜를 사랑한다는 의미임</br>
 
○ 'philosophy'의 원어는 그리스어의 'philosophia'로서 'philo'는 영어의 'love'에, 'sophia'는 'wisdom'에 해당하므로 그 뜻은 지혜를 사랑한다는 의미임</br>
 
○ '철(哲)'의 의미</br>
 
○ '철(哲)'의 의미</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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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철 고문자.p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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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자어 '철(哲)'은 꺾을 '절(折)'과 입 '구(口)'가 결합된 글자로, 의심나는 것을 결단한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음 </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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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pan style="color:#ff0000;">'''철(哲)이 뜻하는 지혜(智)란 어떤 의미일까요?'''</sp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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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양의 지(智)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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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양의 '지(智)'는 일반적으로 말하는 지식과는 다름. 동양의 지(智)는 지식뿐만 아니라 덕성이나 능력도 포함함. 이 점에서 보면 '지'가 서양의 'wisdom'이나 'intelligence'와 유사하다고도 할 수 있음</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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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인의 학문 목적은 '철인(哲人)'이 되는 데 있음. 여기에서 철인이 된다는 것은 지식과 진리를 사랑하여 그것을 얻고 깨닫는 데에만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지혜를 갖추어 마침내 지식과 진리와 지혜를 한몸에 닦아 '지덕(智德)'을 갖추는 것을 뜻함</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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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의 [https://www.kci.go.kr/kciportal/ci/sereArticleSearch/ciSereArtiView.kci?sereArticleSearchBean.artiId=ART002636314 방동미(方東美, 1899~1977)]가 말한 중국철학의 정신</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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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방동미.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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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출처: [https://en.wikipedia.org/wiki/Thom%C3%A9_H._Fang 위키백과(영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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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철학의 대상: 태초에 어떤 대상이 있었다. 그 대상은 분별이 없었고 지칭 또한 없었다. 거기서 감각을 지닌 생명이 탄생했다. 그리하여 세계는 질서 있게 운행하는 '이(理)'를 갖추고, 생명은 모든 것을 느끼는 '정(情)'을 머금어 여기서 비로소 생명의 정과 사물의 리가 분별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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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철학의 공용(효용성): 모든 현실과 가능한 경지 속의 정과 리를 통섭하여 그것의 근원을 궁구하고 그것의 진리를 터득하여 그 묘용을 다하는 것을 철학이라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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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철학의 존재 이유: 인류는 정을 머금어야 생활할 수 있고, 리에 부합하여야 생존할 수 있다. 생존은 본래 인간의 기본 권리이다. 철학이 우리에게 필요한 이유는 그것이 있어야 모든 것이 두루 원만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철학을 반대하고 아무렇게나 생존을 꾀하는 자는 늘 무명(無明: 어둡고 어리석은 마음으로 사리(事理)를 밝게 비추지 못하고 진리에 미혹된 망념(妄念) 같은 것을 가리킨다)에 떨어지게 마련이다. 인간의 잘못은 이 무명에서 비롯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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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철학자의 수행: 1) '''견문지지(見聞之知, 보고 들어서 아는 지식/지혜, 학문)'''와 2) '''자득지지(自得之知, 스스로 깨닫는 지식/지혜, 사유)'''와 3) '''덕성지지(德性之知, 덕성의 지식/지혜, 인격)''' 이 셋은 철학 성취의 층차다. 견문지지(학문)에서 그치면 삼류 철학자이고, 자득지지(사유)에서 그치면 이류 철학자이다. 이 둘과 함께 덕성지지(인격)까지 갖추고서야 일류 철학자가 된다. 행동만 하고 사유하지 않거나 사유만 하고 학문을 하지 않으면 이는 철학에 역행하는 것이고, 사유가 학문과 수행을 갖추지 않으면 이는 철학의 본뜻에 어긋나는 것이며, 학문이 사유와 수행을 함께 하지 않으면 이는 빈 수레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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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철학은 인식론의 탐구보다는 덕성의 함양과 인격 수양을 중시하며 더욱 높은 경지의 지혜를 추구함'''</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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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양 철학이 진리를 추구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면 중국 철학은 생명을 주체로 한 이른바 실천 원리인 '도(道)'를 체득하고 그것을 실천하는 데 궁극적인 목적을 둔 학문임'''</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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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철학의 근본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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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충열은 중국철학과 서양철학은 그 출발점에서 철학적 과제를 설정하는 것부터가 달랐다고 보았음</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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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름다운 환경과 여유 있는 생활 속에서 경이와 회의 그리고 호기심을 풀어 보려고 철학을 했다는 그리스인은 직접적인 삶과 거리가 먼 추상적인 세계를 동경했음. 그리하여 그들은 "우주는 어디에서 왔는가" "무엇으로 되어 있는가" 하는 형이상학적 본체론을 주제로 하여 사변적이고 논리적인 인식론을 발달시켰음</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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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와 달리 황막한 평원에서 삶 자치에 골몰하고 우환 속에서 생존을 도모해야 했던 고대의 중국인들은 우선 그들의 삶에 절실한 농경에 절대적인 영향을 주는 자연의 질서와 공능을 터득하는 데 관심을 기울였음</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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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결과 그들은 '''1) "우리가 삶을 기탁하고 있는 이 세상[자연(自然), 즉 천(天)]은 어떻게 있으며" [천도(天道, 천지의 운행과 기후 변화 등)], 2) "그렇게 있는 세상 속에서 우리는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인도(人道, 삶의 방법과 안정의 모색)] 하는 구체적이고도 삶에 절실한 문제를 철학적 과제로 삼았음.''' 그러므로 그들의 철학은 자연히 경험적이고 실용적인 자연관과 윤리관이 주축이 되었음</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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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rame width="642" height="361" src="https://www.youtube.com/embed/xIhLgTXYvM8" title="인류문명탐험 3부 갑골문자의 비밀, 황하 문명 110803 HD 720p" frameborder="0" allow="accelerometer; autoplay; clipboard-write; encrypted-media; gyroscope; picture-in-picture" allowfullscreen></ifra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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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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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자의 포정해우(庖丁解牛: 포정이 소를 잡는다)의 도(道)를 통해 생각해 보는 중국철학에서 찾는 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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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포정해우.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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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출처: [https://www.mk.co.kr/economy/view.php?sc=50000001&year=2014&no=414462 매일경제 2014.3.17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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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정(庖丁, 소 잡는 사람)이 문혜군(文惠君)을 위해서 소를 잡는데, 손으로 쇠뿔을 잡고, 어깨에 소를 기대게 하고, 발로 소를 밟고, 무릎을 세워 소를 누르면, 〈칼질하는 소리가 처음에는〉 획획하고 울리며, 칼을 움직여 나가면 쐐쐐 소리가 나는데 모두 음률에 맞지 않음이 없어서 상림(桑林)의 무악(舞樂)[은나라 탕왕의 아름다운 음악]에 부합되었으며, 박자에 꼭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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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혜군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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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훌륭하구나. 기술이 어찌 이런 경지에 이를 수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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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정이 칼을 내려놓고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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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가 좋아하는 것은 도(道)인데, 이것은 기술에서 더 나아간 것입니다. 처음 제가 소를 해부하던 때에는 눈에 비치는 것이 완전한 물체로서의 소만 보였습니다. 그런데 3년이 지난 뒤에는 온전한 소는 보이지 않게 되었고 뼈, 살로 구성되어 있는 소가 보였습니다. 지금은 제가 신(神)을 통해 소를 대하고, 눈으로 보지 않습니다. 감각기관의 지각 능력이 활동을 멈추고, 대신 신묘한 작용이 움직이면 자연의 결을 따라 커다란 틈새를 치며, 커다란 공간에서 칼을 움직이되 본시 그러한 바를 따를 뿐인지라, [https://ko.wikipedia.org/wiki/%EA%B2%BD%EB%9D%BD 경락(經絡)]과 긍경(肯綮, 뼈에 살이 붙어 있는 부분과 살과 힘줄이 엉켜 있는 부분)이 〈칼의 움직임을〉 조금도 방해하지 않는데 하물며 큰 뼈이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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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번역문 출처: [http://db.cyberseodang.or.kr/front/search/contentsLink.do?mId=3&srchIdx=2&srchCondition=3&srchKeyword=%ED%8F%AC%EC%A0%95&srchCbId=&srchBnCode=&srchCodeType=&facetBnName=%EC%9E%A5%EC%9E%90%281%29&facetCbName=&bnCode=&titleId=&pageUnit=10&pageIndex=1&compare=true 동양고전종합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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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pan style="color:#ff0000;">'''여기에서 도(道)의 모습은 어떤가요?'''</sp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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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철학의 인간에 대한 관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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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철학에서 말하는 인간은 이미 완성되어 있는 존재가 아니라 완성되어야 하는 존재임</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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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따라서 인간은 수행이라는 조건을 전제로 한 존재임</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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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직 천지의 덕만이 이미 완성되어 있는 존재이므로 중국철학에서 이상으로 하는 인간은 자연히 천지의 덕을 표방하지 않으면 안됨</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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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가의 대인(大人), 성인(聖人)은 천지와 그 덕을 함께 하는 가장 이상적인 존재임</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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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가의 진인(眞人), 지인(至人), 성인은 우주의 생명을 섭취하여 자아의 생명을 충실하게 하고 이렇게 생명의 활력을 얻은 자아의 생명은 다시 우주의 생명을 증진해 나가. 인간과 우주와의 조화(방동미)</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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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동미는 유가와 도가의 차이에 대해 유가를 시간인(Time man), 도가를 우주인(Space-man)으로 특징지었음</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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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동미, <<원시 유가도가철학>>)</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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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가철학의 시간인: 이 세상의 진상과 인생의 진상을 시간의 여정 가운데 펼쳐내었음. 예를 들어 유교경전인 <<주역>>에서는 이 세계의 일체의 비밀을 시간의 변화의 여정 가운데에서 전개하여 세계가 창조되는 과정을 볼 수 있게 했음. 유가는 발전적 시간관 안에서 생명이 창조되고 발전되어 가는 여정을 보여줌. 물론 서양의 직선적(진보적) 시간관이라기 보다는 [http://www.elifetimes.co.kr/news/articleView.html?idxno=17926 나선형의 순환적 시간관] 안에서 발전적 시간관을 보여주고 있다고 할 수 있음</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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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가철학의 우주인: 하늘로 솟아올라가 끝없이 우주를 가로지르며 종횡무진 소요하는, 생명정신으로 충만한 중국철학의 세계를 보여주고 있음. 현실에 구속받지 않는 초탈과 해방의 정신을 담고 있음</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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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가와 도가 모두 궁극적으로는 천도(天道)에 대한 탐색을 통해 인도(人道)를 발견하는 데 있음. 유가철학은 시공간 안에서 이를 찾는다면 도가철학은 이를 초탈함</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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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가철학, 신선사상은 이 세상의 본질에 대한 탐구와 함께 진인, 신인, 신선 등의 이상적인 인간에 어떻게 하면 '실제로' 이를 수 있을 것인간에 대한 진지한 탐색을 탐고 있음. 도가철학은 인간적인 시공간을 넘어서기에 인간의 한계를 넘어서 자유롭게 상상하고 초탈하게 함</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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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신선사상과 콘텐츠]]

2022년 9월 6일 (화) 12:17 기준 최신판

중국철학의 특징 이해하기[편집 | 원본 편집]

☞ 김충열, <<중국철학사: 1. 중국철학의 원류>>, 예문서원, 46~78쪽
☞ 김성근, <메이지 일본에서 ‘철학’이라는 용어의 탄생과 정착: 니시 아마네(西周)의 ‘유학’과 ‘philosophy’를 중심으로>, <<동서철학연구>> 59, 한국동서철학회, 2011, 367~386쪽

동양에서 철학(哲學)이란 말은 언제부터 쓰였을까요?


  • 철학이란 말의 등장과 그 뜻

○ 철학이란 말이 동양 학계에 처음 등장한 것은 지금부터 110년 전 일본 학자 니시 아마네(西周, 1829~1897)가 서양의 'philosophy'라는 학문명을 번역한 데에서 비롯되었음

 서양 학자(西士)의 학문이 전래된 지 이미 백여 년, 격물(格物, 자연과학), 화학, 지리, 기계 등 여러 학문 분과에 대해서는 그것을 궁구하는 사람이 있지만 오직 희철학(希哲學) 한 분과에 대해서는 아직 그런 사람을 볼 수가 없다. 마침 세상 사람들이 말하기를 서양 학자들이 논기(論氣)는 구비했지만 논리(論理)는 아직 없다고 한다. 여기 한 명 보이는 사람이 있다. 내 친구 쯔다 마미치(津田眞道, 1829~1902)이다. 
-쯔다 마미치의 <성리론(性理論)>에 대한 니시 아마네의 발문 중

=> 여기에서 philosophy를 희철학(希哲學)이라고 쓰고 있는데 여기서 '희(希)'는 '갈구하다', '바란다'라는 의미이고 '철(哲)'이라는 글자는 지혜를 의미하는 것으로 '희철학'이란 '지혜로움을 갈구하는 학문'을 뜻함
=> 여기에서 서양 학문을 논기(論氣)는 구비했지만 논리(論理)는 아직 없다고 한다는 세간의 말을 비판하고 있음. 논기란 격물, 화학, 지리, 기계 등 서양의 자연과학을 말하는 것이고 논리란 이치를 논하는 학문 즉, 도덕학은 없다는 것을 뜻함.

○ 'philosophy'의 원어는 그리스어의 'philosophia'로서 'philo'는 영어의 'love'에, 'sophia'는 'wisdom'에 해당하므로 그 뜻은 지혜를 사랑한다는 의미임
○ '철(哲)'의 의미

철 고문자.png

=> 한자어 '철(哲)'은 꺾을 '절(折)'과 입 '구(口)'가 결합된 글자로, 의심나는 것을 결단한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음

철(哲)이 뜻하는 지혜(智)란 어떤 의미일까요?


  • 동양의 지(智)의 의미

○ 동양의 '지(智)'는 일반적으로 말하는 지식과는 다름. 동양의 지(智)는 지식뿐만 아니라 덕성이나 능력도 포함함. 이 점에서 보면 '지'가 서양의 'wisdom'이나 'intelligence'와 유사하다고도 할 수 있음
○ 중국인의 학문 목적은 '철인(哲人)'이 되는 데 있음. 여기에서 철인이 된다는 것은 지식과 진리를 사랑하여 그것을 얻고 깨닫는 데에만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지혜를 갖추어 마침내 지식과 진리와 지혜를 한몸에 닦아 '지덕(智德)'을 갖추는 것을 뜻함
○ 중국의 방동미(方東美, 1899~1977)가 말한 중국철학의 정신

방동미.jpg

☞ 사진출처: 위키백과(영문)

  1. 철학의 대상: 태초에 어떤 대상이 있었다. 그 대상은 분별이 없었고 지칭 또한 없었다. 거기서 감각을 지닌 생명이 탄생했다. 그리하여 세계는 질서 있게 운행하는 '이(理)'를 갖추고, 생명은 모든 것을 느끼는 '정(情)'을 머금어 여기서 비로소 생명의 정과 사물의 리가 분별되었다.
  2. 철학의 공용(효용성): 모든 현실과 가능한 경지 속의 정과 리를 통섭하여 그것의 근원을 궁구하고 그것의 진리를 터득하여 그 묘용을 다하는 것을 철학이라 이른다.
  3. 철학의 존재 이유: 인류는 정을 머금어야 생활할 수 있고, 리에 부합하여야 생존할 수 있다. 생존은 본래 인간의 기본 권리이다. 철학이 우리에게 필요한 이유는 그것이 있어야 모든 것이 두루 원만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철학을 반대하고 아무렇게나 생존을 꾀하는 자는 늘 무명(無明: 어둡고 어리석은 마음으로 사리(事理)를 밝게 비추지 못하고 진리에 미혹된 망념(妄念) 같은 것을 가리킨다)에 떨어지게 마련이다. 인간의 잘못은 이 무명에서 비롯된다.
  4. 철학자의 수행: 1) 견문지지(見聞之知, 보고 들어서 아는 지식/지혜, 학문)와 2) 자득지지(自得之知, 스스로 깨닫는 지식/지혜, 사유)와 3) 덕성지지(德性之知, 덕성의 지식/지혜, 인격) 이 셋은 철학 성취의 층차다. 견문지지(학문)에서 그치면 삼류 철학자이고, 자득지지(사유)에서 그치면 이류 철학자이다. 이 둘과 함께 덕성지지(인격)까지 갖추고서야 일류 철학자가 된다. 행동만 하고 사유하지 않거나 사유만 하고 학문을 하지 않으면 이는 철학에 역행하는 것이고, 사유가 학문과 수행을 갖추지 않으면 이는 철학의 본뜻에 어긋나는 것이며, 학문이 사유와 수행을 함께 하지 않으면 이는 빈 수레와 같다.

=> 중국철학은 인식론의 탐구보다는 덕성의 함양과 인격 수양을 중시하며 더욱 높은 경지의 지혜를 추구함
=> 서양 철학이 진리를 추구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면 중국 철학은 생명을 주체로 한 이른바 실천 원리인 '도(道)'를 체득하고 그것을 실천하는 데 궁극적인 목적을 둔 학문임


  • 중국철학의 근본 과제

○ 김충열은 중국철학과 서양철학은 그 출발점에서 철학적 과제를 설정하는 것부터가 달랐다고 보았음
○ 아름다운 환경과 여유 있는 생활 속에서 경이와 회의 그리고 호기심을 풀어 보려고 철학을 했다는 그리스인은 직접적인 삶과 거리가 먼 추상적인 세계를 동경했음. 그리하여 그들은 "우주는 어디에서 왔는가" "무엇으로 되어 있는가" 하는 형이상학적 본체론을 주제로 하여 사변적이고 논리적인 인식론을 발달시켰음
○ 이와 달리 황막한 평원에서 삶 자치에 골몰하고 우환 속에서 생존을 도모해야 했던 고대의 중국인들은 우선 그들의 삶에 절실한 농경에 절대적인 영향을 주는 자연의 질서와 공능을 터득하는 데 관심을 기울였음
○ 그 결과 그들은 1) "우리가 삶을 기탁하고 있는 이 세상[자연(自然), 즉 천(天)]은 어떻게 있으며" [천도(天道, 천지의 운행과 기후 변화 등)], 2) "그렇게 있는 세상 속에서 우리는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인도(人道, 삶의 방법과 안정의 모색)] 하는 구체적이고도 삶에 절실한 문제를 철학적 과제로 삼았음. 그러므로 그들의 철학은 자연히 경험적이고 실용적인 자연관과 윤리관이 주축이 되었음


  • 장자의 포정해우(庖丁解牛: 포정이 소를 잡는다)의 도(道)를 통해 생각해 보는 중국철학에서 찾는 진리

포정해우.jpg

☞ 그림출처: 매일경제 2014.3.17일자


 포정(庖丁, 소 잡는 사람)이 문혜군(文惠君)을 위해서 소를 잡는데, 손으로 쇠뿔을 잡고, 어깨에 소를 기대게 하고, 발로 소를 밟고, 무릎을 세워 소를 누르면, 〈칼질하는 소리가 처음에는〉 획획하고 울리며, 칼을 움직여 나가면 쐐쐐 소리가 나는데 모두 음률에 맞지 않음이 없어서 상림(桑林)의 무악(舞樂)[은나라 탕왕의 아름다운 음악]에 부합되었으며, 박자에 꼭 맞았다.
 문혜군이 말했다.
“아! 훌륭하구나. 기술이 어찌 이런 경지에 이를 수 있는가!”
 포정이 칼을 내려놓고 대답했다.
 “제가 좋아하는 것은 도(道)인데, 이것은 기술에서 더 나아간 것입니다. 처음 제가 소를 해부하던 때에는 눈에 비치는 것이 완전한 물체로서의 소만 보였습니다. 그런데 3년이 지난 뒤에는 온전한 소는 보이지 않게 되었고 뼈, 살로 구성되어 있는 소가 보였습니다. 지금은 제가 신(神)을 통해 소를 대하고, 눈으로 보지 않습니다. 감각기관의 지각 능력이 활동을 멈추고, 대신 신묘한 작용이 움직이면 자연의 결을 따라 커다란 틈새를 치며, 커다란 공간에서 칼을 움직이되 본시 그러한 바를 따를 뿐인지라, 경락(經絡)과 긍경(肯綮, 뼈에 살이 붙어 있는 부분과 살과 힘줄이 엉켜 있는 부분)이 〈칼의 움직임을〉 조금도 방해하지 않는데 하물며 큰 뼈이겠습니까?”

☞ 번역문 출처: 동양고전종합DB

여기에서 도(道)의 모습은 어떤가요?


  • 중국철학의 인간에 대한 관점

○ 중국철학에서 말하는 인간은 이미 완성되어 있는 존재가 아니라 완성되어야 하는 존재임
○ 따라서 인간은 수행이라는 조건을 전제로 한 존재임
○ 오직 천지의 덕만이 이미 완성되어 있는 존재이므로 중국철학에서 이상으로 하는 인간은 자연히 천지의 덕을 표방하지 않으면 안됨

=> 유가의 대인(大人), 성인(聖人)은 천지와 그 덕을 함께 하는 가장 이상적인 존재임
=> 도가의 진인(眞人), 지인(至人), 성인은 우주의 생명을 섭취하여 자아의 생명을 충실하게 하고 이렇게 생명의 활력을 얻은 자아의 생명은 다시 우주의 생명을 증진해 나가. 인간과 우주와의 조화(방동미)

○ 방동미는 유가와 도가의 차이에 대해 유가를 시간인(Time man), 도가를 우주인(Space-man)으로 특징지었음
(방동미, <<원시 유가도가철학>>)

- 유가철학의 시간인: 이 세상의 진상과 인생의 진상을 시간의 여정 가운데 펼쳐내었음. 예를 들어 유교경전인 <<주역>>에서는 이 세계의 일체의 비밀을 시간의 변화의 여정 가운데에서 전개하여 세계가 창조되는 과정을 볼 수 있게 했음. 유가는 발전적 시간관 안에서 생명이 창조되고 발전되어 가는 여정을 보여줌. 물론 서양의 직선적(진보적) 시간관이라기 보다는 나선형의 순환적 시간관 안에서 발전적 시간관을 보여주고 있다고 할 수 있음
- 도가철학의 우주인: 하늘로 솟아올라가 끝없이 우주를 가로지르며 종횡무진 소요하는, 생명정신으로 충만한 중국철학의 세계를 보여주고 있음. 현실에 구속받지 않는 초탈과 해방의 정신을 담고 있음

=> 유가와 도가 모두 궁극적으로는 천도(天道)에 대한 탐색을 통해 인도(人道)를 발견하는 데 있음. 유가철학은 시공간 안에서 이를 찾는다면 도가철학은 이를 초탈함
=> 도가철학, 신선사상은 이 세상의 본질에 대한 탐구와 함께 진인, 신인, 신선 등의 이상적인 인간에 어떻게 하면 '실제로' 이를 수 있을 것인간에 대한 진지한 탐색을 탐고 있음. 도가철학은 인간적인 시공간을 넘어서기에 인간의 한계를 넘어서 자유롭게 상상하고 초탈하게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