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역: 건괘"의 두 판 사이의 차이

An_SW
둘러보기로 이동 검색으로 이동
 
(같은 사용자의 중간 판 19개는 보이지 않습니다)
1번째 줄: 1번째 줄:
= 『주역』건괘로 보는 인생 6단계 =
+
= 『주역』 건괘로 보는 인생 6단계 =
  
 
[[파일:역경 구성체계.png|500px]]
 
[[파일:역경 구성체계.png|500px]]
16번째 줄: 16번째 줄:
 
=> 앞으로 우리가 살펴보겠지만 『주역』의 괘·효사를 비롯한 『역경』부분(점으로서의 『주역』)은 상징적이고 단편적인 언어들로 이루어져 있음. 왜 건괘라는 이름이 붙여지게 되었는지에 대한 설명이 없음. 『역경』이 가장 오래된 유교경전 중 하나인 만큼 왜 건괘에 '건'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는지를 당시 사용하던 글자의 의미를 통해 추론해 볼 수 있음. 『주역』의 구절들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유사한 시대의 문헌들을 참고하는 것이 필요함(실제 『논어』를 비롯한 유가문헌에 보이는 유사한 구절들이 『주역』에 등장함. 동시대 문헌을 통해 『주역』의 여러 수수께끼들을 풀 수 있음)</br>
 
=> 앞으로 우리가 살펴보겠지만 『주역』의 괘·효사를 비롯한 『역경』부분(점으로서의 『주역』)은 상징적이고 단편적인 언어들로 이루어져 있음. 왜 건괘라는 이름이 붙여지게 되었는지에 대한 설명이 없음. 『역경』이 가장 오래된 유교경전 중 하나인 만큼 왜 건괘에 '건'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는지를 당시 사용하던 글자의 의미를 통해 추론해 볼 수 있음. 『주역』의 구절들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유사한 시대의 문헌들을 참고하는 것이 필요함(실제 『논어』를 비롯한 유가문헌에 보이는 유사한 구절들이 『주역』에 등장함. 동시대 문헌을 통해 『주역』의 여러 수수께끼들을 풀 수 있음)</br>
  
   ☞ <span style="color:#ff0000;">'''전공생으로서의 『주역』을 대하는 첫 번째 자세: 『주역』의 구절들의 의미를 스스로 생각해 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전에 동시대 유가문헌을 통해 그 구절들을 시대적 맥락 속에서 객관적으로 이해해 보려는 자세가 우선 필요합니다.'''</span>
+
   ☞ <span style="color:#ff0000;">'''전공생으로서의 『주역』을 대하는 첫 번째 미덕: 『주역』의 구절들의 의미를 스스로 생각해 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전에 동시대 유가문헌을 통해 그 구절들을 시대적 맥락 속에서 객관적으로 이해해 보려는 자세가 우선 필요합니다.'''</span>
  
  
38번째 줄: 38번째 줄:
  
 
* '''건(乾)이라는 글자의 의미'''
 
* '''건(乾)이라는 글자의 의미'''
 +
 
- 건(乾)이라는 글자 자체는 일반적으로 고대로부터 ‘건조하다’는 의미로 쓰여 왔음</br>
 
- 건(乾)이라는 글자 자체는 일반적으로 고대로부터 ‘건조하다’는 의미로 쓰여 왔음</br>
 
- 『좌전』 「장공(莊公) 22년」에 “건(乾)은 하늘이다(乾, 天也)”라고 하면서 건이 고대로부터 하늘을 상징하는 것으로 쓰여 왔음</br>
 
- 『좌전』 「장공(莊公) 22년」에 “건(乾)은 하늘이다(乾, 天也)”라고 하면서 건이 고대로부터 하늘을 상징하는 것으로 쓰여 왔음</br>
 +
 +
=> 양효(-)로 이루어진 건괘는 올라가려고 하고, 나아가려고 하는 성질을 지니고 있음</br>
 +
 +
  ☞ <span style="color:#ff0000;">'''태괘(泰卦: 소통, 평안, 태평성대)는 상괘는 땅을 상징하는 곤괘, 하괘는 하늘을 상징하는 건괘인데 왜 소통, 평안의 때를 의미하는 것일까?'''</span>
 +
 +
[[파일:태괘.png|500px]]
 +
 +
 +
  ☞ <span style="color:#ff0000;">'''반대로 비괘(否卦: 불통, 비색함, 막힘)는 상괘는 하늘을 상징하는 건괘, 하괘는 땅을 상징하는 곤괘인데 왜 불통, 막힘의 때를 의미하는 것일까?'''</span>
 +
 +
[[파일:비괘.png|500px]]
 +
 +
=> 양효로 이루어진 하늘은 올라가려는 성질을 지니고 있고, 음효로 이루어진 땅은 내려가려는 성질을 지니고 있음. 태괘는 위에 있는 곤괘는 아래로 내려가려고 하고 아래에 있는 건괘는 위로 올라가려고 하기 때문에 그 과정에서 서로 교류와 소통이 일어남. 그렇기 때문에 평안한 시대, 태평성대의 때가 이루어질 수 있음. 비괘는 그 반대임</br>
 +
 +
 +
* '''‘건(乾)’자에서 상상할 수 있는 태양이 위로 올라는 모습'''
 +
 +
- 『설문해자』에 주석을 단 단옥재는 ‘건(乾)’과 상대되는 글자가 축축하다는 뜻의 ‘습(溼)’이라고 보았음</br>
 +
- 이러한 관점에서 [https://zh.wikipedia.org/zh-cn/%E9%83%AD%E9%9D%99%E4%BA%91 곽정운(郭靜雲)]은 ‘건(乾)’의 ‘위로 올라오는’ 것은 태양이 위로 올라오는 것으로 태양이 만물을 내리쬐는 것을 가리키는 것이며 또한 만물을 건조하게 하기 때문에 물이 땅에서 흐르고 있다는 뜻의 ‘습(濕)’자와 상대되는 것이라고 했음</br>
 +
 +
 +
== 건괘(乾卦) 괘사 ==
 +
 +
  <span style="color:#3c68ba">'''乾(건)은 元亨利貞(원형이정)하니라.'''</span>
 +
 +
* 괘사: 한 괘 전체의 의미를 해설하는 말
 +
 +
* 건괘 괘사에 대한 대표적인 2가지 해석
 +
 +
<span style="color:#ff0000;">1. 원형리정을 4가지 덕(德)으로 보고 '''“건은 원(元)하고 형(亨)하고 이(利)하고 정(貞)하다”'''라고 해석</span></br>
 +
 +
○ '''송나라 학자 정이천(1033 ~1107)의 원, 형, 리, 정 해석'''</br>
 +
- 원(元): 만물의 시초[元者, 萬物之始]</br>
 +
- 형(亨): 만물의 성장함 [亨者, 萬物之長]</br>
 +
- 이(利): 만물의 완수해 감 [利者, 萬物之遂]</br>
 +
- 정(貞): 만물의 완성됨 [貞者, 萬物之成]</br>
 +
=> 동아시아에서는 봄->여름->가을->겨울->봄의 4계절의 변화를 일으키는 원인을 음과 양의 변화라고 보았음. 원형리정은 이런 4계절을 상징하는 것이기도 함</br>
 +
 +
<span style="color:#ff0000;">2. 원(元)을 큼, 형(亨)을 통함, 이(利)를 마땅함, 정(貞)을 바르고 굳음[元, 大也. 亨, 通也. 利, 宜也. 貞, 正而固也]으로 풀이하여 건괘 괘사를 '''“크게 형통하고 바르고 굳게 함이 마땅하다”'''라고 해석</span></br>
 +
 +
○ '''송나라 학자 주희(1130~1200)의 원형리정 해석'''</br>
 +
- 원(元)을 큼, 형(亨)을 통함, 이(利)를 마땅함, 정(貞)을 바르고 굳음[元, 大也. 亨, 通也. 利, 宜也. 貞, 正而固也]으로 풀이하여 건괘 괘사를 “크게 형통하고 바르고 굳게 함이 마땅하다”라고 해석</br>
 +
- 정이천이 『주역』을 철학책으로서 그 원리적인 측면을 강조하여 이해하려고 한 데 비해 주희는 점치는 책으로서 『주역』의 본래 뜻을 이해하려고 했음</br>
 +
 +
== 건괘(乾卦) 효사 ==
 +
 +
* '''건괘 효사의 구조'''
 +
 +
[[파일:건괘 효사 구조2.png|400px]]
 +
 +
 +
* '''건괘 효 읽기'''
 +
 +
[[파일:건괘+효읽기.png|500px]]
 +
 +
=> 주역의 효에는 시간, 공간이 담겨 있음. 아래에서부터 위로 시간의 진전, 자리/위치의 올라감을 의미함</br>
 +
=> 양을 대표하는 숫자는 9, 음을 대표하는 숫자는 6임(이에 관한 설은 나중에 주역점 배울 때 설명할 것임)</br>
 +
 +
[[파일:건괘.png|500px]]
 +
 +
 +
* '''건괘 효사'''
 +
 +
[[파일:건괘 효사.png|600px]]
 +
 +
 +
== '''건괘 효사 들여다보기''' ==
 +
 +
  <span style="color:#3c68ba">'''初九(초구)는 潛龍(잠룡)이니 勿用(물용)이니라.'''</span>
 +
  <span style="color:#3c68ba">'''초구는 잠겨 있는 용이니 써먹으려고 하지 말아야 한다.'''</span>
 +
 +
 +
  <span style="color:#3c68ba">'''九二(구이)는 見龍在田(현룡재전)이니 利見大人(이견대인)이니라.'''</span>
 +
  <span style="color:#3c68ba">'''구이는 나타난 용이 밭에 있으니 대인을 만나봄이 이롭다.'''</span>
 +
 +
* '''구이의 대인에 관한 두 가지 견해'''</br>
 +
1. '''대인(大人)을 구이(九二) 자신으로 보는 경우''': 여기에서 “용이 나타나 밭에 보이는 때”를 때는 성인(聖人)이 오래도록 잠겨 있다가 잠깐 나온 때로 볼 수 있으며, 이 사람은 군주의 위치는 아니지만 군주다운 덕을 가진 사람이기 때문에 세상 사람들이 구이의 “대인”을 만나봄이 이롭다고 해석할 수 있음(공영달 해석)</br>
 +
2. '''대인을 구오효로 보는 경우''': 『주역』에서 구오 자리는 일반적으로 군주의 자리를 일컬음. 그리고 응(應)의 관계에 놓인 구이 자리는 군주를 돕는 아래에 있는 조력자를 의미하기도 함. 건괘의 구이와 구오를 큰 덕을 지닌 군주와 큰 덕을 지닌 신하가 만난 것으로 보았음(정이천)
 +
 +
 +
* '''『주역』의 응(應)의 관계'''
 +
 +
[[파일:주역 응관계.png|300px]]
 +
 +
=> 초효와 사효, 이효와 오효, 삼효와 상효가 응(應)의 자리임. 서로 짝이 됨</br>
 +
 +
 +
  <span style="color:#3c68ba">'''九三(구삼)은 君子終日乾乾(군자종일건건)하여 夕惕若(석척약)하면 厲(여)하나 无咎(무구)리라.'''</span>
 +
  <span style="color:#3c68ba">'''구삼은 군자가 종일토록 힘쓰고 힘써 저녁때까지도 두려워하면 위태로우나 허물이 없을 것이다.'''</span>
 +
 +
<span style="color:#ff0000;">'''괘의 원리를 통해 본 건괘 구삼효가 위태로운 이유는?'''</span></br>
 +
 +
[[파일:건괘+위태로움.png|500px]]
 +
 +
* 종일건건(終日乾乾): “매일같이 항상 이 날을 마칠 때까지 부지런히 스스로 힘써서 노력함이 그치는 경우가 없음”을 의미(공영달)
 +
* 여(厲): 위태로움
 +
* 척(惕): 두려워함
 +
* 무구(无咎): ‘无’자는 없을 ‘무(無)’자와 동일한 의미. 구(咎)는 허물을 뜻함
 +
 +
 +
  <span style="color:#3c68ba">'''九四(구사)는 或躍在淵(혹약재연)하면 无咎(무구)리라.'''</span>
 +
  <span style="color:#3c68ba">'''구사는 때론 뛰어오르기도 하고 연못에 있기도 하면 허물이 없을 것이다.'''</span>
 +
 +
 +
  <span style="color:#3c68ba">'''九五(구오)는 飛龍在天(비룡재천)이니 利見大人(이견대인)이니라.'''</span>
 +
  <span style="color:#3c68ba">'''구오는 날아오른 용이 하늘에 있으니 대인을 만나봄이 이롭다.'''</span>
 +
 +
* '''구오의 대인에 관한 두 가지 견해'''</br>
 +
1. '''대인을 구오 자신으로 보는 경우''': 성인이 용의 덕을 가지고 날아올라 천자의 자리에 있어서 그 은덕이 세상 사람들에게까지 갖추어져 만물에게 우러러보게 되는 상황으로 이해했으며 그 때문에 세상 사람들이 왕의 자리에 있는 대인을 만나봄이 이로움(공영달)</br>
 +
2. '''대인을 구이로 보는 경우''': 성인(聖人)이 이미 천자의 자리를 얻으면 아래에 있는 큰 덕을 가진 사람을 만나 함께 천하의 일을 이루는 것이 이로움(정이천)
 +
 +
 +
  <span style="color:#3c68ba">'''上九(상구)는 亢龍(항룡)이니 有悔(유회)리라.'''</span>
 +
  <span style="color:#3c68ba">'''상구는 끝까지 올라간 용이니 뉘우침이 있을 것이다.'''</span>
 +
 +
 +
  <span style="color:#3c68ba">'''用九(용구)는 見群龍(견군룡)하되 无首(무수)하면 吉(길)하리라.'''</span>
 +
  <span style="color:#3c68ba">'''9를 쓰는 도리는 여러 용을 보되 우두머리가 되지 않으면 길할 것이다.'''</span>
 +
 +
* 용구(用九): 『주역』 64괘의 각 괘는 6개의 효사로 구성되어 있는데 건괘에만 용구 효사, 곤괘에만 용육 효사가 덧붙여져 있음. ‘용구(用九)’라는 말 자체는 양을 의미하는 구를 쓰는 도리에 관한 언급임
 +
 +
= 오늘의 토론/활동 주제(2023.9.4): 건괘 여섯 단계로 보는 내 삶의 단계 =
 +
 +
  <span style="color:#ff0000;">'''1. 다음의 15개 질문을 가운데 2개 주제를 뽑아 그 답변을 함께 생각해보세요.'''</span>
 +
 +
  <span style="color:#ff0000;">'''2. 여섯 마리의 용 가운데 자신은 지금 어느 단계에 속해 있다는 생각이 드나요? 그 단계에서 가져야 할 마음가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혹은 여섯 단계 중에서 자신이 살면서 꼭 경계하고 싶은 단계를 상상해봐도 좋습니다.'''(각자 생각한 내용을 아이캠퍼스에 올려주세요)</span>
 +
 +
1. 왜 초구는 잠룡(潛龍: 잠겨 있는 용)인가?</br>
 +
2. 왜 초구는 물용(勿用: 함부로 써먹으려고 하지 말아야)하는가?</br>
 +
3. 구이의 대인은 누구를 지칭하는가?</br>
 +
4. 구이는 왜 현룡(見龍: 나타난 용)인가?</br>
 +
5. 왜 구삼은 위태로운가?</br>
 +
6. 구삼은 무엇을 종일건건(終日乾乾: 종일토록 힘쓰고 힘씀)해야 하는가?</br>
 +
7. 구사는 왜 혹약재연(或躍在淵: 때론 뛰어오르고 때론 연못에 있음)하는가?</br>
 +
8. 구사는 왜 무구(无咎: 허물없음)하는가?</br>
 +
9. 구오의 비룡(飛龍: 날아오른 용)은 어떤 상태인가?</br>
 +
10. 구오의 대인은 누구인가?</br>
 +
11. 상구의 항룡(亢龍: 끝까지 올라간 용)은 어떤 상태인가?</br>
 +
12. 상구는 왜 후회가 있는가?</br>
 +
13. 상구의 후회(悔)는 돌이킬 수 없는가?</br>
 +
14. 용구(用九)의 見群龍无首(견군룡무수: 여러 용을 보되 우두머리지 되지 않음)은 어떤 의미인가?</br>
 +
15. 용구는 왜 길한가?</br>
 +
16. 자유 질문권</br>
 +
 +
 +
[[분류: 주역]]

2023년 9월 10일 (일) 22:30 기준 최신판

『주역』 건괘로 보는 인생 6단계[편집 | 원본 편집]

역경 구성체계.png

  • 참고:『주역』의 두 부분

주역의 두 부분.png


'건(乾)'의 의미[편집 | 원본 편집]

『설문해자(說文解字)』에 나온 건(乾)의 의미[편집 | 원본 편집]

왜 『주역』건괘의 '건(乾)'의 의미를 가장 오래된 글자풀이책인 『설문해자』에서 찾아볼까요?

=> 앞으로 우리가 살펴보겠지만 『주역』의 괘·효사를 비롯한 『역경』부분(점으로서의 『주역』)은 상징적이고 단편적인 언어들로 이루어져 있음. 왜 건괘라는 이름이 붙여지게 되었는지에 대한 설명이 없음. 『역경』이 가장 오래된 유교경전 중 하나인 만큼 왜 건괘에 '건'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는지를 당시 사용하던 글자의 의미를 통해 추론해 볼 수 있음. 『주역』의 구절들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유사한 시대의 문헌들을 참고하는 것이 필요함(실제 『논어』를 비롯한 유가문헌에 보이는 유사한 구절들이 『주역』에 등장함. 동시대 문헌을 통해 『주역』의 여러 수수께끼들을 풀 수 있음)

전공생으로서의 『주역』을 대하는 첫 번째 미덕: 『주역』의 구절들의 의미를 스스로 생각해 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전에 동시대 유가문헌을 통해 그 구절들을 시대적 맥락 속에서 객관적으로 이해해 보려는 자세가 우선 필요합니다.


  • 『설문해자』 속 건(乾)의 의미
 “건(乾)은 위로 나오는 것이다. ‘을(乙)’을 구성요소로 한다. 사물이 올라오는 것이다.
 乾, 上出也. 从乙, 乙, 物之達也. 
 -『설문해자』, 「을부(乙部)」


  • ‘을(乙)’의 의미를 통해 본 건(乾)의 의미
 “봄에 초목이 구부러져서 나오는 것을 본뜬 글자로, 음기(陰氣)가 여전히 강해서 그 싹이 나오는 모습이 구불거리며 힘겹게 나오고 있는 것이다.”
 乙, 象春艸木冤曲而出, 陰气尚彊, 其出乙乙也.
 -『설문해자』, 「을부(乙部)」

=> 새싹이 땅 속에서 땅 위로 올라오는 모습을 본뜬 글자가 ‘을(乙)’이며 건괘의 ‘건(乾)’은 이 ‘을(乙)’의 의미를 포함하고 있음

을+글자모습.png


  • 건(乾)이라는 글자의 의미

- 건(乾)이라는 글자 자체는 일반적으로 고대로부터 ‘건조하다’는 의미로 쓰여 왔음
- 『좌전』 「장공(莊公) 22년」에 “건(乾)은 하늘이다(乾, 天也)”라고 하면서 건이 고대로부터 하늘을 상징하는 것으로 쓰여 왔음

=> 양효(-)로 이루어진 건괘는 올라가려고 하고, 나아가려고 하는 성질을 지니고 있음

태괘(泰卦: 소통, 평안, 태평성대)는 상괘는 땅을 상징하는 곤괘, 하괘는 하늘을 상징하는 건괘인데 왜 소통, 평안의 때를 의미하는 것일까?

태괘.png


반대로 비괘(否卦: 불통, 비색함, 막힘)는 상괘는 하늘을 상징하는 건괘, 하괘는 땅을 상징하는 곤괘인데 왜 불통, 막힘의 때를 의미하는 것일까?

비괘.png

=> 양효로 이루어진 하늘은 올라가려는 성질을 지니고 있고, 음효로 이루어진 땅은 내려가려는 성질을 지니고 있음. 태괘는 위에 있는 곤괘는 아래로 내려가려고 하고 아래에 있는 건괘는 위로 올라가려고 하기 때문에 그 과정에서 서로 교류와 소통이 일어남. 그렇기 때문에 평안한 시대, 태평성대의 때가 이루어질 수 있음. 비괘는 그 반대임


  • ‘건(乾)’자에서 상상할 수 있는 태양이 위로 올라는 모습

- 『설문해자』에 주석을 단 단옥재는 ‘건(乾)’과 상대되는 글자가 축축하다는 뜻의 ‘습(溼)’이라고 보았음
- 이러한 관점에서 곽정운(郭靜雲)은 ‘건(乾)’의 ‘위로 올라오는’ 것은 태양이 위로 올라오는 것으로 태양이 만물을 내리쬐는 것을 가리키는 것이며 또한 만물을 건조하게 하기 때문에 물이 땅에서 흐르고 있다는 뜻의 ‘습(濕)’자와 상대되는 것이라고 했음


건괘(乾卦) 괘사[편집 | 원본 편집]

  乾(건)은 元亨利貞(원형이정)하니라.
  • 괘사: 한 괘 전체의 의미를 해설하는 말
  • 건괘 괘사에 대한 대표적인 2가지 해석

1. 원형리정을 4가지 덕(德)으로 보고 “건은 원(元)하고 형(亨)하고 이(利)하고 정(貞)하다”라고 해석

송나라 학자 정이천(1033 ~1107)의 원, 형, 리, 정 해석
- 원(元): 만물의 시초[元者, 萬物之始]
- 형(亨): 만물의 성장함 [亨者, 萬物之長]
- 이(利): 만물의 완수해 감 [利者, 萬物之遂]
- 정(貞): 만물의 완성됨 [貞者, 萬物之成]
=> 동아시아에서는 봄->여름->가을->겨울->봄의 4계절의 변화를 일으키는 원인을 음과 양의 변화라고 보았음. 원형리정은 이런 4계절을 상징하는 것이기도 함

2. 원(元)을 큼, 형(亨)을 통함, 이(利)를 마땅함, 정(貞)을 바르고 굳음[元, 大也. 亨, 通也. 利, 宜也. 貞, 正而固也]으로 풀이하여 건괘 괘사를 “크게 형통하고 바르고 굳게 함이 마땅하다”라고 해석

송나라 학자 주희(1130~1200)의 원형리정 해석
- 원(元)을 큼, 형(亨)을 통함, 이(利)를 마땅함, 정(貞)을 바르고 굳음[元, 大也. 亨, 通也. 利, 宜也. 貞, 正而固也]으로 풀이하여 건괘 괘사를 “크게 형통하고 바르고 굳게 함이 마땅하다”라고 해석
- 정이천이 『주역』을 철학책으로서 그 원리적인 측면을 강조하여 이해하려고 한 데 비해 주희는 점치는 책으로서 『주역』의 본래 뜻을 이해하려고 했음

건괘(乾卦) 효사[편집 | 원본 편집]

  • 건괘 효사의 구조

건괘 효사 구조2.png


  • 건괘 효 읽기

건괘+효읽기.png

=> 주역의 효에는 시간, 공간이 담겨 있음. 아래에서부터 위로 시간의 진전, 자리/위치의 올라감을 의미함
=> 양을 대표하는 숫자는 9, 음을 대표하는 숫자는 6임(이에 관한 설은 나중에 주역점 배울 때 설명할 것임)

건괘.png


  • 건괘 효사

건괘 효사.png


건괘 효사 들여다보기[편집 | 원본 편집]

 初九(초구)는 潛龍(잠룡)이니 勿用(물용)이니라.
 초구는 잠겨 있는 용이니 써먹으려고 하지 말아야 한다.


 九二(구이)는 見龍在田(현룡재전)이니 利見大人(이견대인)이니라.
 구이는 나타난 용이 밭에 있으니 대인을 만나봄이 이롭다.
  • 구이의 대인에 관한 두 가지 견해

1. 대인(大人)을 구이(九二) 자신으로 보는 경우: 여기에서 “용이 나타나 밭에 보이는 때”를 때는 성인(聖人)이 오래도록 잠겨 있다가 잠깐 나온 때로 볼 수 있으며, 이 사람은 군주의 위치는 아니지만 군주다운 덕을 가진 사람이기 때문에 세상 사람들이 구이의 “대인”을 만나봄이 이롭다고 해석할 수 있음(공영달 해석)
2. 대인을 구오효로 보는 경우: 『주역』에서 구오 자리는 일반적으로 군주의 자리를 일컬음. 그리고 응(應)의 관계에 놓인 구이 자리는 군주를 돕는 아래에 있는 조력자를 의미하기도 함. 건괘의 구이와 구오를 큰 덕을 지닌 군주와 큰 덕을 지닌 신하가 만난 것으로 보았음(정이천)


  • 『주역』의 응(應)의 관계

주역 응관계.png

=> 초효와 사효, 이효와 오효, 삼효와 상효가 응(應)의 자리임. 서로 짝이 됨


 九三(구삼)은 君子終日乾乾(군자종일건건)하여 夕惕若(석척약)하면 厲(여)하나 无咎(무구)리라.
 구삼은 군자가 종일토록 힘쓰고 힘써 저녁때까지도 두려워하면 위태로우나 허물이 없을 것이다.

괘의 원리를 통해 본 건괘 구삼효가 위태로운 이유는?

건괘+위태로움.png

  • 종일건건(終日乾乾): “매일같이 항상 이 날을 마칠 때까지 부지런히 스스로 힘써서 노력함이 그치는 경우가 없음”을 의미(공영달)
  • 여(厲): 위태로움
  • 척(惕): 두려워함
  • 무구(无咎): ‘无’자는 없을 ‘무(無)’자와 동일한 의미. 구(咎)는 허물을 뜻함


 九四(구사)는 或躍在淵(혹약재연)하면 无咎(무구)리라.
 구사는 때론 뛰어오르기도 하고 연못에 있기도 하면 허물이 없을 것이다.


 九五(구오)는 飛龍在天(비룡재천)이니 利見大人(이견대인)이니라.
 구오는 날아오른 용이 하늘에 있으니 대인을 만나봄이 이롭다.
  • 구오의 대인에 관한 두 가지 견해

1. 대인을 구오 자신으로 보는 경우: 성인이 용의 덕을 가지고 날아올라 천자의 자리에 있어서 그 은덕이 세상 사람들에게까지 갖추어져 만물에게 우러러보게 되는 상황으로 이해했으며 그 때문에 세상 사람들이 왕의 자리에 있는 대인을 만나봄이 이로움(공영달)
2. 대인을 구이로 보는 경우: 성인(聖人)이 이미 천자의 자리를 얻으면 아래에 있는 큰 덕을 가진 사람을 만나 함께 천하의 일을 이루는 것이 이로움(정이천)


 上九(상구)는 亢龍(항룡)이니 有悔(유회)리라.
 상구는 끝까지 올라간 용이니 뉘우침이 있을 것이다.


 用九(용구)는 見群龍(견군룡)하되 无首(무수)하면 吉(길)하리라.
 9를 쓰는 도리는 여러 용을 보되 우두머리가 되지 않으면 길할 것이다.
  • 용구(用九): 『주역』 64괘의 각 괘는 6개의 효사로 구성되어 있는데 건괘에만 용구 효사, 곤괘에만 용육 효사가 덧붙여져 있음. ‘용구(用九)’라는 말 자체는 양을 의미하는 구를 쓰는 도리에 관한 언급임

오늘의 토론/활동 주제(2023.9.4): 건괘 여섯 단계로 보는 내 삶의 단계[편집 | 원본 편집]

 1. 다음의 15개 질문을 가운데 2개 주제를 뽑아 그 답변을 함께 생각해보세요.
 2. 여섯 마리의 용 가운데 자신은 지금 어느 단계에 속해 있다는 생각이 드나요? 그 단계에서 가져야 할 마음가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혹은 여섯 단계 중에서 자신이 살면서 꼭 경계하고 싶은 단계를 상상해봐도 좋습니다.(각자 생각한 내용을 아이캠퍼스에 올려주세요)

1. 왜 초구는 잠룡(潛龍: 잠겨 있는 용)인가?
2. 왜 초구는 물용(勿用: 함부로 써먹으려고 하지 말아야)하는가?
3. 구이의 대인은 누구를 지칭하는가?
4. 구이는 왜 현룡(見龍: 나타난 용)인가?
5. 왜 구삼은 위태로운가?
6. 구삼은 무엇을 종일건건(終日乾乾: 종일토록 힘쓰고 힘씀)해야 하는가?
7. 구사는 왜 혹약재연(或躍在淵: 때론 뛰어오르고 때론 연못에 있음)하는가?
8. 구사는 왜 무구(无咎: 허물없음)하는가?
9. 구오의 비룡(飛龍: 날아오른 용)은 어떤 상태인가?
10. 구오의 대인은 누구인가?
11. 상구의 항룡(亢龍: 끝까지 올라간 용)은 어떤 상태인가?
12. 상구는 왜 후회가 있는가?
13. 상구의 후회(悔)는 돌이킬 수 없는가?
14. 용구(用九)의 見群龍无首(견군룡무수: 여러 용을 보되 우두머리지 되지 않음)은 어떤 의미인가?
15. 용구는 왜 길한가?
16. 자유 질문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