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철학통편2"의 두 판 사이의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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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형이상학적인 도덕 원리가 추상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대자연과 통하는 내 정신과 심리가 올바르게 작동할 때 그로부터 나오는 실천이 곧 도덕이 됨</br> | ○ 형이상학적인 도덕 원리가 추상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대자연과 통하는 내 정신과 심리가 올바르게 작동할 때 그로부터 나오는 실천이 곧 도덕이 됨</br> | ||
○ 온갖 생명이 서로 의존하고 서로 속하는 가운데 펼쳐지는 상호관계의 행위로 도덕은 구현됨. 즉 나와 타자를 함께 살리면 그것은 선이지만 나만 살고자 하여 다른 생명을 돌보지 않거나 파괴하면 그것은 악이라고 보았음</br> | ○ 온갖 생명이 서로 의존하고 서로 속하는 가운데 펼쳐지는 상호관계의 행위로 도덕은 구현됨. 즉 나와 타자를 함께 살리면 그것은 선이지만 나만 살고자 하여 다른 생명을 돌보지 않거나 파괴하면 그것은 악이라고 보았음</br>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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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대동사회의 가능성'''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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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 공자께서 대동정치론을 주장했는데 아리스토텔레스와 칸트 등의 여러 철학자들도 또한 서양에서 (대동의) 학설을 제창했으니 또한 위대하지 아니한가! 나는 그것이 오회(午會)의 정중앙에 있기 때문으로 본다. -<<정신철학통편>> 497쪽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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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예기>> <예운>편에 나온 대동사회의 모습'''</br>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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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도(大道)가 행해지는 세계에서는 천하가 공평무사하게 된다. 어진 자를 등용하고 재주 있는 자가 정치에 참여해 신의를 가르치고 화목함을 이루기 때문에, 사람들은 자기 부모만을 친하지 않고 자기 아들만을 귀여워하지 않는다. 나이든 사람들이 그 삶을 편안히 마치고 젊은이들은 쓰여지는 바가 있으며 어린이들은 안전하게 자라날 수 있고 홀아비·과부·고아, 자식 없는 노인, 병든 자들이 모두 부양되며, 남자는 모두 일정한 직분이 있고 여자는 모두 시집갈 곳이 있도록 한다. 땅바닥에 떨어진 남의 재물을 반드시 자기가 가지려고 하지는 않는다. 사회적으로 책임져야 할 일들은 자기가 하려 하지만, 반드시 자기만이 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이 때문에 간사한 모의가 끊어져 일어나지 않고 도둑이나 폭력배들이 생기지 않는다. 그러므로 문을 열어놓고 닫지 않으니 이를 대동이라 한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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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서구의 민주, 공화, 헌법 제도 등의 정치 제도를 취하고 여기에 동아시아의 도덕으로 보완하며 대동사회나 서양의 철인정치가 가능해질 수 있다고 보았음. 그 증거가 바로 제1차세계대전을 겪고 나서 윌슨 대통령의 [http://contents.history.go.kr/front/tg/view.do?treeId=0106&levelId=tg_004_1810&ganada=&pageUnit=10 민족자결주의 제창]과 국제연맹이란 세계기구의 설치라고 보았음. 이는 앞으로 세계통일정부와 대동세계가 실현되리라는 조짐이라고 믿었음</br> | ||
+ | => 그리고 역학이론을 통해 실제로 그런 시점에 와 있다고 보았음. 근대 한국의 유학자들에게도 역학을 통해 역사를 바라보는 프레임이 작용하고 있었음</br>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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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오회(午會)'''</br>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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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정병석, 「소옹의 선천역학」, 『지식의 지평』 11호, 2011, 286~287쪽</br> | ||
+ | ☞ 곽신환, 『조선유학과 소강절 철학』, 예문서원, 2014, 49~59쪽</br>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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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소옹(邵雍, 1011~1077): 송나라 사상가, 소강절(邵康節)이라고도 함. 소옹은 수학적 계산을 통해 인류 역사의 변천의 프레임을 숫자로 제시했음</br></br> | ||
+ | => 원(元), 회(會). 운(運), 세(世)의 수 제시</br>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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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일:원회운세.png|500px]]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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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12시(時)가 1일이 되고 30일이 1월이 되고 12월이 1년이 되고 30년이 1세(世)가 되며, 이 12-30-12-30의 틀이 전전순환하여 우주만물의 변화규범이 된다는 것을 알고 원, 회, 운, 세의 이론을 창안했음</br> | ||
+ | => 그의 경세론은 이 틀에서 운용되었음. 1원(元)은 12회(會)이고 360운(運)이며 4320세(世)이고 129,600년(年)임. 1회는 30운이고 360세이며 10,800년임. 1운은 12세이고 360년이며 1세는 30년임</br> | ||
+ | => 이러한 역학이론을 통해 역사의 치세와 난세, 변화의 패턴을 해석했음</br> | ||
+ | => 소옹의 관점에 의하면 첫 번째와 두 번째 회(會)는 지지(地支) 중의 자(子)와 축(丑)으로 천지개벽의 때에 해당됨. 하늘은 자회(子會)에서 생김. 땅은 두 번째 회인 축회(丑會)에서 생김. 세 번째 회는 인(寅)으로 이때 만물이 처음 생겨나고 사람도 생겨남</br> | ||
+ | => 세 번째 회는 인(寅)으로 이때 만물이 처음 생겨나고 사람도 생겨남</br> | ||
+ | => 여섯 번째 회인 사회(巳會)가 인류의 가장 흥성한 시기로 요 임금이 다스리던 때임. 하지만 이후부터는 점점 쇠락하여 마지막 열 두 번째 해회(亥會)가 되면 만물은 멸절(滅絶)함</br> | ||
+ | => 자연사와 인간사를 동일한 질서 속에서 새롭게 해석하려고 했음</br>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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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전병훈은 해당 시대를 자, 축, 인, 묘, 진, 사, 오, 미... 의 오회(午會)라고 보았음</br>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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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회운세의 법이 있는데 지금은 오회의 정중앙에 해당하는 가장 밝고 문명한 때이다. 사람의 일로써 헤아려보면 오늘날의 전신, 선박, 자동차가 온세계를 돌아다니고 사회적으로 재산을 균등히 분배하자는 주장이 크게 일어나고 있으니 장차 세계통일의 조짐이 이미 열린 것이다. -<<정신철학통편>> <정치철학> 569쪽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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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전병훈은 당시를 가장 밝고 문명이 빛나는 때로 보고 장차 세계통일의 시대가 올 것이라는 기대를 지니고 있었음</br>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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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도덕철학을 통해 말하고자 했던 전병훈이 꿈꾸는 정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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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김성환, <다투지 않는 공화: 도가의 정치철학에 대한 전병훈의 견해>, <<동양철학>> 42, 한국동양철학회, 2014, 453~487쪽</br>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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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반전평화'''</br>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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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양의 이론에서 자연도태와 생존경쟁과 적자생존의 설이 학계에서 환영을 받고 있다. 그러나 어리석은 내 생각으로는 이 설이 공리주의와 무력 숭상으로 점점 치우치게 될 것이니 덕을 숭상하는 이는 취사선택할 바를 알아서 현혹되지 말아야 할 것이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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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전병훈은 노자만이 아니라 옛 성인들이 대개 다 덕치에 치중하고 부득이한 경우에만 군대를 동원했다고 강조함</br> | ||
+ | => 노자의 반전사상으로 20세기의 참혹한 세계대전을 반성적, 비판적으로 살펴보았음. "급기야 그 살인기계들을 작동해 전쟁이 발발했다"고 표현하기도 했음</br> | ||
+ | => 그러고 이는 강자들의 마음에서 살상을 숭상하는 문명에서 비롯된 것이며 이런 병폐를 치유하기 위해 더더욱 도덕을 중시했음</br>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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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무욕의 리더십'''</br>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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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람이 진실된 마음으로 부지런히 도를 닦으며 검소하게 덕을 기른다면 덕을 이루지 못할 자가 없으니 또한 자기자신이 진실하고 근검한지를 한번 검토해 볼 것이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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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노자는 인위적인 제도와 장치들을 통치도구로 사용하는 걸 자제하고 자연의 섭리에 따르는 무위정치를 펼칠 것을 주장했음. 전병훈은 이러한 노자의 정치론에 주목하면서 윗사람부터 이익을 탐내고 새롭게 신기한 것을 좋아하는 욕심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말했음. 그러면 백성이 저절로 질박한 본성을 회복하고 자연의 지극한 섭리에 감화될 것이라고 강조했음</br> | ||
[[분류: 한국철학사]] | [[분류: 한국철학사]] |
2022년 6월 8일 (수) 23:38 판
<<정신철학통편>> <심리철학> 서언
☞ 전병훈 저, 임채우 역, <<완역 정신철학통편>>, 인월담, 2021
☞ 김성환, <<우주의 정오: 서우 전병훈과 만나는 철학 그리고 문명의 시간>>, 소나무, 2017
이치를 통달해서 성인이 되는 것은 인간을 가장 자유롭게 만든다. ... 나는 성인의 덕을 겸비한 원만한 덕을 이루는 것으로 목표로 삼아 신구(새로운 것과 옛 것)를 조합 절충하였으니 하늘에 근원한 심리를 밝히고자 고금의 여러 학자들의 이론을 모아서 이 책을 만들었다. 심리란 본성 속의 영명한 원신으로써 일신을 주재하면서 만사를 처리하는 존재이다.
○ 원신(元神)
- 정신활동을 총괄하는 마음
- 동양에서는 고대로부터 우리 마음에 신명이 깃들어 있다고 보았음. 그래서 우리 마음을 신(神)으로 표현하기도 했음. 신은 밝고 명랑하고 총명하고 지혜로운, 신령스러운 우리 마음의 측면임 도교에서는 이러한 신을 원신으로 언급했음. 우리 몸과 마음을 주재하는 것임
하늘과 땅이 생기고, 음과 양의 원정(元精)이 모여 해와 달과 별이 되었다. 하늘에서 물이 생기고 땅에서 불이 생기는데 물이 하늘의 외곽을 감싸고 하늘은 땅을 감싼다. 사상(四象: 태양, 소양, 태음, 소음)이 정립되고 음양오행의 원기(元氣)가 유동해 오르내리며 따뜻해진다. 그 풍기(風氣) 가운데 주재하는 원신(元神)이 있어 만물을 낳고 기른다. 이로부터 사람과 사물이 생겨난다. -<<정신철학통편>>
=> 태초의 우주는 단일하고도 혼돈한 한 기운[원기(元氣)] 상태였음. 천지만물이 모두 여기서 분화해 생성되었음. 기일원론적인 우주관
=> 태초의 원기에서 분화된 천지의 근원적인 정, 기, 신을 각각 원정, 원기, 원신으로 일컬음. 원정은 일월성신(해, 달, 별)과 물, 불 등의 다분히 질료적인 성질을 함축하는 기운임. 원기는 음양오행의 원리에 따라 천지간에 유동하며 오르내리는 기원의 파동 상태임. 원신은 원기 가운데 깃들어 사물의 생육과 변화를 주재하는 기운의 지각, 의식, 신령함 등의 상태임
○ 전병훈이 말한 자유
서양철학에서는 법률 속에서의 평등과 자유를 강조한다. 천지사이에서 용과 범만큼 자유스런 존재는 없다. 그러나 미끼를 탐하는 욕심이 있기 때문에 사람이 이를 부릴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오직 성선(聖仙)만은 욕심이 없기에 세상에서 그를 제어할 수 없으니 이 성인과 신선의 경지가 바로 참으로 최상의 자유이다. 배우는 사람은 이를 깨달아야만 한다.
-<<정신철학통편>> <정신철학>
=> 자신만 생각하는 자유가 아닌, 자신의 사사로운 욕심을 넘어서서 "인류 형제들을 모두 선하게 만드는 참된 즐거움"을 가진 것임
=> 사람들은 주체인 내가 대상인 타자와 외부의 사물을 인식한다고 여김. 하지만 도의 견지에서 보면 그것은 고립된 자아관념에서 비롯된 착각에 불과함. 정신은 곧 우주의 원기가 만물에 품부되어 운동 중인 것으로 그 운동 자체와 분리된 행위자 주체가 아님. 그가 말하는 정신의 작용이란 원기가 분화된 모든 상태들[만물] 간에 이루어지는 모종의 통신(通神: (정)신을 통함)임. 이 원신을 상제라고도 표현했음
=> 보다 쉽게 표현하자면 정은 물질상태에 보다 가까운 에너지원을 함축한 상태[정력, 정기], 기는 에너지 혹은 물질에서 에너지로 전환되는 과정적 상태[기운, 생기], 신은 우리 마음과 의식의 에너지 작용[의식, 마음]이라고 할 수 있음
=> 이 원신은 우리 뇌에 위치해 있다고 보았음. 뇌 안의 신이 인간 지능의 원천이라고 보았음
○ 전병훈이 말한 심리
- 전병훈은 심리를 psychology로 이해하지 않고 심(心)의 리(理), 즉 마음의 이치로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보임
- 그가 말하는 심리철학이란 곧 마음의 이치에 관한 철학임
- 정병훈은 "정신이 곧 심리이다"라고 말하여 심리와 정신이 궁극적으로는 같은 것이라고 보았지만, <심리철학> 파트에서는 특히 외적 환경과 내적 자아가 교차되는 일상 생활 가운데에서 마음이 일어나고 움직이는 원리에 대해서 논했음. 즉 그가 말한 심리학은 하늘에서 근원하는 마음의 원리를 파악하고 이를 구현하는 심리학임
<<정신철학통편>> <도덕철학>
- 전병훈이 말한 도덕
○ 전병훈이 말하는 도덕은 하늘에 근원한 도덕임. 그는 우주의 정신이 사람의 정신의 근원이 되고 그것이 움직여 마음이 일어난다고 보기 때문에 이런 정신과 마음이 밖으로 작용하는 것을 곧 도덕이라고 보았음
=> "도덕이 하늘에서 기인한다"는 것은 도덕이라는 것은 선천적인 것이며 자연, 본성, 법칙, 원리, 정신, 자영법 등과 부합되는 것임
=> 그는 천지가 인간 본성에 자연적인 윤리성을 심어주었다는 데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사람의 도덕이 곧 천지의 도덕"이라고 명언하기에 이름
○ 형이상학적인 도덕 원리가 추상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대자연과 통하는 내 정신과 심리가 올바르게 작동할 때 그로부터 나오는 실천이 곧 도덕이 됨
○ 온갖 생명이 서로 의존하고 서로 속하는 가운데 펼쳐지는 상호관계의 행위로 도덕은 구현됨. 즉 나와 타자를 함께 살리면 그것은 선이지만 나만 살고자 하여 다른 생명을 돌보지 않거나 파괴하면 그것은 악이라고 보았음
- 대동사회의 가능성
우리 공자께서 대동정치론을 주장했는데 아리스토텔레스와 칸트 등의 여러 철학자들도 또한 서양에서 (대동의) 학설을 제창했으니 또한 위대하지 아니한가! 나는 그것이 오회(午會)의 정중앙에 있기 때문으로 본다. -<<정신철학통편>> 497쪽
○ <<예기>> <예운>편에 나온 대동사회의 모습
대도(大道)가 행해지는 세계에서는 천하가 공평무사하게 된다. 어진 자를 등용하고 재주 있는 자가 정치에 참여해 신의를 가르치고 화목함을 이루기 때문에, 사람들은 자기 부모만을 친하지 않고 자기 아들만을 귀여워하지 않는다. 나이든 사람들이 그 삶을 편안히 마치고 젊은이들은 쓰여지는 바가 있으며 어린이들은 안전하게 자라날 수 있고 홀아비·과부·고아, 자식 없는 노인, 병든 자들이 모두 부양되며, 남자는 모두 일정한 직분이 있고 여자는 모두 시집갈 곳이 있도록 한다. 땅바닥에 떨어진 남의 재물을 반드시 자기가 가지려고 하지는 않는다. 사회적으로 책임져야 할 일들은 자기가 하려 하지만, 반드시 자기만이 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이 때문에 간사한 모의가 끊어져 일어나지 않고 도둑이나 폭력배들이 생기지 않는다. 그러므로 문을 열어놓고 닫지 않으니 이를 대동이라 한다.
=> 서구의 민주, 공화, 헌법 제도 등의 정치 제도를 취하고 여기에 동아시아의 도덕으로 보완하며 대동사회나 서양의 철인정치가 가능해질 수 있다고 보았음. 그 증거가 바로 제1차세계대전을 겪고 나서 윌슨 대통령의 민족자결주의 제창과 국제연맹이란 세계기구의 설치라고 보았음. 이는 앞으로 세계통일정부와 대동세계가 실현되리라는 조짐이라고 믿었음
=> 그리고 역학이론을 통해 실제로 그런 시점에 와 있다고 보았음. 근대 한국의 유학자들에게도 역학을 통해 역사를 바라보는 프레임이 작용하고 있었음
○ 오회(午會)
☞ 정병석, 「소옹의 선천역학」, 『지식의 지평』 11호, 2011, 286~287쪽
☞ 곽신환, 『조선유학과 소강절 철학』, 예문서원, 2014, 49~59쪽
- 소옹(邵雍, 1011~1077): 송나라 사상가, 소강절(邵康節)이라고도 함. 소옹은 수학적 계산을 통해 인류 역사의 변천의 프레임을 숫자로 제시했음
=> 원(元), 회(會). 운(運), 세(世)의 수 제시
=> 12시(時)가 1일이 되고 30일이 1월이 되고 12월이 1년이 되고 30년이 1세(世)가 되며, 이 12-30-12-30의 틀이 전전순환하여 우주만물의 변화규범이 된다는 것을 알고 원, 회, 운, 세의 이론을 창안했음
=> 그의 경세론은 이 틀에서 운용되었음. 1원(元)은 12회(會)이고 360운(運)이며 4320세(世)이고 129,600년(年)임. 1회는 30운이고 360세이며 10,800년임. 1운은 12세이고 360년이며 1세는 30년임
=> 이러한 역학이론을 통해 역사의 치세와 난세, 변화의 패턴을 해석했음
=> 소옹의 관점에 의하면 첫 번째와 두 번째 회(會)는 지지(地支) 중의 자(子)와 축(丑)으로 천지개벽의 때에 해당됨. 하늘은 자회(子會)에서 생김. 땅은 두 번째 회인 축회(丑會)에서 생김. 세 번째 회는 인(寅)으로 이때 만물이 처음 생겨나고 사람도 생겨남
=> 세 번째 회는 인(寅)으로 이때 만물이 처음 생겨나고 사람도 생겨남
=> 여섯 번째 회인 사회(巳會)가 인류의 가장 흥성한 시기로 요 임금이 다스리던 때임. 하지만 이후부터는 점점 쇠락하여 마지막 열 두 번째 해회(亥會)가 되면 만물은 멸절(滅絶)함
=> 자연사와 인간사를 동일한 질서 속에서 새롭게 해석하려고 했음
- 전병훈은 해당 시대를 자, 축, 인, 묘, 진, 사, 오, 미... 의 오회(午會)라고 보았음
원회운세의 법이 있는데 지금은 오회의 정중앙에 해당하는 가장 밝고 문명한 때이다. 사람의 일로써 헤아려보면 오늘날의 전신, 선박, 자동차가 온세계를 돌아다니고 사회적으로 재산을 균등히 분배하자는 주장이 크게 일어나고 있으니 장차 세계통일의 조짐이 이미 열린 것이다. -<<정신철학통편>> <정치철학> 569쪽
=> 전병훈은 당시를 가장 밝고 문명이 빛나는 때로 보고 장차 세계통일의 시대가 올 것이라는 기대를 지니고 있었음
- 도덕철학을 통해 말하고자 했던 전병훈이 꿈꾸는 정치
☞ 김성환, <다투지 않는 공화: 도가의 정치철학에 대한 전병훈의 견해>, <<동양철학>> 42, 한국동양철학회, 2014, 453~487쪽
○ 반전평화
서양의 이론에서 자연도태와 생존경쟁과 적자생존의 설이 학계에서 환영을 받고 있다. 그러나 어리석은 내 생각으로는 이 설이 공리주의와 무력 숭상으로 점점 치우치게 될 것이니 덕을 숭상하는 이는 취사선택할 바를 알아서 현혹되지 말아야 할 것이다.
=> 전병훈은 노자만이 아니라 옛 성인들이 대개 다 덕치에 치중하고 부득이한 경우에만 군대를 동원했다고 강조함
=> 노자의 반전사상으로 20세기의 참혹한 세계대전을 반성적, 비판적으로 살펴보았음. "급기야 그 살인기계들을 작동해 전쟁이 발발했다"고 표현하기도 했음
=> 그러고 이는 강자들의 마음에서 살상을 숭상하는 문명에서 비롯된 것이며 이런 병폐를 치유하기 위해 더더욱 도덕을 중시했음
○ 무욕의 리더십
사람이 진실된 마음으로 부지런히 도를 닦으며 검소하게 덕을 기른다면 덕을 이루지 못할 자가 없으니 또한 자기자신이 진실하고 근검한지를 한번 검토해 볼 것이다!
- 노자는 인위적인 제도와 장치들을 통치도구로 사용하는 걸 자제하고 자연의 섭리에 따르는 무위정치를 펼칠 것을 주장했음. 전병훈은 이러한 노자의 정치론에 주목하면서 윗사람부터 이익을 탐내고 새롭게 신기한 것을 좋아하는 욕심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말했음. 그러면 백성이 저절로 질박한 본성을 회복하고 자연의 지극한 섭리에 감화될 것이라고 강조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