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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廖名春‧康學偉‧梁韋弦 지음, 심경호 옮김, 『주역철학사』, 예문서원, 2009, 163~171쪽 </br>  
 
☞ 廖名春‧康學偉‧梁韋弦 지음, 심경호 옮김, 『주역철학사』, 예문서원, 2009, 163~171쪽 </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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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두 가지가 가능한 이유: 이미 주역 안에 이 두 가지 모두가 있음. 상(象)과 숫자로 미래를 예측하는 주역의 과학,  이것을 철학적인 원리로 이해하는 주역의 인문학
 
=> 이 두 가지가 가능한 이유: 이미 주역 안에 이 두 가지 모두가 있음. 상(象)과 숫자로 미래를 예측하는 주역의 과학,  이것을 철학적인 원리로 이해하는 주역의 인문학

2023년 9월 13일 (수) 15:28 판

 이 주역은 누가 만들었을까요?

주역 형성에 관한 전통적인 견해

  • 『주역』 「계사전」
 “복희씨가 우러러서는 하늘에서 형상을 관찰하고 굽어보아서는 땅에서 법칙을 관찰하며 온갖 새와 짐승의 무늬를 살피고 각각의 토지에 마땅한 바를 살펴서 가깝게는 몸에서 멀게는 만물에서 그 형상을 취하였다. 이에 비로소 팔괘(八卦)를 만들어 이로써 신명(神明)의 덕에 통하고 만물의 실정을 분류하였다.”
 古者包犧氏之王天下也,仰則觀象於天,俯則觀法於地,觀鳥獸之文,與地之宜,近取諸身,遠取諸物,於是始作八卦,以通神明之德,以類萬物之情.

⇒ 8괘는 복희가 만들었다고 보았음


 “은(殷)·주(周)의 사이에 이르러 주왕(紂王)이 왕의 자리에 있으면서 하늘을 거스르고 만물에게 포악하게 했다. 문왕이 제후를 규합해서 (하늘의) 명(命)에 순종하고 도를 행하고자 해서 하늘과 인간을 잇는 점(占)을 본받을 수 있었다. 이에 역(易)을 중첩해서 여섯 효를 만들고 상·하편을 지었다.”
 至於殷·周之際, 紂在上位, 逆天暴物. 文王以諸侯順命而行道, 天人之占可得而效. 於是重易六爻, 作上下篇.

주나라 문왕이 6개의 효를 중첩시켜 64괘를 만들었고 괘사를 달았다고 전통적으로 생각해 왔음

주나라 문왕이 갇혀 있었던 유리옥(羑里獄)의 현재 모습: 구글지도


 <위기의 시대에 쓰여진 책, 『주역』>
 “『역』이 흥기한 때는 중고(中古)시대일 것이다. 『역』을 지은 사람은 우환이 있었을 것이다.” 
 易之興也, 其於中古乎. 作易者, 其有憂患乎. - 『주역(周易)』 「계사전(繫辭傳)」


  • 이후 주 문왕을 이어 주공이 효사를 만들었다는 견해가 전통적임(마융(馬融, 79~166)과 육적(陸績, 188~219) 등): 효사의 일부 내용들이 주나라 문왕 이후의 일을 담고 있음


오거서에 실린 사기 공자세가 감상평

 “공자가 만년에 『역(易)』을 좋아해서 「단(彖)」, 「계(繫)」, 「상(象)」, 「설괘(說卦)」, 「문언(文言)」을 정리했다. 『역』 읽기를 죽간을 엮은 가죽 끈이 세 번 끊어질 정도로 했다.[위편삼절(韋編三絕)]
 孔子晚而喜易, 序彖·繫·象·說卦·文言. 讀易, 韋編三絕.”

⇒ 십익, 『역전』 부분은 공자가 지었다고 보았음


주역 형성에 관한 최근 견해들

 “나의 『고사변』 작업은 봉건주의를 철저히 파괴하는 것이다. 나는 고서(古書)가 단지 고서일 뿐 현대의 지식이 되지 않게 하고, 고대사가 단지 고대사일 뿐 현대의 정치와 윤리가 되지 않게 하고, 고인(古人)이 단지 고인일 뿐 현대 사상의 권위가 되지 않게 하려고 한다.
 바꿔 말하면, 나는 종교적 성향을 가진 봉건 경전인 ‘경(經)’을 잘 챙겨 봉건 박물관으로 보내어 그 존엄성을 벗기고 그런 뒤 옛 사상이 다시는 새로운 시대 안에서 연속될 수 없도록 하려고 한다.”
-고힐강 저, 김병준 역, 『고사변 자서』, 소명출판, 2012


    • 고힐강의 『고사변』의 의미

○ 고힐강이 내세운 논문의 모든 결론이 옳다고 할 수는 없으며, 스스로 고대사 논의 과정에서 자신의 잘못된 인식에 대해 수정하기도 했지만, 그의 시각은 기존 고대사, 유교경전 해석에 전환점을 마련해 주었음
○ 그의 소신은 중국 사학계에 중요한 영향을 미침. 고서(古書)와 고인(古人)의 권위에 눌려 이를 무조건 승인하고 그것에 기초해서 고대사를 해석하지 않게 되었으며, 유교 경전도 역사학적 사료 비판을 거쳐야 할 대상이라고 인식하게 됨


  • 주역의 작자와 성립연대와 관한 논의들

☞ 療名春 등 지음, 심경호 옮김, 『주역철학사』, 예문서원, 2009, 710~713쪽

○ 『주역』 경문(『역경』)의 작자에 대해 고힐강, 여영량(余永梁) 등은 복희, 문왕이 지은 것이 아니라 주나라 초기 작품이라고 보았음
○ 이경지(李鏡池) 등은 『주역』이 서주 말기에 시경과 대략 같은 시기에 편성되었고 작자는 한 사람이 아니라고 했음
○ 『역전』에 대해서는 전목(錢穆), 고힐강, 풍우란(馮友蘭) 등은 공자 작자설을 부정했음
○ 『역경』의 형성 연대에 관해 풍우란은 장기간에 걸쳐 온축되었으며 은말 주초에 원형이 이루어졌으나 문왕, 주공에 의해 만든 것은 아니며 『역전』도 공자 한 사람이 일시에 만든 것이 아니라 전국 말에서 진한에 이르는 시기 유가의 작품이라고 보았음
○ 고형(高亨, 1900~1986)은 십익이 모두 전국시대에 쓰여졌으며, 「단전」과 「상전」은 조금 빨라 춘추 말기에 쓰여졌을 것이라고 보았음

※ 참고: 중국 고대 역사

중국철학사.png


  • 고대인들의 생활상이 담긴 문헌으로서 주역에 대한 이해: 곽말약(郭沫若, 1892~1978)

☞ 郭沫若著作編輯出版委員會 편, 『郭沫若全集: 歷史編 第一卷』(人民出版社, 1982), 37-67쪽

○ 『역경』 괘·효사는 매우 추상적이거나 혹은 매우 단순한 관념적인 문제를 제외하고는 대체로 현실 사회의 생활과 관련한 구절들임. 이러한 생활 양상들은 당시에 현존하고 있었던 것임
○ 이러한 생각 하에 곽말약은 『역경』에 담긴 고대인들의 생활상을 어렵(漁獵)·목축·교통·경작·기물 등의 생활의 토대, 가족관계·정치조직과 제사·전쟁·상벌과 같은 사회 구조로서의 행정 사항·계급, 종교·예술·사상 등의 정신적 산물로 분석하여 논의했음


  • 출토문헌 주역의 발견과 새로운 논의들

☞ 정병석, 『점에서 철학으로』, 동과서, 2014, 179쪽

○ 1973년~1974년 중국 호남성 장사시 마왕퇴 한묘(漢墓)에서 출토된 마왕퇴백서 『주역』, 1994년 홍콩의 문물시장에서 도굴된 채로 발견되어 상해박물관측이 입수, 정리한 상해박물관 소장 초나라 죽서(竹書)인 일명 상박초간(上博楚簡) 『주역』 등이 발견되었음
○ 출토문헌 『주역』의 특징은 숫자괘가 발견되고 있다는 것임. 괘에 1~9의 숫자가 선별적으로 사용되었음. 6자괘가 더 일찍 출현했다는 설이 등장했으며, 8괘를 중첩해서 64괘를 만들었다는 것을 절대적인 진리로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견해가 존재함


    • 청화간(淸華簡) 『서법(筮法)』

☞ 원용준, 「청화간 『서법』의 특징과 그 역학사적 의의」, 『유교사상문화연구』 65, 한국유교학회, 2016, 159쪽

○ 2008년 중국 청화대학(淸華大學)은 도굴되었던 전국 시대 죽간들을 입수했음. 이를 정리하여 2010년 “청화대학장전국죽간(淸華大學藏戰國竹簡)”, 약칭 “청화간”이라는 명칭으로 공개했음
○ 특히 『서법』은 고대 역학(易學) 및 점법 체계를 담고 있어 고대 점술문화를 이해하는 단서가 됨

청화간 서법(2).jpg

☞ 그림출처: 역학강(易學綱)

○ 청화간 『서법』은 망실된 죽간 없이 63매의 죽간으로 이루어져 있음. 각 죽간의 길이는 35cm임. 모든 죽간의 앞면 하단에 죽간번호가 적혀 있기 때문에 죽간의 망실 여부 및 배열 순서를 확실하게 알 수 있음
○ 원래 편명이 없었는데 정리자가 ‘서법(筮法)’이라고 편명을 붙였음
○ 절의 제목을 보면 이 내용을 짐작할 수 있는데, 삶과 죽음, 결혼, 남녀 문제, 병환 등 일상적 사항에서부터 전쟁, 군대 등 사회적 문제까지 다루고 있음
○ 『서법』은 괘를 쓸 때 숫자괘를 사용하고 있음. 괘를 이루는 획(爻)은 6종류가 사용되고 있음

숫자괘2.png


  • 『주역』형성사를 통해 알 수 있는 것

○ 『주역』은 그 본래의 모습과 형성과정에 대해서조차 여전히 끊임없이 연구되고, 새로운 발견이 끊임없이 제시되고 있는 문헌임
○ 어떠한 시각에서 『주역』에 접근하느냐에 따라 다양하게 연구될 수 있음. 고대의 기호/상징 체계, 고대인의 생활/정신세계/정치/경제/종교, 고대인의 점문화, 고대인의 도덕/윤리관, 고대인들의 인문학적 상상력의 원형, 후대 다양한 역학적 사유로의 발전 과정 등
○ 즉 철학뿐만 아니라, 고고학, 종교학, 사학, 법학, 기호학, 문학 등 다양한 방면에서 연구될 수 있는 텍스트임


주역 해석의 두 가지 갈래

☞ 廖名春‧康學偉‧梁韋弦 지음, 심경호 옮김, 『주역철학사』, 예문서원, 2009, 163~17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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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두 가지가 가능한 이유: 이미 주역 안에 이 두 가지 모두가 있음. 상(象)과 숫자로 미래를 예측하는 주역의 과학, 이것을 철학적인 원리로 이해하는 주역의 인문학


  乾(건)은 元亨利貞(원형이정)하니라.

송나라 학자 정이천(1033 ~1107)의 원, 형, 리, 정 해석
- 원(元): 만물의 시초[元者, 萬物之始]
- 형(亨): 만물의 성장함 [亨者, 萬物之長]
- 이(利): 만물의 완수해 감 [利者, 萬物之遂]
- 정(貞): 만물의 완성됨 [貞者, 萬物之成]


  • 한국에서 전통적으로 많이 보았던 주석서

○ 송나라 학자 정이천(程頤, 1033 ~1107)의 전(傳)[『정전(程傳)』]과 주희(朱熹, 1130~1200)의 『주역본의(周易本義)』로 이루어진 책
○ 의리, 철학적으로 해석한 정이천의 견해에 근거하되, 점으로서의 주역의 면모를 다시 회복하고자 한 주희가 덧붙인 해석으로 이루어져 있음

송나라 학자 주희(1130~1200)의 원형리정 해석
- 원(元)을 큼, 형(亨)을 통함, 이(利)를 마땅함, 정(貞)을 바르고 굳음[元, 大也. 亨, 通也. 利, 宜也. 貞, 正而固也]으로 풀이하여 건괘 괘사를 “크게 형통하고 바르고 굳게 함이 마땅하다”라고 해석
- 정이천이 『주역』을 철학책으로서 그 원리적인 측면을 강조하여 이해하려고 한 데 비해 주희는 점치는 책으로서 『주역』의 본래 뜻을 이해하려고 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