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 제물론"의 두 판 사이의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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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顔成子游(안성자유) 立侍乎前(입시호전)이러니 曰何居乎(왈하거호)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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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今之隱机者(금지은궤자)는 非昔之隱机者也(비석지은궤자야)로소이다''' | ||
+ | '''子綦曰(자기왈) 偃(언)아 不亦善乎(불역선호)아 而問之也(이문지야)여''' | ||
+ | '''今者(금자)에 吾喪我(오상아)호니 汝(여)는 知之乎(지지호)아'''</br> | ||
+ | '''① 남곽자기(南郭子綦)가 팔뚝을 안석에 기대고 앉아서, 하늘을 우러러보며 길게 한숨을 쉬는데, 멍하니 몸이 해체된 듯이 ② 자기 짝을 잃어버린 것 같았다.''' | ||
+ | '''③ 안성자유(顔成子游)가 앞에서 모시고 서 있다가 말했다.''' | ||
+ | '''“어쩐 일이십니까? ④ 육체는 진실로 시든 나무와 같아질 수 있으며 마음은 진실로 불꺼진 재와 같아질 수 있는 것입니까?''' | ||
+ | '''지금 안석에 기대고 계신 모습은 이전에 책상에 기대 계시던 모습이 아니십니다.”''' | ||
+ | '''자기(子綦)가 이렇게 대답했다.''' | ||
+ | '''“언(偃, 안성자유)아, 너의 질문이 참으로 훌륭하구나.''' | ||
+ | '''지금 ⑤ 나는 나 자신을 잃어버렸는데, ⑥ 너는 그것을 알고 있는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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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① 남곽자기(南郭子綦)''' | ||
+ | ○ 가공의 철학자. 고대에 안쪽 성에는 주로 상류층의 사람들이 살았고 외곽에는 주로 하층민이 살았음</br> | ||
+ | ○ 이름을 남곽자기라고 지은 이유는 세상 사람들이 인정하지 않는 남곽(남쪽 외곽_에 살면서 도의 근본을 체득한 사람이라는 의미를 담아 설정한 인물로 보임</br>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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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② 자기 짝을 잃어버린 것 같았다[喪其耦(상기우)]''' | ||
+ | ○ 자기상실을 의미함</br> | ||
+ | ○ 육체를 잃어버리는 자기상실이 있고 반대로 정신을 잃어버리는 세속적인 의미의 자기상실이 있음</br>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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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③ 안성자유(顔成子游)''' | ||
+ | ○ 성 안에 사는 출신이 귀한 사람이지만 거꾸로 성 밖의 피지배계층인 남곽자기에게 도를 물었다는 역설적인 우언임</br>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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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④ 육체는 진실로 시든 나무와 같아질 수 있으며 마음은 진실로 불꺼진 재와 같아질 수 있는 것입니까[形固可使如槁木(형고가사여고목)이며 而心固可使如死灰乎(이심고가사여사회호)]''' | ||
+ | ○ ‘정적무심(靜寂無心)’을 이상으로 여기는 도가적 삶의 태도</br> | ||
+ | ○ 그러나 이 표현은 도와 일체가 되는 경지에 도달한 진인(眞人)의 입에서 나온 말이 아니라 외부에 드러나는 것을 제삼자가 객관적으로 묘사한 것일 뿐임</br>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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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⑤ 나는 나 자신을 잃어버렸는데[吾喪我(오상아)]''' | ||
+ | ○ 내가 나 자신을 잃어버림. 한원진(韓元震)은 “나를 잃어버림[喪我(상아)]은 자기 자신을 잊어버렸음을 말한 것이다. 자기 자신을 잊어버리면 천지만물을 일체로 보아 다시 저와 나의 구분이 있음을 알지 못한다[喪我 言忘其身也 忘其身 則視天地萬物爲一 不復知有彼我之分也].”고 풀이했음</br>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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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⑥ 너는 그것을 알고 있는가[汝知之乎(여지지호)]''' | ||
+ | ○ 니가 나 자신을 잃어버린 경지를 알고 있느냐. 모를 것이라고 전제하고 묻는 역설적인 표현임</br>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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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제물론> 첫 시작부분 감상하기''' | ||
+ | ☞ 후쿠나가 미츠지 지음, 정우봉·박상영 옮김, <<후쿠나가 미츠지의 장자 내편>>, 문진, 2020, 57쪽</br>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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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성 안의 혼잡함을 피해 조용한 교외에 거처를 꾸미고 세속을 잊고 자기 자신조차 잊고서 유유자적한 삶을 즐기는 자기(子綦)는 소요유[절대자유 속에서 노님]의 빼어난 실천자이며, 드높이 세속을 초월한 그의 삶은 아득한 푸른 하늘 높은 곳으로 비상하는 대붕의 웅대한 모습에도 빗댈 수 있을 것이다. | ||
+ | 어느날 그는 조용한 창가의 책상에 가만히 기대어 느긋하게 깊은 한숨을 쉰다. 그 모습은 "멍하니 짝을 잃어버린 듯 했다." -사랑하는 아내를 잃고서 공허한 마음에 자신도 세상도 잊은 사람 같다는 것이다. | ||
+ | 제자인 안성자유에게는 스승의 그 무표정하고 무감동한 모습이 혹은 시든 나무가 꼿꼿이 서 있는 듯하고 혹은 불기를 꺼뜨린 재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그는 자기(子綦)에게 이렇게 묻는다. | ||
+ | "어찌 된 일입니까? 오늘 책상에 기대신 모습은 예전과는 다릅니다만." | ||
+ | "언아, 정말 훌륭하구나"는 제자의 관찰이 예리한 것을 칭찬한 말이다. | ||
+ | "지금 나는 나 자신을 있었다"라는 말은 <제물론>편 전체의 귀결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
2022년 4월 14일 (목) 01:24 판
<<장자>> <제물론> 소개
○ <<장자>>를 통틀어 가장 난해하기로 이름난 부분이기도 함 ○ <제물론(齊物論)>이라는 편명에 대해 곽상(郭象, 252?~312?), 성현영(成玄英) 등의 주석가들은 옳고 그름[시비(是非)], 아름답고 추함[미추(美醜)]라는 편견을 떠나 일체의 사물이 모두 동등한 가치를 지니는 만물제동(萬物齊同)의 세계를 주장한다는 의미로 보고 '제물(齊物)의 이론(論)'으로 보았음
<<장자>> <제물론> 1
南郭子綦(남곽자기) 隱机而坐(은궤이좌)하야 仰天而噓(앙천이허)호대 荅焉似喪其耦(답언사상기우)러라 顔成子游(안성자유) 立侍乎前(입시호전)이러니 曰何居乎(왈하거호)오 形(형)은 固可使如槁木(고가사여고목)이며 而心(이심)은 固可使如死灰乎(고가사여사회호)아 今之隱机者(금지은궤자)는 非昔之隱机者也(비석지은궤자야)로소이다 子綦曰(자기왈) 偃(언)아 不亦善乎(불역선호)아 而問之也(이문지야)여 今者(금자)에 吾喪我(오상아)호니 汝(여)는 知之乎(지지호)아
① 남곽자기(南郭子綦)가 팔뚝을 안석에 기대고 앉아서, 하늘을 우러러보며 길게 한숨을 쉬는데, 멍하니 몸이 해체된 듯이 ② 자기 짝을 잃어버린 것 같았다. ③ 안성자유(顔成子游)가 앞에서 모시고 서 있다가 말했다. “어쩐 일이십니까? ④ 육체는 진실로 시든 나무와 같아질 수 있으며 마음은 진실로 불꺼진 재와 같아질 수 있는 것입니까? 지금 안석에 기대고 계신 모습은 이전에 책상에 기대 계시던 모습이 아니십니다.” 자기(子綦)가 이렇게 대답했다. “언(偃, 안성자유)아, 너의 질문이 참으로 훌륭하구나. 지금 ⑤ 나는 나 자신을 잃어버렸는데, ⑥ 너는 그것을 알고 있는가!
- ① 남곽자기(南郭子綦)
○ 가공의 철학자. 고대에 안쪽 성에는 주로 상류층의 사람들이 살았고 외곽에는 주로 하층민이 살았음
○ 이름을 남곽자기라고 지은 이유는 세상 사람들이 인정하지 않는 남곽(남쪽 외곽_에 살면서 도의 근본을 체득한 사람이라는 의미를 담아 설정한 인물로 보임
- ② 자기 짝을 잃어버린 것 같았다[喪其耦(상기우)]
○ 자기상실을 의미함
○ 육체를 잃어버리는 자기상실이 있고 반대로 정신을 잃어버리는 세속적인 의미의 자기상실이 있음
- ③ 안성자유(顔成子游)
○ 성 안에 사는 출신이 귀한 사람이지만 거꾸로 성 밖의 피지배계층인 남곽자기에게 도를 물었다는 역설적인 우언임
- ④ 육체는 진실로 시든 나무와 같아질 수 있으며 마음은 진실로 불꺼진 재와 같아질 수 있는 것입니까[形固可使如槁木(형고가사여고목)이며 而心固可使如死灰乎(이심고가사여사회호)]
○ ‘정적무심(靜寂無心)’을 이상으로 여기는 도가적 삶의 태도
○ 그러나 이 표현은 도와 일체가 되는 경지에 도달한 진인(眞人)의 입에서 나온 말이 아니라 외부에 드러나는 것을 제삼자가 객관적으로 묘사한 것일 뿐임
- ⑤ 나는 나 자신을 잃어버렸는데[吾喪我(오상아)]
○ 내가 나 자신을 잃어버림. 한원진(韓元震)은 “나를 잃어버림[喪我(상아)]은 자기 자신을 잊어버렸음을 말한 것이다. 자기 자신을 잊어버리면 천지만물을 일체로 보아 다시 저와 나의 구분이 있음을 알지 못한다[喪我 言忘其身也 忘其身 則視天地萬物爲一 不復知有彼我之分也].”고 풀이했음
- ⑥ 너는 그것을 알고 있는가[汝知之乎(여지지호)]
○ 니가 나 자신을 잃어버린 경지를 알고 있느냐. 모를 것이라고 전제하고 묻는 역설적인 표현임
- <제물론> 첫 시작부분 감상하기
☞ 후쿠나가 미츠지 지음, 정우봉·박상영 옮김, <<후쿠나가 미츠지의 장자 내편>>, 문진, 2020, 57쪽
도성 안의 혼잡함을 피해 조용한 교외에 거처를 꾸미고 세속을 잊고 자기 자신조차 잊고서 유유자적한 삶을 즐기는 자기(子綦)는 소요유[절대자유 속에서 노님]의 빼어난 실천자이며, 드높이 세속을 초월한 그의 삶은 아득한 푸른 하늘 높은 곳으로 비상하는 대붕의 웅대한 모습에도 빗댈 수 있을 것이다. 어느날 그는 조용한 창가의 책상에 가만히 기대어 느긋하게 깊은 한숨을 쉰다. 그 모습은 "멍하니 짝을 잃어버린 듯 했다." -사랑하는 아내를 잃고서 공허한 마음에 자신도 세상도 잊은 사람 같다는 것이다. 제자인 안성자유에게는 스승의 그 무표정하고 무감동한 모습이 혹은 시든 나무가 꼿꼿이 서 있는 듯하고 혹은 불기를 꺼뜨린 재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그는 자기(子綦)에게 이렇게 묻는다. "어찌 된 일입니까? 오늘 책상에 기대신 모습은 예전과는 다릅니다만." "언아, 정말 훌륭하구나"는 제자의 관찰이 예리한 것을 칭찬한 말이다. "지금 나는 나 자신을 있었다"라는 말은 <제물론>편 전체의 귀결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