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인심성합일지도 토론2
☞ 주돈이의 <태극도설>에 대해 가졌던 또다른 질문: 인간은 왜 빼어난가?
권근의 <천인심성합일지도>를 통해 본 '인간은 왜 빼어난가?'에 대한 답변
○ <태극도>와 <천인심성합일지도> 모두 인간만이 유일하게 하늘과 맞닿아 서 있는 존재로 표현됨
○ <천인심성합일지도>의 인간은 그 자신이 가치와 가능성을 가진 존재로 자기수양이 가능하며, 자기수양을 통해 타인들을 선하게 이끌 수 있음
=> <천인심성합일지도>에서 인간은 경(敬)을 통해 성인으로 나아갈 수 있음
○ 인간은 동물보다 보다 다양하고 넓은 스펙트럼을 가지고 있음. 선과 악의 다양한 스펙트럼, 악에서 선으로 갈 수 있는 다양한 단계들, 다양한 감정들을 가지고 있음
○ 하늘이 인간에게 온전한 본성을 부여했기 때문에 인간은 빼어난 존재임
○ 악한 마음을 컨트롤 가능한 것은 오직 인간만이 가능함
=> 이러한 측면에서 인간 마음의 작용: 끊임없는 노력을 통해 선한 존재로, 진리를 탐구하는 존재로 살아가게 함
○ 인간만이 악에서 선으로 본성을 회복시킬 가능성을 지니고 있음
권근의 <천인심성합일지도>에 나타난 인간의 모습이 오늘날 갖는 시사점
○ 환경문제와 관련하여 인간이 지난 성찰할 수 있는 능력과 자기 수양 능력은 각종 문제를 해결하는 책임감을 지닌 주체로서의 인간의 역할을 돌오보게 함
○ 사회지도층이 자기수양과 성찰을 충분히 할 수 있다면 사회공동체의 구성원들을 잘 이끌어갈 수 있을 것임
○ 인간은 다양한 문제들을 회복할 수 있는 존재로 한 개인의 삶 뿐만 아니라 인간 외의 존재들을 보호할 수 있고, 환경문제들도 회복하고 복구할 수 있는 역량을 지니고 있음
참고: 중국 성리학의 주요 과제 중 하나, 복성(復性: 본성의 회복)
- 이고(李翶, 774~836)가 제시한 본성 회복의 문제
“사람이 성인이 되는 것은 본성 때문이다. 사람이 그 본성을 미혹시키는 것은 감정 때문이다. 기쁨, 노여움, 슬픔, 두려움, 사랑함, 싫어함, 욕구의 일곱 가지는 모두 감정의 작용이다. 감정이 이미 어두워지면 본성도 숨겨지는데, 이는 본성의 잘못이 아니고 일곱 가지 감정이 교대로 도래하여 본성이 충실해 질 수 없었기 때문이다.”
- 이고의 『복성서(復性書)』
=> 이고는 인간의 본성은 선한데 감정의 작용으로 인해 본성이 가려진다고 보았음
- 유교경전인 『예기』에 나타난 인간 본성에 깃든 천리(天理)가 없어지는 이유에 대한 언급
“사람이 태어나 고요한 상태가 하늘이 부여한 본성이다. 외부 대상의 자극을 받고서 움직이는 상태가 본성의 욕구(欲)이다. 외부 대상이 이르게 되면 지각이 지각 활동을 하게 되니, 그렇게 된 후에 좋아함과 싫어함이 드러나게 된다. 좋아함과 싫어함이 내면에서 절제하지 못하고 지각이 외부에 의해 끌려가 자신에게로 돌아오지 못하면 천리(天理)는 없어지게 된다.”
人生而靜, 天之性也. 感於物而動, 性之欲也. 物至知知, 然後好惡形 焉. 好惡無節於內, 知誘於外, 不能反躬, 天理滅矣.
-『예기』 「악기」
=> 예전부터 유가철학에서는 하늘이 부여한 본성을 그대로 인간이 발휘하지 못하는 이유에 관한 문제, 왜 금수만도 못한 인간이 되는지에 대한 문제를 감정과 연관시켜 연구했음. 성리학에 이르러서는 이에 관한 논의를 보다 체계화함
- 권근이 말한 인간 본성의 회복문제
☞ 참고: 한국고전종합DB <<양촌집(陽村集)>>
맹자가 말하기를 “마음을 기르는 데는 욕심을 적게 함만 같음이 없다.” 라고 했다. 욕심을 적게 하면 마음이 저절로 맑아지고, 마음이 맑아지면 모든 선(善)한 마음이 생기는 것이니, 맑음이 지극해지면 마음속이 환하여 인욕(人欲)이 정화되고 천리(天理)가 행해지므로 성현들의 덕을 순치(馴致: 점차 따라감)할 수 있으나, 만약 한 생각이라도 선하지 못한 것이 마음에 싹트는 것을 제거하지 않으면, 음침한 구름이 하늘을 덮고 흙탕물이 맑은 시내를 흐리게 함과 같아 눈은 색(色)을 욕심 내고 입은 맛을 욕심 냄으로써, 나의 밝은 마음은 날로 어두워지고 정욕과 이해관계에 얽힌 사심이 어수선하게 꿈틀거리며 움직일 것이니, 금수와 다름이 거의 없게 될 것이다.
-권근, <<양촌집>>
=> 인간이 금수와 다름 없어지게 되는 경계: 욕심으로 인해 마음에 싹트는 생각, 온갖 욕망과 이해관계에 얽힌 사심, 인욕으로 인해 본성을 가리게 되는 일 등
천하의 물은, 도랑과 못의 작은 것이나 강과 바다의 큰 것이 모두 다 물이지만, 도랑과 못은 낮은 곳에 있기 때문에 모든 오물이 모여 더러워지기 쉽고, 강과 바다는 양이 크기 때문에 흐린 것을 거절하지 않고 모두 받아들이므로 다 극히 맑을 수 없으니, 극히 맑은 것은 오직 산에 있는 시내[澗]뿐이다. 그 근원이 높기 때문에 오물이 모여들 수 없고, 그 흐름이 빠르기 때문에 흐린 것이 머물 수 없으며, 돌이 있어 부딪치고, 모래가 있어 걸러진다. 비록 그 쏟아져 흐름이 차서 넘치며, 더디고 급하고 부딪치고 솟아오르며, 낭떠러지에서 떨어지고 웅덩이에서 소용돌이치며, 평탄한 데서는 곧게 흐르고 굽은 데서는 굽이치며, 폭포가 되기도 하고 땅 속으로 스며들며, 장마에는 불어나고 얼음 속에서는 좁은 길로 흘러, 그 변화함이 한이 없으나, 그 맑음은 태연자약하여, 졸졸 콸콸 밤낮없이 만고(萬古)를 지나도록 쉬지 아니하니, 도를 닦는 선비가 마땅히 이를 보고 스스로 힘써서, 그 마음을 맑게 하고 그 천성을 회복해서 선(善)에 머물러 두고 떠나지 않게 하여야 할 것이다.
-권근, <<양촌집>>
=> 마음을 맑게 하는 것이 천성을 회복할 수 있는 것이며, 여기에서 천성의 회복이란 선(善)에서 떠나지 않고 여기에 머무르는 상태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