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 제6편

An_SW
Esang21c (토론 | 기여)님의 2022년 10월 13일 (목) 22:06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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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 제6편 <대종사(大宗師)> 간략 소개

☞ 번역문 출처: 동양고전종합DB 안병주 역주

○ 대종사(大宗師)는 커다란 종사(宗師), 대종(大宗)인 스승, 크게 존숭할 스승 등으로 볼 수 있는데 모든 가르침의 으뜸이 되는 도(道)를 바로 대종사(大宗師)라고 할 수 있음
○ 중국 학자인 왕숙민(王叔岷)은 이 편은 신선사상이나 법가사상까지 뒤섞여 있어서 장자의 초기 작품이거나 장자를 배우는 무리들이 어지럽힌 점이 있는 것 같다고 보기도 했음
○ 이케다 토모히사[지전지구(池田知久)]는 '화(化: 변화)'의 사상이 많이 보이는 것을 이 편의 특징으로 꼽고 있음. 그는 “이 화(化)란 물(物)이 그 물(物)로서는 죽어서 다른 물(物)로 태어나는 전화(轉化)‧전생(轉生)이고 이것이 한없이 영겁으로 반복되는 일종의 윤회”라고 보기도 했음


<대종사>의 시작, 도를 체득한 진인(眞人)에 대한 묘사

 知天之所爲(지천지소위)하며 知人之所爲者(지인지소위자) 至矣(지의)니라
 知天之所爲者(지천지소위자)는 天而生也(천이생야)요 知人之所爲者(지인지소위자)는 以其知之所知(이기지지소지)로 以養其知之所不知(이양기지지소부지)하야 終其天年(종기천년)하야 而不中道夭者(이부중도요자) 是(시)는 知之盛也(지지성야)니라
 ...
 何謂眞人(하위진인)고
 古之眞人(고지진인)은 不逆寡(불역과)하며 不雄成(불웅성)하며 不謨士(불모사)하더니
 若然者(약연자)는 過而弗悔(과이불회)하며 當而不自得也(당이부자득야)하나니라
 若然者(약연자)는 登高不慄(등고불율)하며 入水不濡(입수불유)하며 入火不熱(입화불열)하나니 是(시)는 知之能登假於道者也(지지능등가어도자야) 若此(약차)하니라
 古之眞人(고지진인)은 其寢不夢(기침불몽)하며 其覺無憂(기각무우)하며 其食不甘(기식불감)하며 其息深深(기식심심)하니라
자연이 운행하는 이치를 알고 사람이 해야 할 바를 아는 사람은 지극한 존재이다. 자연이 운행하는 이치를 아는 사람은 자연의 도를 따라 살고, 사람이 해야 할 바를 아는 사람은 자기의 지식으로 알고 있는 것을 가지고 자기의 지식으로 알지 못하는 것을 길러서 천수(天壽)를 다 마쳐 중도에 요절하지 않으니 이런 사람은 앎이 성대한 사람이다. 무엇을 일러 진인(眞人)이라 하는가. 옛날의 진인은 적다고 해서 거절하지 않으며, 공(功)을 이루어도 뽐내지 아니하며, 인위적으로 일을 도모하지 않았다. 그 같은 사람은 실패하여도 후회하지 아니하며, 일이 합당하게 이루어져도 우쭐거리지 않는다. 그 같은 사람은 높은 데 올라가도 두려워 떨지 아니하고, 물 속에 들어가도 젖지 아니하며, 불 속에 들어가도 뜨겁지 아니하니, 이것은 앎이 도의 경지에 오름이 이와 같은 것이다. 옛날의 진인은 잠잘 때에는 꿈을 꾸지 않았고, 깨어 있을 때에는 근심이 없었으며, 먹을 때에는 달게 여기지 아니하였으며, 숨은 길고 길었다.

◈ 적다고 해서 거절하지 않으며[不逆寡(불역과)]: 역경이나 실패에 처해서도 그것을 거스르지 않고 주어진 대로 받아들인다는 의미
◈ 인위적으로 일을 도모하지 않았다[不謨士(불모사)]: 모든 일을 자연에 맡긴다는 뜻


 古之眞人(고지진인)은 不知說生(부지열생)하며 不知惡死(부지오사)하야 其出不訢(기출불흔)하며 其入不距(기입불거)하야 翛然而往(소연이왕)하며 翛然而來而已矣(소연이래이이의)니라
 不忘其所始(불방기소시)하며 不求其所終(불구기소종)하야 受而喜之(애지희지)하며 忘而復之(망이복지)하더니
 是之謂不以心捐道(시지위불이심연도)하며 不以人助天(불이인조천)이라 하나니 是之謂眞人(시지위진인)이니라
 若然者(약연자)는 其心(기심)이 志(지)하며 其容(기용)이 寂(적)하며 其顙(기상)이 頯(규)하니 凄然似秋(처연사추)하고 煖然似春(훤연사춘)하야 喜怒通四時(희노통사시)하야 與物有宜(여물유의)하야 而莫知其極(이막지기극)이니라
 ...
 古之眞人(고지진인)은 其狀(기상)이 義而不朋(의이불명)하야 若不足而不承(약부족이불승)하며 與乎其觚而不堅也(여호기고이불견야)하며 張乎其虛而不華也(장호기허이불화야)니라
 死生(사생)이 命也(명야)니
 其有夜旦之常(기유야단지상)은 天也(천야)라 人之有所不得與(인지유소부득여)니 皆物之情也(개물지정야)니라
옛날의 진인(眞人)은 생(生)을 기뻐할 줄 모르고 죽음을 싫어할 줄도 몰라서, 태어남을 기뻐하지도 아니하며 죽음을 거부하지도 아니하여 홀가분하게 (세상을) 떠나며, 홀가분하게 (세상에) 태어날 따름이다. 자신의 생이 시작된 곳을 잊지 않지만, 그렇다고 해서 끝나는 곳을 알려고 하지 않아서, 생명을 받아서는 그대로 기뻐하고, 생명을 잃게 되어서는 대자연으로 돌아간다. 이것을 일컬어 심지(心知: (인위적인) 마음과 앎)으로 도를 손상시키지 아니하고, 인위적인 행위로 무리하게 자연의 운행을 조장(助長)하지 않는다고 하니 이런 사람을 일러 진인이라고 한다. 그 같은 사람은 마음이 한 곳에 머물러 있으며, 모습은 고요하며, 이마는 넓고 평평하니, 서늘함은 가을과 같고 따스함은 봄과 같아서, 희노(喜怒: 기쁨과 분노)의 감정이 사계절과 통하여 사물과 적절하게 어울려서 그 끝을 알지 못한다. ... 옛날의 진인(眞人)은, 그 모습이 높이 솟은 산처럼 당당하면서도 무너지지 아니하며, 부족한 것 같지만 남에게서 받지 않으며, 몸가짐이 법도에 꼭 맞아 태도가 단정하면서도 고집하지 않으며, 넓고 크게 마음을 비운 듯하면서도 꾸미지 않았다. 죽고 사는 것은 명이다. (죽고 사는 것에) 밤낮처럼 일정함이 있는 것은 자연인지라 사람이 관여할 수 없는 바가 있으니 이것이 사물의 참다운 모습이다.

◈ 이마는 넓고 평평하니[其顙頯(기상규)]: 넓고 평평하여 이맛살을 찌푸리지 않음. 진인(眞人)은 소박한 상태를 지키기 때문에 이마조차도 꾸밈(주름)이 없다는 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