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위(易緯)의 역학사상

An_SW
Esang21c (토론 | 기여)님의 2024년 4월 9일 (화) 10:43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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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위(易緯)』가 출현할 수 있었던 한대(漢代) 시대배경

천명(天命)의 이론화의 시도

김일권, 『동양 천문사상: 하늘의 역사』, 예문서원, 2007

  • 『주역』에 나타난 천문(天文)

1. ‘인문’에 대비되는 천문

 『주역』 비괘(賁卦) 「단전(彖傳)」
“천문을 관찰하여 시간의 변화를 살피며, 인문을 관찰하여 천하의 감화를 이룬다.(觀乎天文, 以察時變, 觀乎人文, 以化成天下)”

=> 시간의 변화, 시대의 변동을 하늘의 문식인 천문을 통해 비추어 본다는 의도를 담음. 인문에 대비되는 천문 범주를 설정함으로써 장차 둘의 관계가 긴밀해질 것임을 시사함


2. ‘지리’에 대비되는 천문

 『주역』 「계사전」
“역은 천지에 준하는 까닭에 천지의 도를 두루 조율할 수 있다. 우러러 천문을 살피고, 구부려 지리를 살핀다. 이 때문에 어둠과 밝음의 원인을 안다.(易與天地準, 故能彌綸天地之道. 仰以觀於天文, 俯以察於地理, 是故知幽明之故)”

=> 천지의 도를 조율하는 상위개념으로 역이 설정되어 있으며 그 역의 내용 범주에 천문과 지리가 대비되어 있음. 지리를 안다는 것이 천문을 떠날 수 없다는 맥락임


  • 진한(秦漢) 시기, 삼재합일적 세계관의 확립

○ 진한(秦漢) 시대 무렵에는 천문+지리+인사의 삼재 합일적 세계관이 확산됨
○ 동중서(B.C.179~B.C.104)의 『춘추번로(春秋繁露)』 「입원신(立元神)」: “천지인은 만물의 근본이다. 하늘이 만물을 낳고 땅이 만물을 기르며 사람이 만물을 성숙시킨다. 하늘은 효제(孝悌)로써 낳으며, 땅은 의식(衣食)으로써 기르며, 사람은 예악(禮樂)으로써 성숙시킨다. 이 셋은 서로 수족이 되어 하나의 몸을 이루니 한가지라 하지 않을 수 없다.”


  • 한대(漢代) 정치적 천명의 정당성을 확립하기 이론화

○ 요임금이 순임금에게 임금 자리를 선양(禪讓)해 주었던 것처럼 하-은-주 고대 삼대(三代)의 교체 또한 정복의 역사가 아니라 선양의 관계로 보려고 했음
○ 그리고 그 주나라의 정통성이 한나라에게 이어졌음을 이론화했음
○ 한나라 이전의 진시황은 최초의 통일제국 황제가 아니라 윤위(閏位)에 불과하므로 정통성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보았음 ○ 즉 한고조의 정통성은 진제국에서 이어지지 않고 주나라에서 직접 연결되는 것임
○ 이를 우주론적 질서 속에서 설명해내려 했음
○ 진나라 이후, 한나라가 들어서면서 왕권의 근거를 하늘에서 구하는 천명사상의 일환에서, 천문관이 중시됨
○ 왕조의 역사는 하늘의 운행이 순환하는 것처럼 순환한다는 원리를 구축하고자 했으며, 이 과정에서 특히 한나라 왕조가 무력으로 천명을 거스르면서 교체된 것이 아니라, 천명에 따라 우주의 순환 원리에 따라 그 정통성을 이어받은 것임을 강조하게 됨
○ 한나라 사람들에게 중요한 정통성의 근거는 하-은-주였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