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칠정논쟁1
조선 성리학의 주요 과제
☞ 윤사순, <<조선, 도덕의 성찰>>, 돌베개, 2010
○ "천인심성합일지도"라는 제목 그 자체에서 볼 수 있듯이 인간이 하늘, 만물과 하나라는 점에 주목했음
○ 권근은 '인(人)'의 의미를 설명하면서 "인(人)은 인(仁)이다"라고 해석했음
=> 인(仁)은 공자에게 "사람을 사랑하는 것[애인(愛人)]"으로 설명된 뒤에 성리학을 일으킨 정호(程顥, 1032~1085)는 우주의 입장에서 "생(生: 낳음)의 뜻"이라고 했음. 또 후에 주희(1130~1200)에 오면 인(仁)은 "만물을 낳는 이치[생물지리(生物之理)]" 또는 "만물을 낳는 본성[생물지성(生物之性)]"이라고 해석됨
=> 권근은 이러한 중국 성리학자들의 "사람에 대한 사랑"을 넘어선 "만물 생성의 특성(혹은 이치/본성)"을 가리키는 인(仁)의 의미를 인간을 이해하는 데 적용함. 즉 만물을 낳는 이치로서 인(仁)이 의미를 지니고 있는 만큼 인간의 인간다움을 의미하는 인(仁)은 사람을 살리고 만물을 살리고자 하는 선한 마음이라고 할 수 있음
☞ 그런데 이 선한 마음은 어디에서 온 걸까?
선의 근원, 본성 파악을 위한 천명 연구
- <중용(中庸)>에서 말한 인간 본성의 근원으로서의 천명
하늘이 명한 것을 성[性, 본성]이라고 한다.[천명지위성(天命之謂性)]
=> <중용>에서는 하늘이 명한[천명(天命)] 본성이 인간에게 구비되어 있다고 보았음
- 후대 중국 성리학들이 정의한 인간 본성
○ 후에 중국 성리학자들은 인간의 본성을 '본연지성(本然之性)'과 '기질지성(氣質之性)'으로 구분했음. 기질지성은 기질로 인한 본성의 의미이고 본연지성은 사단과 관련된 인의예지의 본성임
추만 정지운의 <천명도>
○ 16세기 조선 성리학계를 대표하는 추만 정지운(1509~1561), 하서 김인후(1510~1560), 퇴계 이황(1501~1570), 고봉 기대승(1527~1572) 등은 모두 천명에 대한 연구에 열중했음. 이들은 다 <천명도>를 그렸는데 정지운은 그것에 대한 해설서인 <<천명도해(天命圖解)>>를 지었고, 이황도 같은 종류의 <<천명도설(天命圖說)>>을 지었음
○ 천명에 대한 성리학적 연구, 그림과 해설을 통한 연구 방식은 다른 나라의 성리학계에서 볼 수 없는 특수한 현상임. 천명에 대한 그림을 통한 연구는 조선 성리학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음
- 정지운의 <천명도>(고려대 소장 만송문고 <천명도해>)
- 이황의 <천명신도(天命新圖)>
☞ 퇴계는 자신의 <천명도>에 대해 "배우는 이들로 하여금 이 <천명도>를 통해 진실로 천명이 자신에게 구비되어 있음을 알고 덕성을 존중하여 그것을 보존, 확충[존덕성(尊德性)]하고 믿고 따름을 극진하게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음. 그는 주렴계의 태극도설을 모델로 하면서도 천명을 하나의 권역으로 보고 순선한 성(性)과 그로부터 발현되는 사단칠정에 이르는 선의 일맥을 표현하고 있음 (이정환, <퇴계 <천명도설>과 <천명도>에 대한 철학적, 도상적 재검토>, <<퇴계학보>> 제135집, 2014, 9쪽)
사단칠정 논쟁의 시작
- 배경
○ <<퇴계집>>에 따르면, 추만 정지운이 그와 이웃에 살았는데 퇴계의 조카가 정지운의 <천명도>를 얻어 가지고 와서 보여주었는데 그 도설과 해설에 고칠 곳을 발견하게 됨. 처음에는 누가 지은 것인지 모르다가 수소문 해서 그것이 정지운에서 나온 것임을 알게 됨
○ 특히 이 <천명도>에서 정지운이 "사단은 ‘이(理)’에서 발하며, 칠정은 ‘기’에서 발한다.[四端發於理, 七情發於氣]"라고 작성했던 부분을 이황이 "사단은 ‘이(理)’가 발한 것이고, 칠정은 ‘기’가 발한 것이다.[四端理之發, 七情氣之發]"로 고치게 함
○ 이에 정지운도 이황의 견해를 따라 새로 <천명신도>를 작성하게 됨
○ 정지운이 고봉(高峯) 기대승(奇大升, 1527~1572)에게 보여주었고 고봉은 이에 대해 비판함
○ 정지운이 고봉에게 <천명도>를 보여주었고, 고봉은 이에 대해 비판함. 이 비판이 여러 경로를 통해 퇴계의 귀에 들어가고, 퇴계(1501~1570)는 비판의 일부를 인정하면서 자신이 수정한 내용을 고봉에게 편지로 전달했음. 이후 10년간 약 10통의 편지를 주고받으며 논쟁을 벌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