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역: 여괘, 인생은

An_SW
Esang21c (토론 | 기여)님의 2023년 10월 16일 (월) 09:08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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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OOO이다! 인생을 한 단어로 표현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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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어떻게 규정하느냐에 따라 인생에서 마주하는 어려움, 기쁨, 슬픔 등을 이해하는 방식이 달라지지 않을까요?


주역의 56번째 괘 여괘(旅卦), 여행길, 나그네길로서 우리 인생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여괘

여괘 괘상.png

  • 괘상: 하괘 간괘의 산은 멈추어 움직이지 않고 상괘 이괘의 불은 오히려 움직이고 머무르지 않음. 아래에 있는 거쳐를 떠나서 움직이는 상(象)임(정이)
  • 여괘의 여(旅)는 나그네를 말하고 돌아갈 집이 없는 것임. 사람이 바깥에서 여행할 때 생활은 불안정하고 주위 사람들은 모두 모르는 사람으로 그에 대한 관심이 없음. 이런 나그네는 방황하기 쉬운데 어떤 상황에 있든 반드시 정도(正道), 즉 바른 길을 지켜가야만 비로소 길할 수 있음


여괘(旅卦) 괘사

 旅(여)는 小亨(소형)하고 旅貞(여정)하여 吉(길)하니라. 
 여(旅)는 조금 형통하고 여행함에 바르게 하면 길할 것이다. 
  • 여행길에서 중요한 것은 정도(正道)를 지켜가는 것임. 자칫 오만했다가는 높은 체 했다가는 한순간에 모든 것을 잃을 수 있음
  • 이 여행길에 오르는 것 자체가 어려운 상황들과 마주하기는 하지만, 일정하게 거주할 곳 없이 떠돌아다녀야 하는 상황이지만 인생의 국면국면에서 좋은 일들도 마주함 여전히 조금은 형통할 수 있는 것임


여괘(旅卦) 「단전」

 彖曰(단왈) 旅小亨(여소형)은 柔得中乎外而順乎剛(유득중호외이순호강)하고 止而麗乎明(지이리호명)이라 是以小亨旅貞吉也(시이소형려정길야)니 旅之時義(여지시의) 大矣哉(대의재)라.
 「단전(彖傳)」에 말했다. “여(旅)가 조금 형통함은 유(柔)가 밖에서 중(中)을 얻고 강(剛)에게 순종하며, 멈추고 밝음에 걸려 있다. 이 때문에 조금 형통하고 여행하는 데 바르게 하면 길한 것이니 여(旅)의 때와 의미가 크도다.
유(柔)가 밖에서 중(中)을 얻는다(柔得中乎外)는 6효 중에 어디를 가리키는 것일까요?

여괘 육오.jpg

☞ 중(中)은 2효, 5효를 말하는데 밖(外)은 외괘(外卦)를 뜻하는 것으로 육오효를 일컬음


그렇다면 육오효가 강(剛)에게 순종한다고 했을 때 누구한테 순종하는 것일까요?

여괘 육오 비.jpg

☞ 육오효는 육이효와 응의 관계가 아님. 음으로 양에게 순종함. 상효와 4효에게(비(比)의 관계) 순종하는 상황임

  • 止而麗乎明(지이리호명: 멈추고 밝음에 걸려 있다)

○ 상괘 이괘(離卦)는 밝음(明), 걸림(麗)을 상징함
○ 하괘 간괘(艮卦)는 그침, 멈춤(止)을 상징함
○ 여괘 괘상을 보고 「단전」에서는 멈추고 밝음에 걸려 있다고 했음

이것을 어떻게 해석할 수 있을까요?

○ 여괘의 중심이 되는 육오효가 유한 성격으로 순종하면서 밝은 곳에 멈추어 있을 수 있는 상황으로, 여행길에 때에 맞게 멈출 수 있기 때문에 형통할 수 있음. 여행길은 여러 뜻밖의 상황과 어려움을 만날 수 있음. 어려운 상황에서 적절한 도움과 필요할 때도 있으며 주위를 돌아보며 올바른 길, 방향을 선택할 수 있어야


  • 旅之時義(여지시의) 大矣哉(대의재: 여(旅)의 때와 의미가 크구나)

○ 여괘의 여섯 효는 인생이라는 여행길에서 각 국면마다 겪게 되는 어려움과 이를 풀어나가는 방향성을 보여주고 있음


여괘(旅卦) 「상전」

 象曰(상왈) 山上有火旅(산상유화려)니 君子以(군자이)하여 明愼用刑(명신용형)하며 而不留獄(이불류옥)하나니라.
 「상전(象傳)」에 말했다. “산(山) 위에 불이 있는 것이 여(旅)이니, 군자가 이를 본받아서 형벌을 쓰는데 명확하고 신중하게 하며 옥사(獄事)를 지체하지 않는다.” 


  • 山上有火旅(산상유화려: 산(山) 위에 불이 있는 것이 여(旅))

여괘 괘상.png

○ 상괘는 이괘(離卦)로 불을 상징하고 하괘는 간괘(艮卦)로 산을 상징함
○ 상전에서는 이를 산 위에 불이 있다고 표현했음
○ 정이는 불이 높은 곳에 있어 그 밝기가 비추지 않는 곳이 없는 상황이라고 보았음


  • 明愼用刑而不留獄(명신용형이불류옥: 형벌을 쓰는데 명확하고 신중하게 하며 옥사(獄事)를 지체하지 않는다)

○ 군자가 산 위에 불이 밝게 비추는 상(象)을 보고 형벌을 명확히 하고 함부로 형벌을 쓰지 않는다고 보았음
○ 불이 번져가고 어느 한 군데 머물러 있지 않은 상(象)을 보고 부득이한 대안책으로 하는 옥사를 백성들이 오랫동안 머물게 하지 않음.(정이) 형량에 맞게 집행하고 반성의 기미가 보이면 사면해 줌


여괘(旅卦) 효사, 「상전」

 初六(초육)은 旅瑣瑣(여쇄쇄)니 斯其所取災(사기소취재)니라.
 초육(初六)은 여행자가 자질구레하고 간사하니, 이 때문에 재앙을 가져오게 된다.
 象曰(상왈) 旅瑣瑣(여쇄쇄)는 志窮(지궁)하여 災也(재야)라.
 「상전(象傳)」에 말했다. “여행자가 자질구레하고 간사하다는 것은 뜻이 궁하여 재앙이 있는 것이다.”
  • 旅瑣瑣(여쇄쇄: 여행자가 자질구레하고 간사함)

○ 瑣(쇄)는 옥(玉)을 부순 가루임. 잘고 좀스러운 모양을 말함(정병석). 사람에 비유하자면 야비하고 추잡스러우며 자질구레한 사람을 말함. 이런 사람은 후회할 일과 모욕스러운 일이 닥쳐오지 않을 수가 없음.(초육) 그래서 재앙을 가져온다고 말했음
○ 초육은 여괘의 가장 아랫자리에 있으면서 유약한 사람임. 의지가 박약하면서 자기 것만 계산하는 사람으로 결국 나쁜 결과로 돌아오게 됨(정병석)


  • 志窮災也(지궁재야: 뜻이 궁하여 재앙이 있는 것)

○ 의지가 박약해서 스스로 재앙을 만들어내는 것임


연약하고 의지가 약한 여행자가 이제 여행의 출발길에 올랐습니다. 연약하고 의지도 충분치 않아 스스로 문제를 초래하기도 하고 후회하기도 하고 앞으로 닥쳐올 난관은 많은데 벌써부터 자신이 없고 마음도 너무 힘들어 하네요. 앞으로의 여행길이 어떻게 펼쳐나가게 될까요? 궁금하시죠?


 六二(육이)는 旅卽次(여즉차)하여 懷其資(회기자)하고 得童僕貞(득동복정)이로다. 
 육이(六二)는 여행자가 여관에 머무니 그 노자를 간직하고 어린 시종의 충직함을 얻게 된다.
 象曰(상왈) 得童僕貞(득동복정)은 終无尤也(종무우야)리라.
 「상전(象傳)」에 말했다. “어린 시종의 충직함을 얻는다는 것은 끝내 허물이 없다는 것이다.”
  • 懷其資(회기자: 그 노자를 간직함)

○ 懷(회)는 품는다, 간직한다는 뜻
○ 資(자)는 재물, 여행을 위한 노자돈을 말함


  • 得童僕貞(득동복정: 어린 시종의 충직함을 얻음)

○ 童僕(동복)은 어린 종을 뜻함
○ 貞(정)은 충직함을 말함
○ 여행자가 의지할 수 있는 대상임

  • 육이효는 유순하고 중정(中正)한 덕이 있음. 유순하면 사람들이 도와주고 중정하면 처신함이 마땅히 해야 할 도리를 잃지 않음. 그렇기 때문에 재물도 생기고 나그네가 의지할 수 있는 어린 시종도 생김. 그리고 이 어린 시종도 충직함을 지키고 있기 때문에 어떤 탈도 없는 것
  • 어느 정도 여행길이 익숙해진 여행자의 단계. 이것 저것 마음에서 털어낼 것을 어느 정도 털어내 마음도 보다 단단해지고 자신감도 있고 불안감도 적어지게 됨. 여행길에 따르게 되는 사람들도 생기고 어느 정도 재물도 들어옴


하지만 우리는 이런 상황에서 자칫 여행자로서의 본분을 잃거나 타내하고 안일해지기 쉽습니다. 그렇게 되면 어떻게 될까요?


 九三(구삼)은 旅焚其次(여분기차)하고 喪其童僕貞(상기동복정)이니 厲(여)하니라.
 구삼(九三)은 여행자가 머무는 숙소를 불태우고 어린 시종의 충직함을 잃었으니, 위태롭다.
 象曰(상왈) 旅焚其次(여분기차)하니 亦以傷矣(역이상의)요 以旅與下(이려여하)하니 其義喪也(기의상야)라.
 「상전(象傳)」에 말했다. “여행자가 머무는 숙소를 불태우니 또한 상처입고, 여행자로서 아래를 대하는 방식이 이와 같으니, 의리상(이치상) 상실할 것이다.”
  • 여괘에서 여행자로서 지켜가야 할 본분은 유순함과 겸손함임. 그런데 구삼은 양으로 강하여 중(中)하지 못하고 산을 상징하는 간괘에서 가장 윗부분에 위치해 있음. 산꼭대기에서 자신이 높은 듯 오만할 수 있지만 어디까지나 간괘는 하괘에 놓여 있음(정이)


  • 焚(분: 불태움): 구삼효의 바로 위는 이괘(離卦)로 불을 상징하고 불타는 상(象)이 됨


  • 喪其童僕貞(상기동복정: 어린 시종의 충직함을 잃음)

○ 喪(상): 잃다
○ 구삼의 지나친 강함 때문에 아랫사람들이 떠나가서 어린 시종의 충직함도 잃을 수 있는 상황임(정이). 불타서 숙소도 태우고 어린 시종도 잃어서 마음에 상실감에만 그치지 않을 것임. 더 심한 좌절감과 실질적인 피해를 입게 될 것임


  • 旅焚其次(여분기차)하니 亦以傷矣(역이상의)요 以旅與下(이려여하)하니 其義喪也(기의상야)라(여행자가 머무는 숙소를 불태우니 또한 상처입고, 여행자로서 아래를 대하는 방식이 이와 같으니, 의리상(이치상) 상실할 것이다)

○ 「상전」에서는 구삼효가 지나치게 강하게 행하는 상황에서 이내 아랫사람들과 서로 등지고 그들의 마음을 잃게 되는 상황으로 해석했음. 거처도 불타서 마음이 심란하고 상처입었는데 아랫사람까지 떠나가는 상황임. 여행자 자신의 오만한 태도로 인해 벌어진 상황임


  • 올바름을 지켜가야 하는데 기고만장해진 여행자. 남이 베풀어 준 것인데 자기 것인 양 당연하게 누리고 의기양양해진 여행자 같지 않은 여행자. 결국 숙소가 불타는 상황을 맞이하게 되고 자신을 따랐던 사람들도 잃게 됨. 여행자로서의 명분을 지키기 못한 호사가 재앙으로 귀결되었음


그럼 이제 끝일까? 그렇지 않다! 주역은 늘 위기 이후를 말한다. 인생의 여행길은 이제부터 진짜 시작이다!


 九四(구사)는 旅于處(여우처)하고 得其資斧(득기자부)하나 我心(아심)은 不快(불쾌)로다. 
 구사(九四)는 여행자가 잠시 머물러서 노자와 도끼를 얻었으나 자신의 마음은 불쾌하다.
 象曰(상왈) 旅于處(여우처)는 未得位也(미득위야)니 得其資斧(득기자부)하나 心未快也(심미쾌야)라.
 「상전(象傳)」에 말했다. “여행자가 잠시 머무는 것은 제자리를 얻지 못한 것이니, 노자와 도끼를 얻었으나 마음이 유쾌하지 못한 것이다.”


  • 구사효는 초육효와 응의 관계에 놓여 있어서 여행자로서 적절한 도움을 받아 잘 처신할 수는 있지만 구사효가 놓인 자리 자체가 중(中)도 아니고 정(正)도 아니기 때문에 자신의 뜻을 올바르게 펼칠 수 없는 상황임. 그래서 마음이 불쾌함(정이)


  • 旅于處(여우처: 여행자가 잠시 머무름)

○ 여기에서 處(처)는 잠시 머무는 곳으로 편안하게 거처할 수 없는 장소이며 앞서 말한 ‘次(차: 숙소)’와는 다름
○ 구이 단계에서 머물렀던 숙소와는 달리 장기적인 타향살이가 지속되면서도 계속 떠돌아다니는 어려운 상황임. 그래서 마음이 불쾌할 수밖에 없음(정병석)


  • 得其資斧(득기자부: 노자와 도끼를 얻었음)

○ 그런데 왜 도끼인가? 『주역집해찬소』에서는 구사가 바른 자리, 제자리를 잃어버리고 산 위에 머물고 있는 상황인데 산은 평탄한 땅이 아니기 때문에 도끼로 가시나무를 헤치고 나아가야 하는 상황이라고 보았음(정병석)


  • 旅于處(여우처) 未得位也(미득위야: 여행자가 잠시 머무는 것은 제자리를 얻지 못한 것임)

○ 구사효는 양으로 음의 자리에 있기 때문에 제자리, 바른 자리가 아님. 그래서 제자리를 얻지 못했다고 한 것임


  • 안락했던 숙소를 떠나 다시 이리저리 떠도는 나그네가 된 여행자. 도끼로 가시나무를 베면서 길을 만들고 도끼로 베어낸 풀, 나뭇가지로 만든 길 위의 임시숙소에 노숙하는 생활들... 호사스런 생활을 한 때 누려봤던 여행자는 불편한 잠자리와 생활이 마음에 들지 않음. 끝이 보이지않는 가시나무 숲길을 도끼로 베어내며 헤쳐 나가야 함


 六五(육오)는 射雉一矢亡(석치일시망)이라 終以譽命(종이예명)이리라. 
 육오(六五)는 꿩을 쏘아 맞추어 한 화살에 잡는다. 마침내 명예와 복록을 얻을 것이다. 
 象曰(상왈) 終以譽命(종이예명)은 上逮也(상체야)일새라.
 「상전(象傳)」에 말했다. “마침내 명예와 복록을 얻는다는 것은 위에 미치게 되어 있기 때문이다.”
  • 육오는 밝음을 뜻하는 이(離卦)의 중(中)의 자리에 놓여 있음. 중도를 얻었고 유순한 성격으로 위아래 강한 양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상황임. 유순한 성격으로 위, 아래에 놓여 있는 강한 이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상황임. 여행자로서의 처신을 매우 잘 하는 상황임
  • 射雉一矢亡(석치일시망: 꿩을 쏘아 맞추어 한 화살에 잡음)

○ 雉(치): 꿩
○ 射(석): 쏘다
○ 정이: 꿩을 쏘아서 (맞추어서) 한 화살에 죽게 함(亡)
○ 주희: 꿩을 쏘아 맞히는 상(象)이나 어쨌든 화살 하나를 잃고 허비하는 상황임. 하지만 잃는 것이 많지 않은 상황이며 마침내는 명예와 복록을 얻게 될 것임
=> 어떻게 해석하든 결국 꿩을 쏘아 맞춰서 그 여행자에 관한 소문과 명예가 알려지는 때


  • 終以譽命(종이예명: 마침내 명예와 복록을 얻을 것임)

○ 譽(예): 훌륭한 명성
○ 命(명): 복록(정이)


  • 終以譽命(종이예명)은 上逮也(상체야: 마침내 명예와 복록을 얻는다는 것은 위에 미치게 되어 있기 때문)

○ 오효는 군주의 자리이지만 여괘의 여행, 나그네에 관한 괘이기 때문에 나그네가 되면 지위를 잃으므로 여괘 오효에서는 오효 자체를 군주로 보고 있지는 않음(정이)
○ 높은 자리에까지 육오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미치는 상황임


  • 이제 누가 봐도 내공이 느껴지는 여행자. 무게감 있고 신뢰감 주는 그의 모습은 그의 내력을 말하지 않아도 누구나 범상치 않은 사람으로 느껴짐. 그에게 기회가 옴. 야생 생활에 익숙한 그가 마치 한 대의 화살로 야생 꿩을 한방에 잡듯이 우연한 기회에 경험과 연륜에서 우러난 일처리 방식으로 순식간에 권력과 재산을 가진 사람의 눈에 들게 됨. 이전과는 달리 기고만장하지 않고 겸허한 마음으로 자신의 마음의 중심을 잘 잡아감. 유순하게 주어진 것들에 감사할 줄 앎


 上九(상구)는 鳥焚其巢(조분기소)니 旅人(여인)이 先笑後號咷(선소후호조)라 喪牛于易(상우우이)니 凶(흉)하니라. 
 상구(上九)는 새가 둥지를 불태우니, 여행하는 사람이 먼저는 웃지만 뒤에는 울부짖는다. 소를 함부로 하여 잃으니, 흉하다.
 象曰(상왈) 以旅在上(이려재상)하니 其義焚也(기의분야)요 喪牛于易(상우우이)하니 終莫之聞也(종막지문야)로다.
 「상전(象傳)」에 말했다. “여행자로서 위에 있으니 의리상(이치상) 불타게 되는 것이고, 소를 함부로 하여 잃으니 끝내 알아듣지 못한 것이다.”


  • 鳥焚其巢(조분기소: 새가 둥지를 불태움)

○ 새가 날아서 높은 곳에 처하는 것임. 상구는 강하고 중도를 지키지 못하면서 가장 높은 자리에 위치해 있음. 그래서 새의 상(象)을 취했음. 여행자는 스스로를 낮추고 겸손해야 하는데 스스로 높은 체 하다 보니 편안하게 있을 곳을 잃게 됨 (정이)


  • 先笑後號咷(선소후호조: 먼저는 웃지만 뒤에는 울부짖음)

○ 처음에는 높은 자리에 위치해 있다고 오만하게 웃지만 나중에는 편안히 머물 곳을 잃어버려 울부짖는 상황에 이르게 됨을 경계한 것임
○ 올라가려는 성질을 지닌 양으로 가장 윗자리에 있게 때문에 처음에는 마음에 흡족해서 먼저는 웃지만 뒤에는 그런 오만한 상구효의 모습에 함께 하는 사람도 없고 마음의 편안함도 잃어버리게 되어 나중에는 울부짖게 되는 것임(정이)


  • 喪牛于易(상우우이: 소를 함부로 하여 잃음)

○ 易(이)
- 정이는 소를 함부로 해서 잃어버리는 것으로 해석했음
- 한편 정병석은 경계를 의미한다고 보았음. 장(場)의 뜻임. 넓고 큰 밭의 경계를 가리키는 것으로 상구가 가장 바깥 자리에 있음을 의미함. 소가 경계 바깥으로 가버려 찾을 수 없는 상황임. 상구가 자초한 일로 그 결과는 흉으로 귀결됨
○ 소를 순한 물건으로 풀아하면 자신이 가지고 있던 유순함을 잃어버린다는 뜻으로 풀이할 수도 있음(정이). 또 지금처럼 과거에도 소는 소중한 것인데 자신의 경거망동한 행동과 마음가짐으로 소중한 것을 잃어버리는 흉이 닥쳐올 수 있음을 말함


  • 終莫之聞也(종막지문야: 끝내 알아듣지 못함)

○ 상구가 지나치게 강하고 오만해서 유순하고 겸손한 마음을 잊고서 돌이킬 수 없는 결과에 이르게 된 것임(정병석)
○ 만일 이전에 스스로 깨달아 알았다면 울부짖는 데까지 이르지 않았겠지만 그러지 못해 다시 불타오르게 되어 이전보다 더 돌이킬 수 없는 심각한 피해를 입은 상황임(정이)


  • 인간이란 존재는 같은 실수를 반복할 수 있는 존재임. 점점 높은 자리에 오를수록 자신의 마음은 더 높아지고, 마치 자기 혼자 힘으로 주어진 자리와 권력인 듯 혼자만 기뻐하고 즐거워 함
  • 물극필반. 어김없이 극에 달하면 상황은 변화합니다. 자신이 미처 신경쓰지 못했던 아주 소소한 데부터 재앙은 시작됐지만 자기 자리와 자만심에 빠진 그는 미처 눈치채지 못함. 결국 재앙이 닥쳐오고 엉엉 울지만 이미 늦었음
  • 주역의 괘, 효는 경계의 의미를 가지고 있음. 흉함이 효사, 괘사에 나왔다고 하더라도 숙명론적으로 흉할 것이라는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그런 상황이 닥쳐올 수 있으니 자신을 점검하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음


주역의 여괘(旅卦)를 인생의 여정에 빗대어 본다면 우리는 어떤 원리를 도출해 낼 수 있을까요?
  • 참고: 조셉 캠벨의 영웅의 여정

○ 20세기 미국의 유명한 신화종교학자이자 비교신화학자인 조셉 캠벨(1904~1987)은 <<천의 얼굴을 가진 영웅(The Hero with a Thousand Faces)>>(1949)에서 시대와 지역을 가리지 않고 신화 속 영웅이야기에 일정한 패턴이 존재한다고 밝혔음
○ 그 패턴은 출발(Departure) -> 입문(Initiation) -> 회귀(Return)으로 이어지는 것으로 '영웅의 여정(Hero's Journey)'라고 불림 (출처: 비즈앤버즈) ☞ 영웅의 여정에 관한 그림

  • 여전히 중요한 서사로 쓰이는 신화 속 영웅의 여정, 마블의 영웅들

  • 전형적인 영웅의 여정


우리도 주역을 통해 이러한 이론을 제시해 볼 수 있지 않을까요?


오늘의 토론 주제(2023.10.16)

 주역의 여괘(旅卦)를 인생의 여정에 빗대어 본다면 어떤 원리를 도출해 낼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