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세신화 반고
중국의 또 다른 창세신화, 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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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고 신화" (정재서, <<이야기 동양신화>>, 황금부엉이, 2004, 35~39쪽)
태초의 우주는 아주 커다란 알과 같았다. 그 거대한 알의 내부는 지극한 혼돈 상태로 마치 노른자와 흰자가 한 데 들어 있는 달걀의 속과 같았다. 하늘과 땅은 서로 구분이 없이 뒤섞여 있었고, 무거운 것과 가벼운 것, 뜨거운 것과 차가운 것이 뒤엉켜, 어둠과 밝음조차 나누어지지 않았다. 그런데 그 격렬한 혼돈의 소용돌이 속에 아주 작은 덩어리가 생겨났고 그것은 점점 커져서 거대한 사람의 모습으로 변해갔다. 마치 달걀 속의 병아리처럼 알 속의 혼돈이 최초의 우주적 생명인 한 거인을 낳은 것이다.
☞ 사진출처: 정재서, <<이야기 동양신화>>, 황금부엉이, 2004, 36쪽
☞1. 질문: 그런데 왜 태초의 우주는 서로 구분 없이 뒤섞여 있었다고 보았을까? 혼돈의 의미는 무엇일까? ☞2. 질문: 왜 반고는 알에서부터 시작될까?
거인은 혼돈의 알 속에서 그 커다란 몸을 웅크린 채 마냥 잠을 잤다. 주변이 온통 혼돈의 소용돌이인 알 속에 갇힌 채 거인은 너무나 깊고 깊은 잠에 빠져 깨어날 줄을 몰랐다. 그렇게 1만 년 동안이나 거인은 잠들어 있었고 그 긴 시간 동안 세상은 여전히 혼돈의 알 속에서 거인과 함께 갇혀 있었다. 거인이 잠들어 있는 달걀 같은 알이 세상의 전부였고, 혼돈 상태의 우주였다. 그 속은 어둡고 컴컴했으며 시간과 공간이 함께 녹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