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사상과 콘텐츠: 중국철학 속 도가철학
중국철학의 특징 이해하기
☞ 김충열, <<중국철학사: 1. 중국철학의 원류>>, 예문서원, 46~78쪽
☞ 김성근, <메이지 일본에서 ‘철학’이라는 용어의 탄생과 정착: 니시 아마네(西周)의 ‘유학’과 ‘philosophy’를 중심으로>, <<동서철학연구>> 59, 한국동서철학회, 2011, 367~386쪽
☞ 동양에서 철학(哲學)이란 말은 언제부터 쓰였을까요?
- 철학이란 말의 등장과 그 뜻
○ 철학이란 말이 동양 학계에 처음 등장한 것은 지금부터 110년 전 일본 학자 니시 아마네(西周, 1829~1897)가 서양의 'philosophy'라는 학문명을 번역한 데에서 비롯되었음
서양 학자(西士)의 학문이 전래된 지 이미 백여 년, 격물(格物, 자연과학), 화학, 지리, 기계 등 여러 학문 분과에 대해서는 그것을 궁그하는 사람이 있지만 오직 희철학(希哲學) 한 분과에 대해서는 아직 그런 사람을 볼 수가 없다. 마침 세상 사람들이 말하기를 서양 학자들이 논기(論氣)는 구비했지만 논리(論理)는 아직 없다고 한다. 여기 한 명 보이는 사람이 있다. 내 친구 쯔다 마미치(津田眞道, 1829~1902)이다.
-쯔다 마미치의 <성리론(性理論)>에 대한 니시 아마네의 발문 중
=> 여기에서 philosophy를 희철학(希哲學)이라고 쓰고 있는데 여기서 '희(希)'는 '갈구하다', '바란다'라는 의미이고 '철(哲)'이라는 글자는 지혜를 의미하는 것으로 '희철학'이란 '지혜로움을 갈구하는 학문'을 뜻함
=> 여기에서 서양 학문을 논기(論氣)는 구비했지만 논리(論理)는 아직 없다고 한다는 세간의 말을 비판하고 있음. 논기란 격물, 화학, 지리, 기계 등 서양의 자연과학을 말하는 것이고 논리란 이치를 논하는 학문 즉, 도덕학은 없다는 것을 뜻함.
○ 'philosophy'의 원어는 그리스어의 'philosophia'로서 'philo'는 영어의 'love'에, 'sophia'는 'wisdom'에 해당하므로 그 뜻은 지혜를 사랑한다는 의미임
○ '철(哲)'의 의미
=> 한자어 '철(哲)'은 꺾을 '절(折)'과 입 '구(口)'가 결합된 글자로, 의심나는 것을 결단한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음
☞ 철(哲)이 뜻하는 지혜(智)란 어떤 의미일까요?
- 동양의 지(智)의 의미
○ 동양의 '지(智)'는 일반적으로 말하는 지식과는 다름. 동양의 지(智)는 지식뿐만 아니라 덕성이나 능력도 포함함. 이 점에서 보면 '지'가 서양의 'wisdom'이나 'intelligence'와 유사하다고도 할 수 있음
○ 중국인의 학문 목적은 '철인(哲人)'이 되는 데 있음. 여기에서 철인이 된다는 것은 지식과 진리를 사랑하여 그것을 얻고 깨닫는 데에만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지혜를 갖추어 마침내 지식과 진리와 지혜를 한몸에 닦아 '지덕(智德)'을 갖추는 것을 뜻함
○ 중국의 방동미(方東美, 1899~1977)가 말한 중국철학의 정신
☞ 사진출처: 위키백과(영문)
- 철학의 대상: 태초에 어떤 대상이 있었다. 그 대상은 분별이 없었고 지칭 또한 없었다. 거기서 감각을 지닌 생명이 탄생했다. 그리하여 세계는 질서 있게 운행하는 '이(理)'를 갖추고, 생명은 모든 것을 느끼는 '정(情)'을 머금어 여기서 비로소 생명의 정과 사물의 리가 분별되었다.
- 철학의 공용(효용성): 모든 현실과 가능한 경지 속의 정과 리를 통섭하여 그것의 근원을 궁구하고 그것의 진리를 터득하여 그 묘용을 다하는 것을 철학이라 이른다.
- 철학의 존재 이유: 인류는 정을 머금어야 생활할 수 있고, 리에 부합하여야 생존할 수 있다. 생존은 본래 인간의 기본 권리이다. 철학이 우리에게 필요한 이유는 그것이 있어야 모든 것이 두루 원만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철학을 반대하고 아무렇게나 생존을 꾀하는 자는 늘 무명(無明: 어둡고 어리석은 마음으로 사리(事理)를 밝게 비추지 못하고 진리에 미혹된 망념(妄念) 같은 것을 가리킨다)에 떨어지게 마련이다. 인간의 잘못은 이 무명에서 비롯된다.
- 철학자의 수행: 1) 견문지지(見聞之知, 보고 들어서 아는 지식/지혜, 학문)와 2) 자득지지(自得之知, 스스로 깨닫는 지식/지혜, 사유)와 3) 덕성지지(德性之知, 덕성의 지식/지혜, 인격) 이 셋은 철학 성취의 층차다. 견문지지(학문)에서 그치면 삼류 철학자이고, 자득지지(사유)에서 그치면 이류 철학자이다. 이 둘과 함께 덕성지지(인격)까지 갖추고서야 일류 철학자가 된다. 행동만 하고 사유하지 않거나 사유만 하고 학문을 하지 않으면 이는 철학에 역행하는 것이고, 사유가 학문과 수행을 갖추지 않으면 이는 철학의 본뜻에 어긋나는 것이며, 학문이 사유와 수행을 함께 하지 않으면 이는 빈 수레와 같다.
=> 중국철학은 인식론의 탐구보다는 덕성의 함양과 인격 수양을 중시하며 더욱 높은 경지의 지혜를 추구함
=> 서양 철학이 진리를 추구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면 중국 철학은 생명을 주체로 한 이른바 실천 원리인 '도(道)'를 체득하고 그것을 실천하는 데 궁극적인 목적을 둔 학문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