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기로운 유학: 공정"의 두 판 사이의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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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pan style="color:#ff0000;">'''개인적으로 제가 힘들어하는 사람의 유형. 자신이 옳다는 생각, 자신의 확고한 원칙이 있다는 생각 하에 일관되게 상대에게 뭔가를 요구하는데 대체 무슨 정의로운 원칙을 가지고 있는지 도무지 파악이 안되는 사람. 자기 혼자만 정의로운 사람. 특히 유학을 잘못 공부하면 이런 유형의 사람이 되기 쉬움. 적어도 제가 공부한 정의, 올바름은 멈춰있는 명사적 개념이 아니라 살아있는 생명체처럼 우리가 마주하는 상황, 관계, 시대의 변화와 유동성을 고려하여 바로잡아 나가는 동사적 개념, 행동적 개념'''</span>
 
   ☞ <span style="color:#ff0000;">'''개인적으로 제가 힘들어하는 사람의 유형. 자신이 옳다는 생각, 자신의 확고한 원칙이 있다는 생각 하에 일관되게 상대에게 뭔가를 요구하는데 대체 무슨 정의로운 원칙을 가지고 있는지 도무지 파악이 안되는 사람. 자기 혼자만 정의로운 사람. 특히 유학을 잘못 공부하면 이런 유형의 사람이 되기 쉬움. 적어도 제가 공부한 정의, 올바름은 멈춰있는 명사적 개념이 아니라 살아있는 생명체처럼 우리가 마주하는 상황, 관계, 시대의 변화와 유동성을 고려하여 바로잡아 나가는 동사적 개념, 행동적 개념'''</sp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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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강자(季康子)가 공자에게 정치를 묻자, 공자가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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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의 정(政)의 뜻은 바로잡는 것[正]이니, 그대가 바름으로 솔선수범한다면 누가 감히 바르지 않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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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季康子問政於孔子. 孔子對曰 "政者, 正也. 子帥以正, 孰敢不正?" -『논어』, 「안연(顏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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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로가 말했다. “위(衛)나라 군주가 선생님을 기다려 정치를 하려 하니, 선생님께서는 무엇을 먼저 하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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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자가 말했다. “반드시 명칭을 바로잡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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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로가 말했다. “이리하실 수 있겠습니까? 선생님께서는 현실과 거리가 먼 말씀을 하시는군요! 어떻게 명칭을 바로잡을 수 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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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자가 말했다. "... 명칭이 바르지 않으면 말이 사리에 맞지 않고, 말이 사리에 맞지 않으면 일이 이루어지지 않고, 일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예악(禮樂)이 일어나지 않고, 예악(禮樂)이 일어나지 않으면 형벌이 맞지 않고, 형벌이 맞지 않으면 백성들이 손발을 둘 곳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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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子路曰 "衛君待子而為政, 子將奚先?" 子曰 "必也正名乎!" 子路曰 "有是哉, 子之迂也! 奚其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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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子曰 "... 名不正, 則言不順, 言不順, 則事不成, 事不成, 則禮樂不興, 禮樂不興, 則刑罰不中, 刑罰不中, 則民無所措手足." -『논어』, 「자로(子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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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pan style="color:#ff0000;">'''여러분은 어떤 공(公)과 정(正)의 세상을 만들어가고 싶나요?'''</sp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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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지역문화와 철학 캡스톤디자인]]

2024년 5월 1일 (수) 08:03 기준 최신판

우리가 사회가 공정하다고 생각하나요? 왜 공정이 중요한가요?
그런데 재미있게도 공정과 함께 쓰이곤 하는 단어는 '합리적', '효율적'. '공정하고 합리적인', '공정하고 효율적인'... 왜일까?

=> 언뜻 생각하면 공정은 모든 사람들에게 일정하고 공평하게 나누거나 적용하는 것 같고 합리, 효율이라고 하면 다양한 사항과 변수를 고려하는 것처럼 여겨짐
=> 생각해보면 각자가 기여한 것, 노력한 것, 성취한 것을 고려하지 않고, 또 상황적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고 적용되는 원칙은 오히려 사람들을 분노하게 할 수 있을 것 같다. 인간이기에 자연스럽게 갖게 되는 서로 다른 자질, 특징, 상황성 등을 고려하지 않은 공정은 오히려 사람을 힘들게 할 것 같기도 하다.
=> 하지만 너무 효율, 합리만 강조하다 보면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기 쉽다. 성과를 얻기 쉬운 것, 사람들의 호응이 더 많은 것 위주로. 우리가 다루고 있는 인구문제, 지역문제에서 많이 언급되었던 단어 중 하나인 '양극화'를 생각해 보면 양극화도 어느 한 쪽으로 쏠리는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어떻게 하면 공정과 합리/효율을 아우를 수 있을까?


공(公), 자연성[편집 | 원본 편집]

공적, 공심(公心)이라고 하면 뭔가 자기를 초탈하고, 자기를 이겨낸 것.. 이런 느낌 들지 않나요? 인간적이지 않은 뭐 이런 거? 개인이 배제된 거?

국어사전 속 공과 사

☞ 미조구치 유조 외 엮음, 『중국사상문화사전』, 책과함께, 2015

  • 중국 고대의 공과 사 개념

○ 공과 사의 어원, 글자의 기원은 정확하게 알려지지 않았지만 공은 신분 칭호의 하나이며 군주를 비롯한 통치자 그 자신 혹은 통치자와 관련된 사물을 의미했던 것으로 보임
○ 사는 곡물에 국한되지 않고 사람들 자신의 것(사유 또는 사용), 신변의 것, 혈연관계에 있는 것을 의미한다는 것이 비교적 오래된 이 두 글자의 보통 용법임
○ 『시경(詩經)』「대전(大田)」 에 “우리 공전에 비를 내려 마침내 우리 사(私)에게까지 미친다[雨我公田, 遂及我私].”라는 말을 들어 『중국사상문화사전』에서는 공과 사는 예부터 대비되어 쓰였고 공이 사보다 중시되고 있지만 아직 공공, 공평, 공정의 의미는 없었다고 보았음. 군주, 통치자의 관점에서의 의미


  • 법가(法家)인 『한비자(韓非子)』 속 공 vs 사
 반드시 공사(公私)의 구분을 명확히 하여 법제를 명시하고 사사로운 은혜를 없애야 한다. 명령을 내리면 반드시 시행되도록 하고 금지하면 반드시 그치는 것은 임금의 (公義)이고, 반드시 자신의 사적인 이익(私利)에 따라 행동하고 가까운 사람들에게 신임을 얻으려고 하며, 상(賞)으로도 권면할 수 없고 벌(罰)로도 저지하지 못하는 것은 신하의 사의(私義)입니다. 사의가 행해지면 어지러워지고, 공의가 행해지면 잘 다스려집니다. 그러므로 공사의 구분이 있어야 합니다.
 必明於公私之分, 明法制, 去私恩. 夫令必行, 禁必止, 人主之公義也, 必行其私,  信於朋友, 不可爲賞勸, 不可爲罰沮, 人臣之私義也. 私義行則亂, 公義行則治, 故公私有分. -『한비자(韓非子)』, 「식사(飾邪)」


 옛날에 창힐이 글자를 만들었을 때 자기를 둘러싼 것을 ‘사(私)’라고 하고 사(私)를 등진 것을 공(公)이라고 했다. 공과 사는 서로 상반되는 개념이다.
 古者蒼頡之作書也, 自環者謂之私, 背私謂之公, 公私之相背也. -『한비자(韓非子)』, 「오두(五蠹)」

=> 『설문해자(說文解字)』에서는 공(公)에 대해 “공평하게 나누는 것"이라고 풀이하면서 “사(私)를 등진 것”[公, 平分也 … 背厶爲公]이라고 풀이했음. 『설문해자』에서는 사(私)를 간사함(姦)이라고까지 보았음


  • 『순자(荀子)』 속 공과 사
 『서경(書經)』에 “개인이 좋아하는 것을 제쳐두고 선왕(先王)의 큰 도(道)를 따르며, 개인이 싫어하는 것을 제쳐두고 선왕(先王)의 바른길을 따르라.”라고 하였으니, 이 말은 군자가 능히 공공의 이익에 부합하는 도의로써 개인의 사사로운 욕망을 이겨낼 수 있다는 것을 말한 것이다..
 『書』曰 “無有作好, 遵王之道. 無有作惡, 遵王之路.” 此言君子之能以公勝私欲也. -『순자(荀子)』, 「수신(脩身)」

=> 순자는 공을 통치자나 통치자와 관련된 사물이라는 의미에서 확대하여 윤리화, 정치화된 공공(公共), 공평, 공정이라는 추상적인 의미를 갖게 되었음
=> 나아가 군주만이 아니라 신하 등이 지켜야 할 보편과 관련된 덕목의 하나가 되었음


  • 『예기』 속 칠정(七情) 가운데 하나로서의 욕(欲)

○ 미조구치 유조는 유학의 공(公)과 사(私)의 개념을 ‘자연(自然)’과 ‘의도’로 구분해 보았음. 그는 중국의 공·사 개념이 기본적으로 정(正)·부정(不正)이라는 윤리성을 가졌다고 보았음
○ 그러다 송대에 들어서는 천리(天理)·인욕(人欲) 개념과 결합되면서 공은 천리(天理)의 자연이며, 사는 인욕의 의도성과 사사로운 뜻이 들어간 것으로 이해되었다고 보았음
○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먹고 마시는 것과 같은 생리적이고 본능적이며 자연적인 욕구는 자연의 편안함으로 천리의 영역이자 공적 영역에 속하겠지만, 맛있는 음식을 요구하는 것과 같은 의도적이고 작위적인 마음을 가지고 하는 것은 사적 영역에 속하게 되는 것임
=> 주희: 먹고 마시는 것은 하늘의 이치, 맛난 음식을 요구하는 것이 인간의 욕망
○ 미조구치 유조는 송대에 들어서 공과 사의 자연성과 의도성이라는 구분이 확실해졌다고 보면서도 중국에서는 원래 우주만물의 저절로 그러한 모습이 그 자체로서 본래적으로 올바른 모습이라고 이해하는 자연(自然)=정(正)의 독자적인 관념이 전통적으로 이어져 왔다는 점을 언급했음

이렇게 본다면 공적이라는 건 자연스러운 것이며, 내가 욕구를 가지고 있듯이 다른 사람도 그런 욕구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이해하는 데에서 시작하는 것. 누구나 공유하고 있는 자연성을 수용하는 것


정(正), 바로잡아 나가는 행동적 개념[편집 | 원본 편집]

개인적으로 제가 힘들어하는 사람의 유형. 자신이 옳다는 생각, 자신의 확고한 원칙이 있다는 생각 하에 일관되게 상대에게 뭔가를 요구하는데 대체 무슨 정의로운 원칙을 가지고 있는지 도무지 파악이 안되는 사람. 자기 혼자만 정의로운 사람. 특히 유학을 잘못 공부하면 이런 유형의 사람이 되기 쉬움. 적어도 제가 공부한 정의, 올바름은 멈춰있는 명사적 개념이 아니라 살아있는 생명체처럼 우리가 마주하는 상황, 관계, 시대의 변화와 유동성을 고려하여 바로잡아 나가는 동사적 개념, 행동적 개념


 계강자(季康子)가 공자에게 정치를 묻자, 공자가 대답했다.
“정치의 정(政)의 뜻은 바로잡는 것[正]이니, 그대가 바름으로 솔선수범한다면 누가 감히 바르지 않겠습니까?”
 季康子問政於孔子. 孔子對曰 "政者, 正也. 子帥以正, 孰敢不正?" -『논어』, 「안연(顏淵)」
 자로가 말했다. “위(衛)나라 군주가 선생님을 기다려 정치를 하려 하니, 선생님께서는 무엇을 먼저 하시겠습니까?”
 공자가 말했다. “반드시 명칭을 바로잡겠다.”
 자로가 말했다. “이리하실 수 있겠습니까? 선생님께서는 현실과 거리가 먼 말씀을 하시는군요! 어떻게 명칭을 바로잡을 수 있겠습니까?”
 공자가 말했다. "... 명칭이 바르지 않으면 말이 사리에 맞지 않고, 말이 사리에 맞지 않으면 일이 이루어지지 않고, 일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예악(禮樂)이 일어나지 않고, 예악(禮樂)이 일어나지 않으면 형벌이 맞지 않고, 형벌이 맞지 않으면 백성들이 손발을 둘 곳이 없다."
 子路曰 "衛君待子而為政, 子將奚先?" 子曰 "必也正名乎!" 子路曰 "有是哉, 子之迂也! 奚其正?"
 子曰 "... 名不正, 則言不順, 言不順, 則事不成, 事不成, 則禮樂不興, 禮樂不興, 則刑罰不中, 刑罰不中, 則民無所措手足." -『논어』, 「자로(子路)」


여러분은 어떤 공(公)과 정(正)의 세상을 만들어가고 싶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