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철학에세이 장자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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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 인트로: 우리가 잃어버린 것[편집 | 원본 편집]

 ☞질문: 무엇을 향해, 무엇을 위해 열심히 달려가고 있나요?


○ 사회에서 원하는 사람, 다른 사람이 좋아하는 사람이 되기 위해 살아가는 '나' 돌이켜보기

가족의 발견.jpg

 심리 상담 현장에서 늘 느끼는 것이지만 상담실을 찾아와 도움을 요청하는 사람들은 모두 착한 사마리아인다. 인간적으로 볼 때 좋은 사람이다.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기 싫어하고 선한 성품으로 성실하게 살아왔다. 물론 아주 가끔 인간적으로 나쁜 사람도 상담실에 찾아오기는 한다...
 오랫동안 상담을 하면서 나를 찾아오는 사람들의 대다수가 상담실이 아닌 사회에서 만났다면 '호감을 주거나 적어도 불펴하지는 않은 사람들'이라는 사실에 의문을 갖게 되었다. 왜 착한 사람들이 상담실에 차고 넘칠까? 착하게 살아왔는데 왜 삶의 만족과 행복은 멀리 있을까?...
 착한 아이는 태어날 때부터 착한 아이로 태어난 게 아니다. 주변 환경과 어른들의 요구에 자신을 그렇게 맞춘 것이다. 그들은 타인의 시선으로 자기를 바라보는 습관을 갖고 있다. 그것은 아주 어릴 때 형성된 오래된 습관일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습관으로 인해 자기에게 더 엄격하고 통제적인 사람이 된다.
 사회생활은 이런 사람들에게 지뢰밭이다. 타인을 배려하고 상대방의 마음에 상처를 주지 않으려다 전투적으로 자기 의견을 주장하고 관철하려는 사람들에게 치이고 자기가 원하는 것을 분명하게 알고 있는 사람과의 경쟁에서 밀린다. 또 착한 사람들은 자기의 욕망을 인정하고 있는 그대로 표현하지 못하기 때문에 스스로 눈치 보는 관계를 만들고 힘들어할 수 있다. 심지어 치열한 경쟁 관계에서는 소극적인 태도를 취하다 손해를 보기도 한다....
 착한 사람들이 능력이 없어서 회피하는 것이 아니다. 경쟁과 갈등은 착해야 한다는 기존의 사고 틀과 충돌을 빚기 때문에 그들은 경쟁과 갈등 그 자체보다는 자기 내면의 갈등으로 인해 달아나는 것이다. ...
 착한 사람이 자신의 인생을 당당히 살아가기 위해서는 어린 시절 형성된 자기의 역할 가면, 즉 페르소나를 살펴보는 것이 필요하다. 우리는 태어났을 때 가족 안에서 제 역할을 부여받는다. 돌아보면 우리는 아들이고 딸이기에 무조건으로 사랑을 받았다기보다는 주어진 역할에 충실할 때 사랑을 받았다...
 '가짜 나'를 벗고 착해야 한다는 페르소나를 넘어, 주위 사람들의 정서적 압력에 굴하지 않는 독립적이고 융통성 있고 일관성 있는'진짜 나'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우리는 사회가 부여한 수많은 가면 속에 갇혀 나도 모르게 그렇게 살아가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렇다면 진짜 나는 어디에 있을까요? 어떻게 찾아갈 수 있을까요?
한번쯤 이런 생각해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요? 착하게 살아야겠다는 건 나의 의지인가, 아니면 사회가 부여한 역할을 내가 순순히 받아들인 것인가? 이것은 누구를 위한 것일까? 나를 위한 것일까?

=> 장자의 근원을 찾아가는 여행. '나'의 근원, 존재의 근원, 세상의 근원을 향해. 내가 알고 있던 '나', 세상을 부정하면서 마주하는 진짜 '나'로의 여행


도는 감각과 사유로 알 수 없다[편집 | 원본 편집]

 우리의 삶은 유한하고 알아야 할 것은 무한하다. 유한한 것으로 무한한 것을 좇는 일은 위태로울 뿐이다. 그럼에도 스스로 알았다고 여기는 것은 더욱 위태롭다. 착한 일을 하더라도 유명해지지 말고, 나쁜 짓을 하더라도 형벌에 걸리지는 말라. 중도를 기준으로 삼으면 몸을 상하지 않고 생긴 대로 자기를 실현할 수 있으며 부모를 잘 모실 수 있고 타고난 수명을 다할 수 있다. -<<장자>> <양생주>

=> 이러한 삶의 원칙을 장자는 보다 형이상학적인 원리에서 찾아낸다. 단순히 적당히 살라고 하는 게 아니라 그러한 삶의 철학적 토대를 제시한다.


나는 누구인가?
이 질문을 우리는 어떻게 찾아갈 수 있을까요?
1) '나'라고 믿어왔지만 '진짜 나'가 아닌 것들 걷어내기 => '진짜 나'가 아닌 것들에 대한 부정
2) '나'의 본질, 세상의 본질 찾아가기 => 현상, 형체를 넘어서 그 이면에 있는 보이지 않는 본질에 대한 성찰
 => 장자의 '진짜 나'의 본질 찾기 작업은 '나'라는 한 개체에 국한된 것이 아니었음. 보다 거시적인 관점에서 '나'를 포함한 이 세상의 본질, 근원을 찾아가는 작업이었음
 => 장자는 이 근원, 본질을 '도(道)'로 표현함. 장자의 도는 현상과 형체 너머에 있는 이 모든 것들을 그 모습대로 살아가게 하는 근원임

기계를 싫어하는 인간 기계들(feat. '진짜 나'가 아닌 것들 걷어내기)[편집 | 원본 편집]

기계를 선호하고 기계를 사랑하는 세상은 어떤 세상일까요?

=> 아마도 효율을 추구하는 세상

그렇다면 이러한 효율의 최대 수혜자는 누구일까요?

=> 아마도 권력층

우리는 그 누구도 함부로 가치 매길 수 없는 존재임에도 불구하고 인간이 만들어낸 기계, 도구, 가치들에 의해 평가되고, 구속되고, 억압된다.

○ 기계를 사용하여 더 많이 생산하는 사회적인 변화가 생산을 담당하는 농부들에게 돌려주는 이득이 별로 없음
○ 옛날 방식으로 살 때는 임금이 있는지 없는지도 몰랐고 일한 만큼 수확하여 그에 맞추어 먹고 살았지만 이제는 관리들이 와 세금도 내라 하고, 일도 간섭하고, 부역이나 전쟁에도 동원됨
☞ 장자 시대의 다양한 기술력의 증가는 오히려 권력층의 부와 군사력을 늘려줬고 권력층들은 더 갖기 위해 더 발전된 군사, 경제기술을 동원하여 전쟁을 벌이고 생산의 효율성을 높이고자 했음

그렇다면 어떻게 살아야 하나?


도는 감각과 사유로 알 수 없다(feat. 우리의 일상적 인식의 방법인 감각과 사유 넘어서기)[편집 | 원본 편집]

○ 장자는 도에 대해 우리의 감각으로 알아낼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보았음. 사람의 눈, 코, 입, 귀, 혀의 오관은 외부 사물의 색깔, 냄새, 맛, 촉감을 받아들이지만 도는 오관에 잡히지 않음

오관덕분에 우리는 세상을 인지할 수 있지만, 그렇게 인지된 세상이 정말 세상의 참 모습일까? 우리는 때론 오히려 오관때문에 잘못 듣고, 잘못 말하고, 잘못 보고서 상대를 오해한다. 우리는 우리 눈에 보이는 게 진짜고 참이라고 믿지만 정말 그러한가?

장자의 호접몽(胡蝶夢)

일찍이 장주는 꿈에서 나비가 되었다. 펄럭펄럭 경쾌하게 잘도 날아다니는 나비였는데 스스로 유쾌하고 뜻에 만족스러웠는지라 자기가 장주인 것을 알지 못했다. 얼마 있다가 화들짝하고 꿈에서 깨어보니 장주가 되어 있었다. 알지 못하겠다. 장주의 꿈에 장주가 나비가 된 것인가? 나비의 꿈에 나비가 장주가 된 것인가? 그렇다고 해서 장주와 나비는 같은 사물이 아니며, 이들 간에는 반드시 구분이 있다. 사물이 다른 사물로 전화한다는 것[물화(物化)]은 이런 것일 것이다. -<<장자>> <제물론>

- 세간의 상식으로는 꿈은 현실과 구별되고 션실은 꿈과 다르다고 여겨진다. 또 나비는 어디까지나 나비이지 사람이 아니고 사람은 어디까지나 사람이지 나비가 아니라고 여겨진다.
- 그러나 꿈이 현실이 아니고 그 현실이 꿈이 아니라고 누가 보증할 수 있단 말인가?
- 모든 존재가 상식적인 분별의 장애를 돌파하여 서로서로 자유자재로 변화하는 세계, 이른바 물화(物化)의 세계야말로 실재의 진상인 것이다.
- 인간은 다만 그 물화(만물의 끝없는 전화) 속에서 주어진 현재를 주어진 현재로서 즐겁게 살아가면 그만이다.
☞ 후쿠나가 미츠지 지음, 정우봉·박상영 옮김, <<후쿠나가 미츠지의 장자 내편>>, 문진, 2020, 158쪽

이게 말이 되냐고? 그런데 우리가 죽은 이후를 생각해 보자.

할미꽃.jpg

☞ 무덤가에 핀 할미꽃(사진출처: <<뉴스사천>>

=> 죽음이후 우리는 흙으로 돌아간다. 그리고 그 흙은 또 다른 생명체의 자양분이 되어 생명을 틔워낸다. 그 꽃, 풀을 먹고 동물이 자라난다. 그 동물을 먹은 인간은 생명을 유지해간다... 한 생명체가 다른 생명체가 되고 우리 또한 '나'라고 믿어왔던 내가 죽은 이후 또 다른 생명체가 될 것이다. 이렇게 보면 죽음도 일종의 변화다.

장자가 찾아낸 '진짜 나'는 우리 눈에 보이는 형체로서의 '나'가 아니다. 이 세상 만물과 애초에 구분이 없으며 만물이 서로 연관된 그물망 속의 '나'였다 .
그런데 왜 우리는 그런 '진짜 나'를 잊은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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