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학의 인간본성론: 권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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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말 조선 초 시대배경[편집 | 원본 편집]

☞ 한국철학사연구회, 『한국철학사상사』, 심산, 2013

  • 일반적으로는 고려 말 안향(安珦, 1243~1306)이 원나라에서 주자서를 도입한 데에서 주자학이 유입된 것으로 알려져 있음
  • 고려 말 신진사대부들은 당시의 정치적 상황과 종교 문제에 대해 개혁과 전환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공통된 인식을 가지고 있었음
  • 고려 말 정치계의 타락

  • 고려 말 종교계의 타락
 <고려 말 조인옥(趙仁沃, 1347~1396)의 상소>
 불씨(佛氏)의 가르침은 마음을 깨끗하게 하고 욕심을 적게 하고 속세와 절연하는 것을 종지(宗旨)로 삼는데 ... 근세(近世) 이래로 승도(僧徒)들은 스승의 욕심을 적게 하라는 가르침을 마음에 새기지 않고 토지의 조세(租稅)와 노비의 몸값을 부처에게 공양하지 않고 승려 자신이 부를 소유하고 있습니다. 그 자신은 과부의 집에 출입하여 풍속을 오염시키고 권세 있는 집안에 뇌물을 바쳐 큰 절을 희구하니 마음을 깨끗하게 하고 속세와 절연한다는[淸淨絶俗] 가르침이 어떠하겠습니까?
佛氏之敎, 以淸淨寡欲離世絶俗爲宗 ... 近世以來, 僧徒不顧其師寡欲之敎, 土田之租, 奴婢之傭, 不以供佛, 僧而自富. 其身出入寡婦之家, 汚染風俗, 賄賂權勢之門, 希求巨刹, 其於淸淨絶俗之敎何? (『고려사』권111, 「열전」권제24, <조인옥>)
  • 그러나 구체적인 방법과 역사 인식에 있어서는 고려 말 신진사대부들이 입장 차이를 드러냈음

1. 고려 왕조 자체를 부정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변화와 개혁 추진: 정몽주, 길재 등
2. 왕조 자체의 운세가 다한 것으로 판단하고 새로운 왕조 개창이 불가피하다는 기본 인식: 정도전, 권근


권근(權近, 1352~1409)[편집 | 원본 편집]

  • 고려조와 조선조에서 성균관 대사성을 역임한 최고 학자로서 특히 문장과 학문이 뛰어나 건국 후 외교 문서 작성과 문물 제도의 정비 등에 중대한 업적을 남겼음. 특히 그의 학문은 성리학과 경학에서 두각을 드러냈음
  • 어린 학생들에게 유학의 기본 체계를 설명하기 위해 편찬한 『입학도설(入學圖說)』은 우리나라 최초로 도설(圖說: 그림과 해설)을 통해 유교사상을 집약하고 체계화한 것임. 이후 한국유학의 중요한 특징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는 도설문화를 낳는 선구가 되었음
  • 정도전이 정치 일선에서 정치 현실적으로 요구되는 측면으로 성리학을 연구, 응용했던 반면, 권근은 비교적 순수 학문적인 측면에서 노력한 특성이 있음

권근의 『입학도설(入學圖說)』 속 <천인심성합일지도(天人心性合一之圖)>에 나타난 인간 마음의 구조[편집 | 원본 편집]

천인심성합일지도 원본.jpg

☞ <천인심성합일지도> 원본 (출처: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 <천인심성합일지도> 한글 번역본

★천인심성합일지도(최종)2.PNG


  • 주요 개념 설명

1. 의(意), 기(幾)

○ 의(意): 글자의 의미는 '뜻', '생각'의 의미를 지님. 비교 계산 등을 행하는 작용이라고 할 수 있음
○ 기(幾): 글자의 의미는 '기미'를 뜻함. 성리학에서는 마음 내부에서 일어나는 작용으로 보았음. 사람의 마음에서 발생하는 작용 가운데 선과 악이 갈리게 되는 최초의 단계라고 할 수 있음. 외부 자극이 감관에 접촉하는 순간 발생하는 것임. 마음의 호오[좋고 싫음] 등이 갈라지면서 나타는 미묘한 심정적 흐름이자 변화임. 선 혹은 악으로 향하게 되는 방향성의 조짐임


2. 존양성찰(存養省察)

○ 존양은 마음을 보존하여 성(性)을 기르는 것을 말하며, 성찰은 자신의 사욕을 살펴 이를 막는 것을 말함
○ 『중용장구』 제1장에 “군자는 보지 못하는 데에서도 삼가며, 듣지 못하는 데에서도 두려워한다.[君子戒愼乎其所不睹, 恐懼乎其所不聞.]”라고 했는데, 이것은 정(靜)할 때의 존양 공부를 말한 것이며, 이어 “숨기는 것보다 드러나는 것이 없으며 미미한 것보다 나타나는 것이 없다. 그러므로 군자는 혼자만 아는 부분을 삼가는 것이다.[莫見乎隱, 莫顯乎微, 故君子愼其獨也.]”라고 했는데, 이것은 동(動)할 때의 성찰 공부를 말한 것임

3. 질(質)이 그 가운데에서 갖추어진다. 4. 신(神)은 양(陽)에서 나온다.
5. 형(形: 형체)은 음에서 나온다. 6. 기(氣)는 밖에서 감싸고 움직인다.

○ 권근은 음, 양에 따라 기질의 기(氣)와 질(質), 형신(形神: 형체와 정신)의 형(形)과 신(神)을 나누었음

 사물이 형상을 이루는 것은 실로 음, 양 두 기(氣)가 모여서 되는 것이므로 결코 둘로 나눌 수는 없다. 그러나 그 시초를 살펴볼 때 형(形: 형체)은 음에서 생기고 신(神: 정신)은 양에서 나오므로 역시 나누지 않을 수 없다. 지금 이를 좌우로 나누는 것은 결코 이것을 두 가지로 보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배우는 이들로 하여금 양과 음을 분간하게 하여 그 유래를 분명히 알도록 하자는 것뿐이다. 그래서 기(氣)가 비록 오른편에 있으나 질(質)이 그 속에 구비되어 있고, 질이 왼편에 있으면서 기가 그 속에 유행하고 있으니 합쳐서 하나가 되지 않는 것이 아니다.
-권근, 『입학도설』
  • 권근이 말하는 사람(人)

☞ 원문출처: 성균관대 한국유경편찬센터 한국유경DB
☞ 번역문: 권근 지음, 권덕주 옮김, 『입학도설』, 을유문고, 1990

권근 사람.png

 인(人)이란 인(仁)한 것이다. 인(仁)이란 것은 천지가 만물을 내는 원리이니, 사람이 이것을 타고나서 마음이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사람이 만물의 영장이 되는 것이며, 인(仁)은 모든 선의 으뜸이 된다. ... 사람이란 그 원리는 하나이지만 타고난 기질과 행하는 일에 있어서는 선악의 차이가 있다. 그런 까닭에 그 글자가 둘로 갈려 경계하는 뜻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人者, 仁也. 仁則天地所以生物之理, 而人得以生而爲心者也. 故人爲萬物之靈, 仁爲衆善之長. ... 人者其理一, 而所稟之質所行之事有善惡之不同. 故其爲字, 岐而二之以示戒焉.
 (『입학도설(入學圖說)』「천인심성분석지도(天人心性分釋之圖)」)


<천인심성합일지도(天人心性合一之圖)>에 대한 권근의 해설[편집 | 원본 편집]

 주자(朱子, 주희(朱熹, 1130~1200))가 말했다. “하늘은 음양‧오행으로 만물을 변화‧생성시키고 기(氣)로 형체를 이루니 이(理)가 또한 거기에 부여되었다.” 이에 여기에 근거하여 이 그림을 그렸다. 
 이 그림은 주자(周子, 주돈이(周敦頤, 1017~1073))의 <태극도>와 주자(朱子, 주희)의 『중용장구(中庸章句)』의 설에 의거해서 인간의 심성(心性)에다가 이기(理氣)와 선악(善惡)으로 달라지는 것을 밝혀서 배우는 이들에게 보여준 것이다. 그러므로 만물이 변화‧생성[화생(化生)]하는 형상까지는 설명하지 못했다.
 하지만 사람을 비롯한 만물이 태어나게 되는 이치는 같지만 기(氣)가 통하고 막힘, 치우치고 올바름의 차이가 있게 된다. 기(氣)가 올바르고 통했으면 사람이 되고 기(氣)가 치우치고 막혔으면 물건이 된다. 이 그림에 근거해 보면 성자권(誠字圈, ‘성(誠)’이라는 글자가 쓰인 권역)이 가장 바르고 잘 통했기 때문에 성인(聖人)이 된다. 경자권(敬字圈, ‘경(敬)’이라는 글자가 쓰인 권역)은 그 다음으로 바르고 통했기 때문에 일반 사람[중인(衆人)]이 된다. 욕자권(欲字圈, ‘욕(欲)’이라는 글자가 쓰인 권역)은 치우치고 막혔으므로 물건이 된다. 그 밑에 금수처럼 옆으로 누워있는 것이 한층 더 치우치고 막히면 풀과 나무가 되는 것이다. 
 만물이 변화‧생성하는 형상이 또한 그 속에서 갖추어진다. 천지의 조화는 낳고 낳음이 끝이 없으니 가버린 자는 쉬고 다시 오는 자가 이어간다. 사람과 짐승, 풀과 나무, 천만 가지 형상이 각각 본성(性)과 명(命)으로 태어나는 것이 모두 하나의 태극에서 흘러나온 것이다.
 그러므로 만물이 각각 하나의 이(理)를 갖고 있는 것이고 만물의 이(理)는 다 같이 하나의 근원에서 나왔으니 한 포기의 풀, 한 그루의 나무라도 다 각기 하나의 태극을 가지고 있는 것이며 천하에 본성(性) 밖에 다른 것이 있을 수 없다. 그래서 『중용』에 말했다. “자기의 본성을 극진히 할 수 있으면 남의 본성도 극진하게 해줄 수 있고, 만물의 본성을 극진히 해줄 수 있어서 천지의 변화‧양육작용[화육(化育)]을 도울 수 있다.” 아, 얼마나 지극한 말인가! 
朱子曰: “天以陰陽五行,化生萬物,氣以成形,而理亦賦焉。” 今本之,作此《圖》。 右《圖》,謹依周子《太極圖》及朱子《中庸章句》之說,就人心性上以明理氣、善惡之殊,以示學者,故不及萬物化生之象。然人物之生,其理則同,而氣有通塞、偏正之異,得其正且通者爲人,得其偏且塞者爲物。卽此《圖》而觀,則“誠”字一圈,得最正最通,而爲聖人; “敬”字一圈,得正且通者,而爲衆人; “欲”字一圈,得偏且塞者,而爲物; 其下禽獸橫者,得其尤偏塞,而爲草木者也。是則萬物化生之象,亦具於其中矣。夫天地之化,生生不窮,往者息而來者繼。人獸草木,千形萬狀,各正性命者,皆自一太極中流出。故萬物各具一理,萬理同出一源,一草一木各一太極,而天下無性外之物。故《中庸》言“能盡其性,則能盡人之性,能盡物之性,而可以贊天地之化育”, 嗚呼至哉! (『입학도설(入學圖說)』「천인심성합일지도(天人心性合一之圖)」)


<천인심성합일지도(天人心性合一之圖)> 속 사단과 칠정의 구분[편집 | 원본 편집]

 질문: 옛날 당나라 때 한유는 「원성(原性)」에서 『예기』에 근거하여 희, 노, 애, 락, 애, 오, 욕의 일곱 가지를 성(性)이 발하는 정(情)이라 했고 정자(程子) 역시 이 이론을 가져와서 말했는데 지금 선생은 사단을 성발(性發: 성이 발함)에 귀속시키고, 칠정은 심(心) 아래에 배열했으니 어찌된 것인가.
 대답: 희, 노, 애, 락 애, 오, 욕의 일곱 가지 작용은 인간에게는 본래는 당연한 법이라 하겠으니 그것이 발하여 절도에 맞으면 『중용』에서 말하는 달도(達道:도에 이름)의 화(和)가 되는 것이니 어찌 성(性)의 발이 아니라 하겠는가. 그러나 그중에는 발하여 절도에 맞지 않는 것이 있으니 이것을 바로 성발(性發)이라 하여 사단과 똑같이 정 속에 배열할 수는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심 아래에 나열하여 그 발함에 있어 중절(中節: 마디마디 꼭꼭 들어맞음)과 부중절(不中節: 중절하지 못함)이 있다는 것을 배우는 이들이 충분히 살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曰: “昔唐韓子,原性而本於《禮書》,以喜怒哀樂愛惡欲七者爲性發之情,程子亦取而言之,今子以四端屬乎性發,而七情列于心下者,何也?” 曰: “七者之用,在人本有當然之則,如其發而中節,則《中庸》所謂達道之和,豈非性之發者哉? 然其所發,或有不中節者,不可直謂之性發,而得與四端幷列於情中也。故列于心下,以見其發之有中節、不中節者,使學者致察焉。
(『입학도설(入學圖說)』「천인심성분석지도(天人心性分釋之圖)」)


오늘의 토론 주제(2023.05.16)[편집 | 원본 편집]

 권근의 <천인심성합일지도(天人心性合一之圖)>에서 인간은 왜 선과 악으로 갈리게 되는 것일까? 유학의 인간본성론은 왜 선악에 관한 논의로 귀결될까?


오늘의 토론 내용(2023.05.16)[편집 | 원본 편집]

  • 선해질 수 있는 길을 제시하기 위해

- 다른 사람들한테 이로운 행동을 선하다고 말하기 시작한 것인데, 인간 본성에 대해 논의하기 위해서 사람들의 행동을 관찰하다 보니, 다른 사람들에게 이로운 행동을 하는 사람들을 선한 사람이라고 부르기 시작하였고, 그런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특성이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해봤을 때, 천인심성합일지도와 같은 형태가 나오게 된 것일 것임
- 다른 악한 사람이라도, 그런 사람을 선한 방향으로 이끌기 위해서 악이라는 단어도 만들어 낸 것이고, 그것에 대한 논의를 하는 목적은 결국 사람들을 선하게 만들기 위해서임
- 인간은 선천적인 기질의 차이에 의해 선악이 구분 되어 있어 교육을 통해 선과 악을 바로 알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인식을 유학은 지니고 있었던 것으로 보임

  • 악이 표출되는 과정에 대한 성찰

- 태극에서 분화되어 음양, 오행이 나오는데 이 단계에서 원래는 악이랄게 없었지만 심이라는 기관, 기의 측면이 개입되면서 선악이 나뉨
- 마음은 외물과 접촉하면서 여러 반응을 일으키는데 이 과정에서 감정이 발생함. 이 과정에서 감정 중 투쟁심이 있는데 이것을 적절하게 표현하고 다듬지 못할 때 악으로써 표출된다고 생각함

  • 어떤 인생을 살 것인가에 대한 탐구

- 인간의 본성을 통해 당위를 끌어내기 위해서. 어떠한 인생을 살 것인가를 탐구하기 위해서 인 것 같음. 마음이나 본성을 탐구할 때 선/악이라는 가치부여가 있는 것 같음

  • 추상적인 이야기가 아닌 삶에 대한 하나의 당위로서의 선악에 대한 논의

- 이를 통해, 나라를 이끌거나 사람들을 다스리기 용이해짐

  • 현실과 지향점 간의 차이를 두기 위한 수단으로 대립구도인 선악을 논의하기 시작한 것 같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