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학의 인간본성론: 순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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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자의 생애[편집 | 원본 편집]

☞ 순자 지음, 김학주 옮김, 『순자』, 을유문화사, 2014, 17~19쪽

  • 순자(荀子, B.C.328?~235?)의 이름은 황(況)이며, 자는 경(卿)임. 조(趙)나라 사람이었음. 순자는 열다섯 살에 수재라 일컬어졌고 이때 제(齊)나라의 왕의 보호 아래 유가·묵가·도가·법가·명가 등에 속하는 전국의 학자들이 모여 학문을 연구하고 토론하던 직하(稷下)에 가 학문을 닦았음. 순자는 가장 연장자로서 높은 대우를 받으며 좨주(祭酒)라는 학자로서 존경받는 벼슬을 세 번이나 지냈다고 알려짐. 그러나 어떤 자의 모함을 받아 제나라를 떠나 초(楚)나라로 갔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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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위키백과

  • 초나라 재상 춘신군(春申君)은 순자를 난릉(蘭陵) 땅의 수령에 임명했음. 하지만 “탕 임금은 칠십 리 땅, 문왕은 백 리의 땅으로 천하를 통일했습니다. 손경(孫卿: 순자를 말함)도 어진 사람인데 지금 그에게 백 리의 땅을 주었으니 초나라가 위태롭습니다.”라고 하는 말을 듣고 춘신군이 순자를 파면했고, 그는 다시 조나라로 돌아감. 초나라에서 다시 “현명한 사람이 있으면 임금은 더욱 존귀해지고 나라는 편안해집니다. 지금 손경은 천하의 현명한 사람이니, 그가 버리고 떠난 나라는 편치 못할 것입니다.”라는 말을 듣고 춘신군은 다시 사람을 보내 순자를 초나라로 모셔와 난릉의 수령으로 삼았음. 하지만 춘신군이 암살을 당하자 순자도 난릉의 수령 벼슬을 내놓았음. 이 때 순자는 꽤 연로했던 것으로 보이며 그대로 난릉에 머물러 살다가 몇 년 뒤에 사망함


순자의 주요 사상[편집 | 원본 편집]

☞ 윤무학, 『순자: 통일제국을 위한 비판철학자』, 성균관대출판부, 2004
☞ 펑유란 지음, 정인재 옮김, 『간명한 중국철학사』, 형설출판사, 2017


  • 천(天)과 인(人)의 구분(天人之分)

○ 분(分)은 직분, 분별을 의미함. 우주 자연과 인간 사회는 각각의 직분과 기능이 있음. 천도가 인간사를 주재하지 않으며 인간사 또한 천도에 관여하지 못함. 천은 객관 존재의 자연계 자체를 의미함
예) “무릇 별이 떨어지고 나무가 울고 하는 것은 천지와 음양의 변화이며 가끔씩 나타나는 현상일 뿐이다. 이상하게 여길 수는 있지만, 두려워할 것은 못된다.” 『荀子』, 「天論」: 夫星之隊, 木之鳴, 是天地之變, 陰陽之化, 物之罕至者也. 怪之, 可也, 而畏之, 非也.

○ 사회의 치란(治亂)은 위정자가 자연적 조건에 따라 어떻게 다스리는가에 달려 있음
예) “치란은 하늘에 달려 있는 것인가? 일월성신이 운행하는 것은 우임금 때나 걸임금 때나 마찬가지이지만, 우임금 때는 안정되고 걸임금 때는 어지러웠으니 치란은 하늘에 달린 것이 아니다.” 『荀子』, 「天論」: 治亂, 天邪?曰, 日月星辰瑞厤, 是禹桀之所同也, 禹以治, 桀以亂, 治亂非天也.

○ 인간이 천지자연을 조절하고 자신의 주체성과 능동성을 발휘할 수 있음
예) “하늘에는 그 철에 따른 변화가 있고, 땅에는 여러 가지 생산물이 있으며, 사람에게는 그 다스림이 있다. 이것을 두고 하늘과 땅의 변화에 참여하는 것이라 한다. 사람으로서 참여하는 자신의 할 일은 버리고 참여하는 대상만 알기를 바란다면 미혹된 일이다.” 『荀子』, 「天論」: 天有其時, 地有其財, 人有其治. 夫是之謂能參. 舍其所以參, 而願其所參, 則惑矣.

○ 공자는 “사람의 본성은 서로 비슷하지만 습관은 서로 다르다(性相近, 習相遠)”라고 하여 자연성과 후천적 환경이나 습속에 따른 인위성이 분별될 수 있음을 말했음. 공자의 인(仁)은 ‘사람다움(人)’이라는 의미로 천에 대한 인간 주체성을 가리킴. 맹자는 인성을 천도와 연계시켜 인간 본성의 구분이나 차이보다는 통일성에 주목했음. 천을 심성에 내재화시킴으로써 도덕성의 근거를 확보함. 순자는 공자의 천에 대해 주체성을 확보했음. 즉 천은 자연적, 물질적 천이며 객관 존재의 자연계 체계로 보았음


  • 인성론(人性論)

○ 순자는 성(性)과 위(僞)를 구분했음. 성(性)은 선천적 자연성으로 모든 사람이 같은 것이고, 위(僞)는 후천적 인위성으로 사람마다 차이가 날 수 있음

○ 순자는 “인간의 성품은 악하다. 선한 것은 인위적인 노력의 결과다.” (『荀子』, 「性惡」: 人之性惡, 其善者僞也.)라고 했음. 인간은 타고나면서부터 이익을 좋아하고 감각적 쾌락을 가지고 있음을 말했음
예) “사람은 나면서부터 욕망이 있는데, 바라면서도 얻지 못하면 곧 추구하지 않을 수 없고, 추구함에 일정한 정도와 한계가 없다면 곧 다투지 않을 수 없게 된다. 다투면 어지러워지고 어지러워지면 궁극에 달한다.” 『荀子』, 「禮論」: 人生而有欲, 欲而不得, 則不能無求. 求而無度量分界, 則不能不爭. 爭則亂, 亂則窮.

○ 하지만 인간은 지능을 가지고 있으며 이 지능이 인간을 선하게 할 수 있다고 보았음
예) “사람을 사람이라 할 수 있는 근거는 무엇인가? 사람에게는 분별 능력이 있다는 것이다. 굶주리면 먹을 것을 바라고, 추우면 따스한 것을 바라며, 수고로우면 쉬기를 바라고, 이익을 좋아하고 손해를 싫어하는데, 이것은 사람들이 나면서부터 가지고 있는 것이다… 분별에는 분수보다 더 큰 것이 없고, 분수에는 예의 보다 더 큰 것이 없으며, 예의에는 성왕보다 더 큰 것이 없다.” 『荀子』, 「非相」: 人之所以爲人者何已也? 曰, 以其有辨也. 飢而欲食, 寒而欲煖, 勞而欲息, 好利而惡害, 是人之所生而有也… 辨莫大於分, 分莫大於禮, 禮莫大於聖王.

○ 맹자가 인간의 본성은 선하기 때문에 사람은 누구나 다 요순이 될 수 있다고 본 반면, 순자는 인간은 본래 지능을 가졌기 때문에 어떤 사람이든 다 우임금 같은 훌륭한 인물이 될 수 있다고 보았음

○ 순자가 말하는 선과 악이 각각 독립적이고 객관적인 성격을 지닌 것이 아님. 선과 악을 이분법적으로만 볼 수 없음. 즉 악의 정도는 사회 내에 조화로운 상태가 얼마나 교란되느냐는 정도에 따라 상대적으로 결정됨. 돌이킬 수 없이 사악한 실체를 지닌 어떤 상태나 대상으로서 인식되지 않음
예) “무릇 옛날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천하에 선하다고 하는 것은 바르고 이치에 맞고 평화로우며 잘 다스려진 것이며, 악하다고 하는 것은 치우치고, 위험하며, 사리에 어긋나고, 혼란스러운 것을 말한다. 이것이 바로 선과 악의 구분이다.” 『荀子』, 「性惡」: 凡古今天下之所謂善者, 正理平治也, 所謂惡者, 偏險悖亂也. 是善惡之分也矣.


  • 예(禮)

○ 인간이 선하게 되는 이유에 대해 순자는 인간은 모임(群)을 떠나서 살 수 없으며, 다투지 않고 함께 공존하려면 최소한의 욕루를 충족시키는 상태에서, 만인에게 제한이 부과되어야 한다고 보았음
예) “따로 떨어져 살면서 서로 의존하지 않으면 곤궁하게 되고, 무리를 지으며 직분을 나누지 않으면 다투게 된다. 곤궁한 것은 걱정거리요, 다투는 것은 재앙이니, 걱정거리를 구제하고 재앙을 없앰은 곧 직분을 밝히고 무리를 짓도록 하게 함만 같지 못하다.” 『荀子』, 「富國」: 離居不相待則窮, 群居而無分則爭. 窮者患也, 爭者禍也, 救患除禍, 則莫若明分使群矣.

○ 인간이 다른 사물과 구별되는 본질은 예라는 규범과 사회성으로, 예는 사람의 무한한 욕망과 제한된 재화를 조절하는 데에서 비롯했음. 예의는 사람들이 사회생활을 하면서 자기 신분에 알맞게 일하고 행동하며 거기에 따른 보수를 받게 함으로써 통일된 조화속에서 평화롭게 살도록 하기 위한 것임. 예의는 덕이 많고 모든 이치에 통달한 이상적인 인간이 성인에 의해 만들어졌음

○ 예가 존재할 때, 도덕이 존재한다고 보았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