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철학통편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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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병훈(1857~1927)이라는 인물[편집 | 원본 편집]

☞ 전병훈 저, 임채우 역, <<완역 정신철학통편>>, 인월담,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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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 출처: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 전병훈은 1857년에 태어났음. 평안남도에서 태어나 어렸을 때 전통적인 유교 교육을 받았고 관직에 나가 사법기관이라고 할 수 있는 의정부의 관리로 활동했음. 일제의 침탈로 인해 혼란에 빠진 조선의 자주독립을 지키기 위한 상소를 여러차례 올렸음. 하지만 일제의 압력으로 고종이 퇴위하자 그도 관직을 사임했고 일본의 교육계를 유람한 뒤에 중국 망명길을 떠나게 됨
○ 1908년(51세)에 상해로 망명을 떠나게 됨. 조선 독립운동을 위해 중국에 망명을 떠남. 하지만 일본 경찰의 감시에 의해 은둔처로 나부산에 머물게 됨. 이 곳에서 도사를 만나면서 도교를 수행했음
○ 그 때 만났던 도사가 고공섬이었는데 유학자였던 전병훈은 그 사람을 통해 도교 수련에 침잠하게 됨
○ 그는 망명 생활 중에 도교 뿐만 아니라 서양 사상에 대해서도 깊이 연구했음. 후에 북경의 최고위층 및 지식인들과 교류하면서 제자들을 길렀음. 그와 교류했던 사람들은 개화사상가나 서양사상의 영향을 받은 인물들이었음. 그는 당시의 보수적인 유림들처럼 복고적인 전통주의에 머물지 않고 새로운 시대가 도래했음을 분명히 인식하고 있었고 입헌 공화정을 통해 조선의 독립과 세계 평화를 이룰 수 있다고 보았음
○ 1920년(63세) 2월에 <<정신철학통편>>을 발간함. 중국 북경에서 발행해서 미국 백악관 등 유럽과 미국의 유명 도서관에 발송됐음. 한국에서는 1980년대 이후 발간되었음. 동서고금의 철학사상을 집대성해서 자신이 체득한 도를 정신철학이라고 명명했음. 여기에는 일제에 짓밟힌 한국의 독립을 위한 열망과 함께 당시 전세계에 몰아닥친 위기를 구원하고자 하는 사상을 담고 있음
○ 1927년(70세) 생애를 마침

<<정신철학통편>>: 동서를 통합한 세계철학[편집 | 원본 편집]

  • 정신철학과 도교 수련

○ <<정신철학통편>>은 정신철학, 심리철학, 도덕철학, 정치철학의 네 가지 주제로 구성되어 있음
○ 유불도 삼교 뿐만 아니라 서양의 철학 및 정치, 윤리사상 등을 망라하고 있어 동서고금의 사상을 집대성한 방대한 내용과 체계를 지니고 있음. 이를 한 마디로 정신철학이란 개념으로 요약할 수 있음
○ 이 정신철학은 도교 사상을 기반으로 동서사상을 모두 포섭해서 궁극의 대동세계를 구현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는데 그 방법은 정신의 수련을 통해 인간 및 사회구원을 성취하는 것임
○ 그가 말하는 도교 수련이란 전 인류를 신선으로 되게 하고 온 세상을 극락으로 바꾸는 것을 목적으로 삼음. 즉 개인의 구원을 넘어 인류 구원을 도모하는 것임

 내가 정신철학을 공공의 학문이라고 한 까닭은 위로는 진인도 되고 성인도 되며 다음으로는 정신을 증진시켜서 병을 물리치고 수명을 늘릴 수 있으니 이를 통해 사람들이 각기 이익을 얻으면서 세상의 일들을 해결하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 심리철학과 동서사상의 비교

○ 첫 편인 <정신철학>은 도교를 중심으로 기술되었지만 다른 편에서는 유도불과 서양철학을 종합해서 논지를 전개하고 있음
○ 전병훈은 심리란 원래 하늘에 근원한 것으로 정신이 곧 심리이면서 도라고 밝혔음
○ 정신과 심리는 나누어질 수 없지만 굳이 구분하자면 정신이 수양하는 내공이라 한다면 심리라고 하는 것은 인간의 일상적 정신활동을 통칭하는 개념이라고 했음
○ 그래서 마음을 맑게 하고 욕심을 줄여서 마음을 보존하고 성품을 기르며 하늘을 섬기도록 하는 것이 심리철학이라고 보았음
○ 근세 서양의 심리학에서 말하는 대뇌, 소뇌 등의 척수로 연결되는 신경계통이 바로 정신활동의 중앙기관이자 심리의 중심이 된다고 보았음. 유교는 심령이 뇌 신경에 의지한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고 평했고 근세 서양철학은 뇌로 심령의 작용을 파악한 것은 장점이지만 마음이 천리에 근원함을 알지 못하고 과욕으로 마음을 수양하지 못한 것이 단점이라고 지적했음


  • 도덕철학과 유교의 강조

○ <도덕철학>에서 전병훈은 동서고금의 철학사상이 모두 도덕을 강구하며 서로 위배되지 않는다고 했음. 유교에서는 주역-서경-주공-공자-주희로 도덕철학이 발전했다고 보았음
○ 도가에서는 순박함으로 돌아가서 화합의 정치를 이루는 도를 제시한 노자의 도덕개념을 강조했음
○ 서양의 도덕론에 대해서는 소크라테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와 근세의 철학자로서 몽테스키외, 칸트, 스피노자 등의 윤리사상을 소개함. 서양철학자 중에서도 칸트를 성인으로 존경하면서 서양 도덕학의 최고경지라고 극찬했음
○ 하늘의 이체에 근거하지 않고 사람의 사사로운 욕심에 영향을 받아 공리로 치우치게 되면 제대로 된 도덕이라고 할 수 없다고 해서 서양의 공리주의를 강하게 비판했음
=> 전병훈은 벤담의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이라는 공리주의에서 추구하는 쾌락의 종류와 성질에 대해 질적인 차이를 인정하지 않고 단지 양적으로 환산하려 했다고 지적했음. 그는 사람에게 '물질에 대한 욕구'와 함께 '정신에 대한 욕구'가 있으며 전자에 비해 후자가 더 양질일 뿐만 아니라 더 궁극적인 행복을 가져다준다고 확신했음

 아! 우주 안의 세계가 지금 물질만을 숭상하나 물질로부터 장차 정신으로 들어갈 것이 틀림없다. 지금 비록 정신의 학설이 있으나 이 정신철학처럼 정신을 응결해 참나를 이루고 목숨을 안정시키는 학술은 결여돼 있다. 또한 이 학술은 내면의 수양만 하는 게 아니다. 위로는 진인과 성인이 되고 다음으로는 병을 물리치고 장생하며 세상과 사람들을 구제할 수도 있다. -<<정신철학통편>>


  • 정치철학에서의 동서융합

○ 전병훈은 서구에서는 로마시대 이래로 여러 정치학자와 인물들이 나와서 정치제도를 비롯해서 물질문명을 크게 발전시켰고 오늘날에 있어서는 미국이 지방자치가 가장 발달했다고 칭찬했음
○ 그래서 서양에서는 헌법과 공화정을 중심으로 동아시아의 정치전통 중에서는 민주정치와 정전제와 예치를 중심으로 정치철학의 논지를 펴고 있음

왜 정신철학일까?


  • 정신의 재발견

☞ 김성환, <<우주의 정오: 서우 전병훈과 만나는 철학 그리고 문명의 시간>>, 소나무, 2017

○ 전병훈이 사용하는 '정신'이라는 개념은 영어 spirit 혹은 mind의 번역어이지만 중국에서 고대부터 사용되었던 용어임

 정신은 하늘에서 근원한다. 근세의 이른바 '철학'은 원리지식의 학문으로 서구의 최고 학술이다. 혹은 '형이상학'이라고 하고 혹은 '태극과학'이라고 부른다. 이것과 우리 유교의 궁리진성(窮理盡性)의 학술이 같은 진리이되, 단지 보는 바에 상세하고 소략한 차이가 있을 뿐이다. 도교와 불교 역시 동일한 원리라고 할 수 있으니, 그 도와 법이 단지 '정신' 상의 학술일 뿐이다. -<<정신철학통편>>

=> 전병훈은 동양의 유, 불, 도 3교는 모두 정신의 원리를 규명하는 학술로 근원에서 볼 때 같다고 보았음. 특히 칸트가 정신에 관해 서양철학의 정점에 이른 철학자라고 극찬했음
=> 그가 사용하고 있는 철학이라는 개념은 서구에서 말하는 철학의 개념으로 특히 형이상학에 주목했음. 하지만 형이상학도 어디까지나 철학의 한 분과이나 전병훈은 철학과 형이상학을 같은 개념으로는 일종의 오류를 가지고 있기도 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