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역: 곤괘로 보는 동양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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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역을 알면 동양문화가 보인다!

곤괘의 글자의 의미[편집 | 원본 편집]

곤괘 효읽기.png

  • 곤괘는 상괘(上卦)와 하괘(下卦)가 모두 8괘의 곤괘로 이루어져 있음. 또 곤괘는 땅(地)을 상징하므로, 땅을 상징하는 8괘의 곤괘가 겹쳐져 있다고 해서 “중지곤(重地坤)”이라고도 부름


이에 대한 견해들
☞ 참고문헌: 廖名春, 「坤卦卦名探原--兼論八卦卦氣說産生的時代」, 『東南學術』2000년 1기, 淸華大學思想文化硏究所, 2000, 18쪽, 각주 (1)번

- 곤을 『백서주역』에서는 ‘川’으로 쓰기도 했음. 1973년, 장사(長沙) 마왕퇴(馬王堆) 한묘(漢墓)에서 12만 여자의 백서(帛書)가 출토되었는데 그 중 『주역』 부분과 관련된 2만 여 자에 경(經) 부분과 전(傳) 부분이 있고 백서 『역경』 속 곤(坤)괘의 ‘坤’이 ‘川’으로 쓰여 있었음
- 땅을 뜻하는 곤(坤)과 내[물]를 뜻하는 천(川)과의 연관관계: 곤괘 괘·효사에 "갈 바[유왕(攸往)]", "벗을 얻음[득붕(得朋)]", "벗을 잃음[상붕(喪朋)] 등은 나가고 교역하는 것과 관련 있는 것으로 강과 물의 흐름은 잘 소통하고 널리 퍼지는 것과 연관되어 있음. 또 강물은 주어진 조건들, 즉 지형지물 등에 따라 흘러감. 이는 곤괘의 유순한 성질과 연관될 수 있음
(陳鼓應·趙建偉, 『周易注譯與硏究』, 臺北: 臺灣商務印書館, 1999, 32~33쪽 / 정병석 역주, 『주역 상권』, 을유문화사, 2010, 88쪽)


곤괘 괘효사, 상전 들여다보기[편집 | 원본 편집]

 坤(곤)은 元亨(원형)하고 利牝馬之貞(리빈마지정)이니 君子(군자)의 有攸往(유유왕)이니라. 先(선)하면 迷(미)하고 後(후)하면 得(득)하리니 主利(주리)하니라. 西南(서남)은 得朋(득붕)이요 東北(동북)은 喪朋(상붕)이니 安貞(안정)하여 吉(길)하니라.
 곤(坤)은 크게 형통하고 암말의 바름이 이로우니 군자가 나아갈 곳이 있는 것이다. 먼저 가면 헤매고 나중에 가면 얻어서 이로움을 주관할 것이다. 서남쪽으로 가면 벗을 얻을 것이고 동북쪽으로 가면 벗을 잃어버릴 것이니 올바름을 지킴에 편안하여 길할 것이다.
 彖曰(단왈) 至哉(지재)라 坤元(곤원)이여 萬物(만물)이 資生(자생)하나니 乃順承天(내순승천)이니 坤厚載物(곤후재물)이 德合无疆(덕합무강)하며 含弘光大(함홍광대)하여 品物(품물)이 咸亨(함형)하나니라. 牝馬(빈마)는 地類(지류)니 行地无疆(행지무강)하며 柔順利貞(유순리정)이 君子攸行(군자유행)이라. 先(선)하면 迷(미)하여 失道(실도)하고 後(후)하면 順(순)하여 得常(득상)하리니 西南得朋(서남득붕)은 乃與類行(내여류행)이요 東北喪朋(동북상붕)은 乃終有慶(내종유경)하리니 安貞之吉(안정지길)이 應地无疆(응지무강)이니라.  
 「단전(彖傳)」에 말했다. “지극하다, 곤(坤)의 원(元)이여! 만물이 이것에 바탕하여 생겨나니, 이에 유순하게 하늘을 이어받는 것이니 곤이 두터움으로 만물을 싣고 있는 것은 덕이 하늘의  끝없는 덕에 합치되며 포용하고 넓고 빛나고 커서 만물이 다 형통한 것이다. 암말은 땅의 부류이니, 땅을 걸어감이 끝이 없으며 유순하고 올바름을 지켜나감을 이롭게 여김이 군자의 행하는 바이다. 먼저 하면 혼미하여 도(道)를 잃고 뒤에 하면 따라가서 떳떳함을 얻으리니, 서남으로 가면 벗을 얻는다는 것은 동류(同類)와 함께 가는 것이고, 동북으로 가면 벗을 잃는다는 것은 마침내 경사가 있다는 것이다. 바른 것을 지킴을 편안히 여기는 길함이 땅의 끝없는 덕에 상응한다.”
  • 빈마(牝馬: 암말)에 대한 또다른 풀이: 당나라 학자 이정조(李鼎祚)『주역집해(周易集解)』에서는 하늘을 날아오르는 것 가운데 용만한 것이 없고, 땅에서 가는 것 가운데 말만한 것이 없다고 하면서 그래서 건괘에서는 용을 점사로 사용했고 곤괘는 말을 상징으로 사용했다고 보았
곤괘 괘사의 '서남쪽으로 가면 벗을 얻을 것이고 동북쪽으로 가면 벗을 잃어버릴 것'이라는 데 대해 『주역』 「단전」에서는 '서남으로 가면 벗을 얻는다는 것은 동류와 함께 가는 것이고 동북으로 가면 벗을 잃는다는 것은 마침내 경사가 있다는 것이다'로 풀이했음

곤괘 방위.png

서남쪽으로 가면 벗을 얻을 것이고 동북쪽으로 가면 벗을 잃어버릴 것이다.(西南得朋(서남득붕) 東北喪朋(동북상붕)): 서남쪽은 음의 방위로 벗을 얻는 곳이고 동북쪽은 양의 방위로 벗을 잃는 곳임

그런데 왜 벗을 잃는 게 경사가 있을까?

이에 대한 견해들

- 처음에는 무리를 떠나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았을 때는 좋은 일임. 정이천은 상반된 음과 양의 만남, 여성과 남성의 만남을 통해 혼인이 이루어지는 상황으로 해석했음. 전통사회에서는 혼인은 다음 세대의 출생과도 연관되었음
- 하지만 오늘날에는 더 다양하게 해석해 볼 수 있음. 『주역』의 상반상성(相反相成: 서로 반대되기 때문에 서로를 이루어줌)의 관점에서 이해될 수 있을 것임. 음양의 만남, 군신의 만남, 스승과 제자의 만남, 좋은 선배와 좋은 후배의 만남, 연인의 만남 등 서로 다른 위치, 성격, 때에 놓여 있는 사람들과의 만남으로 이해될 수 있음

☞ 의리역의 대표적인 사례인 송나라 학자 정이천[1033~1107, 이름이 정이(程頤)이고 호가 이천(伊川)임]의 주석을 보고 싶으신 경우: <동방미디어> 웹사이트 참고
※ 주자학 기반 성리학이 주류를 이루었던 만큼, 우리나라에서는 『주역』을 비롯한 유가경전을 읽을 때 전통적으로 주자주 기반 텍스트를 읽었음. 『주역』의 경우 정이천의 『정전(程傳)』과 주희의 『주역본의(周易本義)』가 함께 실려 있는 『주역전의(周易傳義)』를 기본적으로 읽었음. 그렇다면 『주역』을 더 깊이 있게 공부하고 싶다면? 당연히 우선 『주역전의』를 읽어야 함


 象曰(상왈) 地勢坤(지세곤)이니 君子以(군자이)하여 厚德(후덕)으로 載物(재물)하나니라.
 「상전(象傳)」에 말했다. “땅의 형세가 곤(坤)이니, 군자가 이를 본받아서 두터운 덕(德)으로 사물을 실어준다.”
  • 후덕(厚德)

○ 고대인들은 땅을 두텁다고 보았음. 『시경(詩經)』 「정월(正月)」에 “땅이 두텁다고 해도 감히 살금살금 걷지 않을 수 없다(謂地蓋厚, 不敢不蹐).”
○ 그런데 두터움이 왜 후덕이라는 덕성으로 이해되었을까? 두터움(厚)의 의미에 대해 『회남자(淮南子)』 「무칭훈(繆稱訓)」에 “얇은 것(薄)을 쌓아 두터워지게(厚) 되고, 낮은 것(卑)을 쌓아 높아지게(高) 되니, 따라서 군자(君子)는 날마다 부지런히 해서 빛을 이루고 소인(小人)은 날마다 불만스러워 해서 치욕에 이른다.”라고 하는 등 두터움이라는 두께가 얇은 것들이 쌓이게 되어 이루어졌음을 의미하기도 함
○ 이는 땅의 두터움이 어느 한 순간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차츰 차츰 축적되어 이러한 두께를 이루게 되었음을 의미하는 것임
○ 『주역』에서는 이러한 자연의 원리가 인간이 추구해야 할 삶의 태도, 도덕성으로 전환됨. 땅의 두터움은 인간에게 있어서 덕을 쌓아나가 덕의 두께를 이루게 되는 후덕(厚德)함으로 전환되고 그 결과 타자와 만사만물을 포용할 수 있는 ‘만물의 실어줌(載物)’의 포용력으로 귀결됨


 初六(초육)은 履霜(리상)하면 堅氷至(견빙지)하나니라.
 초육(初六)은 서리를 밟으면 단단한 얼음이 이르러 올 것이다.”
 象曰(상왈) 履霜堅氷(리상견빙)은 陰始凝也(음시응야)니 馴致其道(순치기도)하여 至堅氷也(지견빙야)하나니라.
 「상전(象傳)」에 말했다. “서리를 밟으면 단단한 얼음이 이르러 올 것이라는 것은 음(陰)이 처음 응결한 것이니, 그 도(道)대로 따라가게 되면 단단한 얼음에 이른다고 하는 것이다.”
  • 곤괘 초육 효사를 통해 생각해 보는 인생 위기의 종류

1. 상황의 추이 상 어쩔 수 없이 닥쳐오는 위기. 사계절 가운데 겨울이 늘 오듯이. 견뎌내야 하고 겪어내야 하는 위기
2. 자초한 위기. 자꾸 반복적으로 이 위기를 자초하고 축적하게 되는 피할 수 없는 재앙을 맞이하게 됨: 곤괘 「문언전」의“선을 쌓은 집안에는 반드시 남아도는 경사가 있겠지만 불선을 쌓은 집안에는 반드시 남아도는 재앙이 있을 것이다.[적선지가 필유여경 적불선지가 필유여앙(積善之家, 必有餘慶. 積不善之家, 必有餘殃)]"
3. 미리 그 조짐을 알아 이를 파악하고 대비할 수 있는 위기 => 우리가 주역을 공부하는 목적 가운데 하나

 『주역』 「계사전」
“역이란 성인(聖人)이 심오함을 궁구하고 기미를 연구하기 위한 책이다. 깊기에 천하의 뜻을 통달할 수 있고 기미를 알기에 천하의 일을 성취시킬 수 있다 (夫易, 聖人之所以極深而研幾也. 唯深也, 故能通天下之志. 唯幾也, 故能成天下之務).”


주역은 왜 추위와 더위가 생겨나는지 들여다 볼 수 있는 역학(易學) 원리로 발전되게 된다!
  • 12벽괘

○ 한나라 때 상수학자인 맹희(孟喜, B.C.90~?)는 괘기설(卦氣說)을 창시하여 『주역』을 해석했음
※ 괘기설: 64괘를 24절기 12달에 배당하여 일년과 사계절을 변화를 이해하고 이를 인간사에 연관시켜 인간사를 예측했던 이론
○ 여기에서 괘기란 8괘나 64괘를 1년 사계절, 12달, 24절기, 365일에 배열하고 이것으로 절기의 변화를 해석하는 것으로, 이 괘기설 중에서도 뛰어난 해석으로 여겨지는 것은 12벽괘라고 할 수 있음

12벽괘.png

☞ 곤괘가 음력 10월에 해당되며 서리가 본격적으로 내리는 시기임. 그래서 서리, 얼음이 언다라는 비유가 나타남
☞ 동양전통에서 주역은 실제적인 자연의 순환원리가 담겨 있다고 여겨져 왔음


이런 이야기가 한나라 때 통할 수 있었던 이유는?
  • 한나라 때 유행한 천인감응설(天人感應說)
“사람이 사람이 된 것은 하늘에 근본하니, 하늘은 또한 사람의 증조부(=조상)이다. 이것이 사람이 위로 하늘과 유사한 원인이다. 사람의 형체는 천수의 변화를 받아 만들어진 것이다. 사람의 혈기는 하늘의 뜻이 변화를 받아 어질게 된 것이다. ... 사람의 좋아하고 싫어함은 하늘의 따뜻함과 서늘함의 변화를 받아 만들어진 것이다. ... 사람이 기쁨·분노·슬픔·즐거움(喜怒哀樂)을 갖추고 있는 것은 하늘의 봄·가을·겨울·여름(春秋冬夏)과 서로 대응하는 것이다. 하늘의 복사본 사람이니, 사람의 성정(性情)은 하늘로 말미암아 나온 것이다.”(동중서의『춘추번로(春秋繁露)』 「위인자천(爲人者天)」)
 “사람[의 몸에] 360개의 관절이 있는 것은 하늘의 [1년의 날]수에 부합한 것이다. [사람의] 형체에서의 뼈와 살은 땅의 두터움과 부합한 것이다. [사람의 머리에] 귀와 눈의 [보고 듣는] 총명함이 있는 것은 해와 달의 형상에 [부합하는 것이다.] 사람의 몸에 구멍과 경락의 혈맥이 있는 것은 [땅의] 하천과 [산의] 계곡의 형상에 [부합하는 것이다.] ... [완전히] 하늘과 [같은] 종류라 [할 수 있다.]” (동중서의 『춘추번로(春秋繁露)』 「인부천수(人副天數)」)

=> 한나라 때 특히 유행한 상수학은 점서의 기능을 강조함으로써 주역의 괘와 효를 자연세계의 1년 사시, 12월, 24절기, 72후 등에 결합하고 그 결과를 인사에 접목시켰음


 六二(육이)는 直方大(직방대)라 不習(불습)이라도 无不利(무불리)하니라.
 육이(六二)는 곧고 방정하고 위대하다. 익히지 않아도 이롭지 않음이 없다.
 象曰(상왈) 六二之動(육이지동)이 直以方也(직이방야)니 不習无不利(불습무불리)는 地道光也(지도광야)라. 
 「상전(象傳)」에 말했다. “육이(六二)의 움직임이 곧고 방정하니 익히지 않아도 이롭지 않음이 없다는 것은 땅의 도가 빛남이다.”
  • 직방대(直方大)

○ 곤괘에서 육이는 하괘에서 중(中)의 자리에 처해 있으면서도 음으로 이효의 음의 자리에 와 있기 때문에 정(正)함
○ 정이천은 이러한 곤괘 육이의 중정(中正)이 아래에 있는 땅의 도이며, 땅의 도를 다했기 때문에 직(直), 방(方), 대(大)의 세 가지로 곤의 덕과 그 쓰임을 형용했다고 보았음
○ 그렇다면 직(直), 방(方), 대(大)는 어떤 의미일까? 곤괘 「문언전」에서는 ‘직(直)’의 의미를 바름, ‘방(方)’의 의미를 ‘의(義)’로 보면서 군자가 경(敬)으로 내면을 바르게 하고 의(義)로 외면을 방정하게 한다(直, 其正也. 方, 其義也. 君子敬以直內, 義以方外)는 의미로 풀이했음. 여기에서 직은 내면적 바름, 방은 외면적 바름을 추구하는 것이라고 보고 있는 것임. 그리고 이러한 직과 방의 효용이 성대한 덕으로 이해되고 있음


  • 주역 읽는 공식: 중(中)

주역+중.png

⇨ 상괘, 하괘의 각각 가운데에 위치한 2효, 5효를 중(中)의 자리라고 부르고, 중도(中道)를 지킬 수 있는 자질을 가진 것으로 해석됨

  • 주역 읽는 공식: 정(正)

주역+정.png

⇨ 양의 자리(1, 3, 5의 홀수 자리)에 양이 온 것, 음의 자리(2, 4, 6의 짝수 자리)에 음이 온 것을 정(正)이라고 함


 六三(육삼)은 含章可貞(함장가정)이니 或從王事(혹종왕사)하여 无成有終(무성유종)이니라. 
 육삼(六三)은 아름다움을 머금어서 늘 곧게 지킬 수 있으니, 혹 왕의 일에 종사하더라도 앞장서서 어떤 일을 이루려고 하지 말고 유종의 미를 거두어야 한다.
 象曰(상왈) 含章可貞(함장가정)이나 以時發也(이시발야)요 或從王事(혹종왕사)는 知光大也(지광대야)라.
 「상전(象傳)」에 말했다. “아름다움을 머금어 바름을 유지할 수 있으나 때에 따라 발휘할 것이요, 혹 왕(王)의 일에 종사한다는 것은 지혜가 밝고 큰 것이다.”
  • 곤괘 「문언전」에서는 "음이 비록 아름다움이 있으나 그것을 (내면에) 머금어서 왕의 일에 종사하면서 자신의 명예나 성공을 이루고자 함이 없으니 땅의 도이다(陰雖有美含之, 以從王事, 弗敢成也, 地道也)."라고 했음. 땅의 도이면서 신하의 도로 유순함을 발휘해야 하는 때에 내적 바름을 유지하면서 때에 맞게 윗사람의 일에 종사하면서도 외면적 성공이나 명예를 이루려고 하기 보다는 유종의 미를 거두는 데 초점을 두어야 함을 보여주고 있음


 六四(육사)는 括囊(괄낭)이면 无咎(무구)며 无譽(무예)리라. 
 육사(六四)는 주머니끈을 묶듯이 하면 허물도 없으며 칭찬도 없을 것이다.
 象曰(상왈) 括囊无咎(괄낭무구)는 愼不害也(신불해야)라. 
 「상전(象傳)」에 말했다. “주머니끈을 묶듯이 하면 허물이 없다는 것은 삼가면 해를 당하지 않는 것이다.” 
  • 괄낭(括囊)

○ 괄낭의 의미에 대해 「소상전(小象傳)」에서는 ‘신중함(愼)’으로 풀이했음. 곤괘 「문언전」에서는 “주머니를 묶음(括囊)”은 주머니 입구를 묶어 그 속에 든 것을 숨기듯이, 천지가 닫혀 현인(賢人)이 숨는 것과 관련하여 설명했음. 여기에서는 주머니를 묶듯이 말을 삼갈 수 있는 사람을 현인의 지혜에 비유하고 있음. 즉 천지가 문이 닫히듯 폐색(閉塞)한 시대에는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숨고 삼가는 것을 현인의 은거하는 지혜로 말한 것임
○ 『순자(荀子)』에서는 오히려 진실하지 못한 모습으로 이해했음. 『순자』 「비상(非相)」에서 말하기를 좋아하지 않고 즐거워하지 않으면 진실한 사(士)가 아니라고 하면서 곤괘의 “괄낭(括囊), 무구무예(无咎无譽).”를 오히려 부정적인 뜻으로 해석했음. 이처럼 주역은 다양한 관점에서 다양하게 읽힐 수 있는 매력을 지닌 텍스트임


 六五(육오)는 黃裳(황상)이면 元吉(원길)이리라.
 육오는 황색 치마처럼 하면, 크게 길할 것이다. 
 象曰(상왈) 黃裳元吉(황상원길)은 文在中也(문재중야)라. 
 「상전(象傳)」에 말했다. “‘황상원길(黃裳元吉)’은 문채가 중앙에 있는 것이다.” 


  • 황상(黃裳)

○ 오행에 따르면 오행과 오방, 오색이 각각 배속되는데 목(木)은 청색으로 동쪽, 화(火)는 적색으로 남쪽, 토(土)는 황색으로 중앙, 금(金)은 백색으로 서쪽, 수(水)는 흑색으로 북쪽에 배속되어 있음
○ ‘황상’에서 ‘상(裳)’은 아래를 수식하는 복식으로 의미하는 것으로 공영달은 곤은 신하의 도리를 언급하고 있는 괘로 오효의 군주의 자리에 처해 있는데 곤괘 오효의 자리는 신하 가운데 가장 존귀한 사람이라고 보았음

곤괘육오+오행.jpg

☞ 그림출처: http://contents.history.go.kr/

오행 배속표

고구려 고분벽화 속 사신도 보러가기(동북아역사재단 고구려 고분벽화 3D 가상전시관

  • 곤괘 육오 "황상원길"과 관련한 이야기
 『좌전』 「소공(昭公) 22년」
노나라 계평자(季平子)의 가신 남괴(南蒯)가 계평자를 배반하려 했다. 남괘가 배반하려 할 때 점을 쳐서 ‘곤(坤)’之 ‘비(比)’를 얻었는데 괘사에 ‘황상원길(黃裳元吉)’이라 하였다. 이에 그는 몹시 큰 길조(吉兆)라 여기고, 그것을 자복혜백(子服惠伯)에게 보여주며 “대사를 일으키려는데 어떻습니까?”라 물었다. 혜백이 그에게 대답하였다. “만약 충신(忠信)의 일이라면 성공할 수 있을 것이나 그렇지 않으면 반드시 실패할 것입니다.”라고 했다.

⇨ 『좌전』의 이 구절은 춘추시기 점에 대한 인식을 살펴볼 수 있는 구절로 언급되기도 함. 그 점괘를 감당할 수 있고, 누릴 수 있는 덕과 자질, 마음가짐을 갖추었느냐에 따라 그 선택의 결과가 달라질 수 있음을 말해주는 것으로 이해될 수 있으며, 점에 대한 전적인 의존보다는 인간의 도덕행위와 이성적이고 합리적 선택 또한 존중되었음을 알 수 있

 上六(상육)는 龍戰于野(용전우야)하니 其血(기혈)이 玄黃(현황)이로다.
 상육은 용이 들에서 싸는 격이니 그 피가 검고 누렇다.
 象曰(상왈) 龍戰于野(용전우야)는 其道窮也(기도궁야)라.
 「상전(象傳)」에 말했다. “용이 들에서 싸우는 것은 그 도(道)가 극에 달한 것이다.”

  • 기혈현황(其血玄黃)

○ 『주역』에서 상효는 종종 오효의 중의 자리를 넘어서 그 국면이 궁극에 달했을 때를 의미하는 자리로 언급되곤 함. 정이천은 음은 양을 따르는 자인데 그 성대함이 지극해지면 양에게 항거하여 다투게 된다고 보았음. 그는 양에게 대적하면 반드시 음과 양 모두 다치기 때문에 그 피가 검고 누렇다고 보았음
○ 이 자리는 곤의 도가 극에 달해 음과 양이 싸우게 됨을 의미하고 있으며 천지현황(天地玄黃)의 하늘의 색과 땅의 색이 그 싸움으로 인해 뒤엉킨 상황을 묘사하고 있음


 用六(용육)은 利永貞(리영정)하니라.
 육(六)을 씀은 항상되고 바름을 유지해 나감이 이롭다.
 象曰(상왈) 用六永貞(용육영정)은 以大終也(이대종야)라.
 「상전(象傳)」에 말했다. “‘용육영정(用六永貞)’은 끝마침을 성대하게 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