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실의 상권

An_SW
둘러보기로 이동 검색으로 이동

<<천주실의>> 제1편: "천주가 만물을 창조하고 그것을 주재하며 안양(安養)하심을 논함" 주요 논의 전개 과정(1)[편집 | 원본 편집]

1. 인간은 이성 능력을 가지고 있음(이성을 통해 옳고 그름과 진짜와 가짜를 구분할 수 있음)
2. 이성을 가지고 이성적인 일을 할 수 있는 건 반드시 이성을 가진 존재가 그렇게 하도록 이끌어서 그렇게 한 것임
3. 마찬가지로 모든 개체는 스스로 완성될 수 없으며 반드시 외재적인 운동인 때문에 이루어지는 것임. 이성을 결여하고 있는 사물들이 질서적으로 배열되어 있는 것은 그것들을 질서 있게 배열한 존재가 있기 때문임. 모든 생명체는 알, 씨에서 나온 것으로 모두 자기로부터 만들어진 것이 아님 => 천주가 바로 그런 만물을 생성하고 그것들을 그렇게 살게 하는 존재임
4. 천주는 누구에 의해 생긴 것인가? => 천주는 시작도 끝도 없으며 만물의 시조이고 만물의 뿌리임[소이연(所以然: 무엇을 무엇이게끔 만들어 주는 존재근거)] 중에 원초적인 소이연임]
5. 왜 천주는 하나뿐인가? => 사물의 보편적인 본래 근원은 둘일 수 없음[한 몸에 하나의 머리, 한 나라의 하나의 군주, 한 집에 하나의 가장...]

인간의 유한한 삶 속에서 인간으로서의 '나'란 존재는 어떤 의미를 지닐 수 있을까? 이렇게 열심히 살아왔던 삶인데 이렇게 생각하고 고민하며 힘들게 힘들게 살아온 삶인데 죽음과 함께 이 모든 게 사라지나?


마테오 리치의 영혼개념[편집 | 원본 편집]

무릇 사람이 짐승들과 구별되는 까닭 중에 '이성 능력[靈才, intellect]' 보다 더 큰 것은 없습니다.

☞ 정현수, <마테오 리치의 천학(天學)과 성리학(性理學)의 수양론(修養論) 연구(硏究):『천주실의(天主實義)』를 중심으로>, <<유교사상연구>> 56권, 한국유교학회, 2014, 157~190쪽
☞ 손은석, <조선 성리학 안에서 인간 아니마(anima humana)의 자립적(per se subsistens) 의미 충돌>, <<철학논집>> 44, 서강대 철학연구소, 2016, 381~406쪽

○ 마테오 리치는 스콜라철학의 '아니마(Anima)'를 중국의 사상체계에 접합시키면서 '영혼(靈魂)'이라는 한자어로 번역하여 소개했음
=> 영혼과 육체가 하나의 통일성을 이루면서 어떻게 영혼은 육체가 죽어도 불멸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스콜라 철학의 토마스 아퀴나스는 그 길을 비물질성과 자립성에서 찾았음. 즉 아니마를 정신의 일종으로 분류하여 이러한 영혼의 지성능력이 비물질적이고 자립적일 수 있음을 물질적인 육체과 구분하여 인식했음

 "<<천주실의>> 상권 제3편: 사람의 영혼은 불멸하여 동물[의 각혼]과 크게 다름을 논함" 중
서양 선비가 말했다. 사람은 혼(魂)과 백(魄)이 있습니다. 이 둘이 온전하면 살아 있는 것입니다. 죽으면 '백'은 흩어지고 변화하여 흙으로 돌아가고, '혼'은 늘 있으면서 없어지지 않습니다. 제가 중국에 들어와서 일찍이 [사람의] '혼'이 소멸하여 동물과 같아질 수 있다는 것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그러나] 그 밖의 [중국과 다른] 세상의 유명한 가르침들과 유명한 나라들은 모두가 사람의 영혼은 불멸하여 동물과는 크게 다름을 성찰하고 있습니다. 제가 [이제] 그 이치를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선비께서는 마음을 비우고 들어주십시오! 이 세상의 혼에는 세 가지 품격이 있습니다. 하품의 이름은 생혼(生魂)이니 곧 초목의 혼이 그것입니다. 이 혼은 초목을 도와 낳고 자라게 하며 초목이 말라 비틀어지면 혼도 소멸합니다. 중품의 이름은 각혼(覺魂)이니 곧 동물의 혼입니다. 이는 동물에 붙어 있어서 성장과 발육을 돕고, 또한 동물들이 눈으로 보고 귀로 듣게 하고, 입으로 맛보고 코로 냄새 맡게 하며, 사지와 몸체로 사물의 실정을 지각하게 합니다. 그러나 이치를 추론할 수는 없습니다. [동물이] 죽음에 이르게 되면 [각]혼 역시 소멸합니다. 상품의 이름은 영혼이니, 곧 사람의 혼입니다. 이는 생혼과 각혼을 함께 가지고 있습니다. 사람[몸]의 성장과 발육을 돕고, 사람으로 하여금 사물의 실상을 지각하게 하며, 또한 사람들로 하여금 사물들을 추론하게 하여 이치와 의리를 명백하게 분석할 수 있게 합니다. 사람의 몸이 비록 죽는다 하더라도 [영]혼은 죽지 않습니다. 대개 영원히 존재하며 소멸하지 않습니다. 무릇 지각(perception)하는 일은 몸에 의지하고 있습니다. 몸의 형체가 죽어서 흩어지면 각혼이 작동할 장소도 없어지게 됩니다. 그러므로 초목이나 금수의 혼은 몸에 의존함이 본래의 실정이니 몸이 죽고 나면 이들의 실정이나 혼도 몸과 함께 없어집니다. 추론하고 분명하게 따지는 일과 같은 것은 반드시 몸에 의거하지 앟으니 그 영혼[즉 추리력, the ability of inference]은 독자적으로 존재합니다. 몸이 비록 죽고 형체가 비록 흩어진다 하더라도 그 영혼은 그대로 다시 작동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사람은 식물이나 동물과는 같지 아니합니다.
-마테오 리치 지음, 송영배 등 옮김, <<천주실의>>, 서울대학교 출판부, 1999, 123~125쪽


  • 혼(魂)의 층차

○ 생혼[식물의 혼], 각혼[동물의 혼], 영혼[인간의 혼]으로 구분함. 영혼은 정신과 동일시하여 불멸하는 무형[형체가 없는]한 것, 육체는 소멸하는 '유형한 것'으로 구분함
○ 리치는 특히 인간의 영혼의 기능을 지적, 이성적 능력으로 보고 있음. 즉 이치를 추론하는 능력이 영혼의 기능이라고 보았음

 사람의 본성은 유형한 것과 무형한 것, 양쪽을 함께 가지고 있는데 여기서 [인간의] 영혼은 '정신'인 것입니다.
 -마테오 리치 지음, 송영배 등 옮김, <<천주실의>>, 서울대학교 출판부, 1999, 132쪽
왜 인간의 이성적 능력을 동물과 구분되는 인간의 영혼이 지닌 특징으로 보고 있는가? 이러한 이성적 능력이 무엇을 할 수 있기에?


  • 선을 행할 수 있는 인간의 자유의지
 형체가 있는 혼[material soul, 즉 생혼이나 각혼]은 몸의 주재자가 될 수 없으며 항상 몸에 의해서 부림을 당하여 [결국 몸처럼] 떨어져 나가 [소멸]하게 됩니다.
 이렇기 때문에 동물의 일상적 행위는 욕망의 부림에 바탕을 두고서 자기의 정욕[정(情)]이 이끄는대로 좇아가는 것이기에, 스스로 [자기 행위]를 검속하지 못합니다.
 유독 사람의 혼만이 육신의 주재자가 되어 우리[인간]의 [자유] 의지가 선택하느냐 그만두느냐에 따를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의지가 지향을 오롯히 하면 힘은 바로 그것을 따릅니다.
 비록 사사로운 욕망이 있다 하더라도 [사람이라면] 어찌 공리(公理: 보편적 이치나 규범)가 명령하는 바를 어길 수 있겠습니까?
-마테오 리치 지음, 송영배 등 옮김, <<천주실의>>, 서울대학교 출판부, 1999, 129~130쪽

=> 인간의 영혼의 기능은 옳고 그름을 변별하는 이성적 능력을 지니고 있고 자유 의지에 따라 옳은 쪽을 선택하게 할 수 있음. 자유 의지는 인간이 자신의 욕망을 이기고 보편적 이치와 규범, 도덕선 선을 행할 수 있게 하는 것임

○ 유교의 용어를 활용하면서도 유교와 차별되는 천주교의 교리를 전하고자 했던 마테오 리치
- 리치의 신학체계상 인간의 본성은 선하다는 것을 전재하고 있음[인간에게는 영혼이 내재되어 있음]
=> 그렇다면 인간은 왜 불선(不善: 선하지 않음)한 행위를 저지르는가?
- 인간의 본성이 선하다고 할지라도 그 선의 실현은 인간의 의지에 책임이 있음
- 그래서 리치는 인간에게 내재된 본성의 선인 양선(良善)과 덕행으로 축적된 선인 습선(習善)을 구분했음. 습선은 인간의 의지적 노력과 연관되는 것임
- 리치의 인성론은 도덕의 주체인 영혼이 자유의지를 발휘하여 습선을 쌓아 도덕의 근원인 천주에게 귀일하는 개념을 제시했음

우리는 이런 영혼을 따라 살아가고 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