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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理)'''
 
* '''이(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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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조구치 유조, <<중국사상문화사전>>, 책과 함께, 2015</br>
  
 
○ 이(理)라는 용어는 본래 옥의 결을 나타내는 것으로 문(文: 무늬)과 통하는 측면이 있음. 옥을 기물로 만들기 위해서는 그 결(理)에 따라 자르거나 깎거나 하지 않으면 안됨. 여기에서 이(理)에는 지켜야 할 질서라는 의미가 포함되게 됨</br>
 
○ 이(理)라는 용어는 본래 옥의 결을 나타내는 것으로 문(文: 무늬)과 통하는 측면이 있음. 옥을 기물로 만들기 위해서는 그 결(理)에 따라 자르거나 깎거나 하지 않으면 안됨. 여기에서 이(理)에는 지켜야 할 질서라는 의미가 포함되게 됨</br>
 
○ <<맹자>>는 "누구나 그렇다고 생각하는 것을 이(理)라고 하고 의(義)라고 한다."라고 했음. 이는 인간의 미각이나 시각, 청각은 똑같으므로 맛있는 음식, 미남/미녀, 멋진 음악을 좋아하는 것은 누구에게나 똑같으며 그와 마찬가지로 인간의 마음도 좋다고 생각되는 것에는 공통성이 있다는 의미로 쓰임</br>
 
○ <<맹자>>는 "누구나 그렇다고 생각하는 것을 이(理)라고 하고 의(義)라고 한다."라고 했음. 이는 인간의 미각이나 시각, 청각은 똑같으므로 맛있는 음식, 미남/미녀, 멋진 음악을 좋아하는 것은 누구에게나 똑같으며 그와 마찬가지로 인간의 마음도 좋다고 생각되는 것에는 공통성이 있다는 의미로 쓰임</br>
 
○ 수, 당시대 중국 불교에서는 이(理)와 사(事)를 짝으로 대응시켰음. 이(理)는 사(事)가 존재하는 근거이자 보편적인 진리이며, 사(事)는 이(理)에서 파생되는 개별현상임. 하지만 이 두 가지는 나눌 수 있는 일체임. 예를 들어 파도(=사(事))는 바닷물(=이(理))의 현상이지만 바닷물과 분리되는 것이 아니라 파도가 그대로 바닷물이며 바닷물이 그대로 파도인 것과 같음</br>
 
○ 수, 당시대 중국 불교에서는 이(理)와 사(事)를 짝으로 대응시켰음. 이(理)는 사(事)가 존재하는 근거이자 보편적인 진리이며, 사(事)는 이(理)에서 파생되는 개별현상임. 하지만 이 두 가지는 나눌 수 있는 일체임. 예를 들어 파도(=사(事))는 바닷물(=이(理))의 현상이지만 바닷물과 분리되는 것이 아니라 파도가 그대로 바닷물이며 바닷물이 그대로 파도인 것과 같음</br>
○ 송나라 성리학자인 정호(程顥, 1032~1085)는 장재를 비판하면서 천리(天理)를 강조했음</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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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나라 성리학자인 정호(程顥, 1032~1085, '정명도(程明道)'라고도 부름)는 장재를 비판하면서 천리(天理)를 강조했음</br>
  
 
○ '''정호의 기 중심의 철학'''</br>
 
○ '''정호의 기 중심의 철학'''</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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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상봉, 「정명도의 천리와 인성에 대한 이해」 『한국철학논집』 40집, 한국철학사연구회, 2014, 279~280쪽</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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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호는 장재의 우주의 모든 부분을 ‘나'와 밀접하게 연관되는 것으로 여기는 사상을 수용했음</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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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편 기에 기반한 철학을 제시한 장재를 염두에 두고 '''형이하인 기를 도라고 여기거나 만물의 본원이라고 생각한다면 잘못'''이라고 했음</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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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호가 보기에 기는 형이하로서 만물의 근원이 될 수 없음. 즉 형이상의 도가 만물생성의 근원이며 이는 끊임없는 변화, 운동 과정에 내재하는 이치임</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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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역>>에 나오는 형이상, 형이하로서의 도(道)와 기(器)</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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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形而上者(형이상자)를 謂之道(위지도)요 形而下者(형이하자)를 謂之器(위지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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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형이상[형체 이상의 것, 형체 없는 것]인 것을 도(道)라고 하고 형이하[형체 이하의 것, 형체 있는 것]인 것을 기(器)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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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호는 전통적으로 사용해 왔던 형이상의 도 개념을 이(理)로 대체함 </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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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호는 형이하로서의 기, 형이상으로서의 도와 이(理)를 구분했음</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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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편과 특수, 이(理)와 사물, 도와 기를 구분하는 것이 철학의 중요한 방법이라고 생각했음</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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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나 ‘이‘는 감성적으로 직접 존재하는 것이 아님. 이성 사유의 대상이지 감각기관에 의해 직접적으로 인식되는 것이 아님</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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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성리학자 주희(朱熹, 1130~1200)의 종합: 이기 이원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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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조구치 유조, <<중국사상문화사전>>, 책과 함께, 2015</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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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험적으로 지각할 수 있는 (형이하의) 것을 기로 파악</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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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의 작용, 운동의 법칙과 그것을 일으키는 사물의 질서를 경험적으로 지각할 수는 없지만 그 실재를 상정할 수 있는 (형이상의) 이로 파악</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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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한국철학연습]]
 
[[분류: 한국철학연습]]

2022년 9월 27일 (화) 15:27 판

성리학 용어들과 친해지기(1): 이(理)와 기(氣)

☞ 중국철학 개념어 관련 참고하실 만한 책: 미조구치 유조, <<중국사상문화사전>>

중국사상문화사전.jpg


  • 기(氣)

○ 기의 본래 글자적 의미는 호흡, 증기, 음식에 의거한 생활력 등의 의미가 있음
○ 전국시대에서 한나라 때까지는 기는 바람으로 주로 이해되기도 했음. 사방의 바람은 작물의 생육과 숙성에 깊이 연관됨
○ <<맹자>>는 인간의 심지(心志)를 통솔자, 신체에 충만한 기를 피통솔자로 구분하기도 했음. <<손자>>라는 병법서에도 전투의 요점으로 장군의 심과 병졸의 기를 말했는데 여기에서 모두 심지를 이지적 존재, 기를 비이지적 존재로 파악하고 있음
○ <<노자>>, <<장자>>로 대표되는 도가사상에서는 우주의 시원과 만물의 생성을 기로 설명했음. 인간의 생사를 기의 모임과 흩어짐에 의한 것이라고 보고 기를 기름으로써 생명을 온전히 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양생론적 기론이 제기되었음
○ 송나라 때 성리학자인 장재(張載, 1020~1077)는 기를 중심으로 한 우주론, 인성론을 제시했음

장재의 기 중심의 철학

장재 우주의 구조.png

☞ 진래 지음, 안재호 옮김 『송명성리학』, 예문서원, 2011 참고

- ‘태허의 기'가 모여 ‘기'가 되고, 기가 모여 만물이 됨. 만물이 흩어져 기가 되고 기는 흩어져 태허가 됨
=> 상반되는 두 운동이 우주의 기본적인 과정이 됨을 설명. 이 구조에 따르면 태허, 기, 만물은 모두 동일한 실체의 다른 상태임. 이러한 물질적 실체로서의 기는 시간적으로든 공간적으로든 영원함

 “기가 태허에서 모이고 흩어짐은 마치 얼음이 물에서 얼고 녹는 것과 같다. 태허가 곧 기라는 것을 안다면 무(無) 자체도 없을 것이다.”
-장재, 『정몽』

=> 도가나 도교의 허 또는 무에서 기가 나온다는 견해에 반대
=> 태허라는 말은 허공, 광활한 우주공간을 가리킴. 장재가 말하는 허공은 직접적으로 감지할 수는 없지만 성글고 엷은 기로 가득 찬 상태임. 기는 실체로서 영원히 동일하며 소멸하지 않음. 불교의 허(虛), 공(空)을 비판함

그렇다면 인간 도덕성의 근거인 본성은 어떻게 생겼을까?
“태허에서 천(天: 하늘)이라는 이름이 생겼고 기화(氣化)를 통해 도(道)라는 이름이 생겼다. 허(虛)와 기(氣)가 합해져 ‘성(性: 본성)’이라는 이름이 생겼고, 성과 지각이 합해져 ‘마음(心)이라는 이름이 생겼다.”
-장재, 『정몽』

=> 태허의 기가 모여서 기가 되고, 기는 모여서 사람이 되며, 사람의 본성은 태허의 본성에서 근원함
=> 인간은 마음과 행위에 관련된 수양을 통해서 결과적으로 기질을 변화시켜 본래의 성(性: 본성)을 발휘할 수 있음


  • 이(理)

☞ 미조구치 유조, <<중국사상문화사전>>, 책과 함께, 2015

○ 이(理)라는 용어는 본래 옥의 결을 나타내는 것으로 문(文: 무늬)과 통하는 측면이 있음. 옥을 기물로 만들기 위해서는 그 결(理)에 따라 자르거나 깎거나 하지 않으면 안됨. 여기에서 이(理)에는 지켜야 할 질서라는 의미가 포함되게 됨
○ <<맹자>>는 "누구나 그렇다고 생각하는 것을 이(理)라고 하고 의(義)라고 한다."라고 했음. 이는 인간의 미각이나 시각, 청각은 똑같으므로 맛있는 음식, 미남/미녀, 멋진 음악을 좋아하는 것은 누구에게나 똑같으며 그와 마찬가지로 인간의 마음도 좋다고 생각되는 것에는 공통성이 있다는 의미로 쓰임
○ 수, 당시대 중국 불교에서는 이(理)와 사(事)를 짝으로 대응시켰음. 이(理)는 사(事)가 존재하는 근거이자 보편적인 진리이며, 사(事)는 이(理)에서 파생되는 개별현상임. 하지만 이 두 가지는 나눌 수 있는 일체임. 예를 들어 파도(=사(事))는 바닷물(=이(理))의 현상이지만 바닷물과 분리되는 것이 아니라 파도가 그대로 바닷물이며 바닷물이 그대로 파도인 것과 같음
○ 송나라 성리학자인 정호(程顥, 1032~1085, '정명도(程明道)'라고도 부름)는 장재를 비판하면서 천리(天理)를 강조했음

정호의 기 중심의 철학

☞ 정상봉, 「정명도의 천리와 인성에 대한 이해」 『한국철학논집』 40집, 한국철학사연구회, 2014, 279~280쪽

- 정호는 장재의 우주의 모든 부분을 ‘나'와 밀접하게 연관되는 것으로 여기는 사상을 수용했음
- 한편 기에 기반한 철학을 제시한 장재를 염두에 두고 형이하인 기를 도라고 여기거나 만물의 본원이라고 생각한다면 잘못이라고 했음
- 정호가 보기에 기는 형이하로서 만물의 근원이 될 수 없음. 즉 형이상의 도가 만물생성의 근원이며 이는 끊임없는 변화, 운동 과정에 내재하는 이치임

 ◈ <<주역>>에 나오는 형이상, 형이하로서의 도(道)와 기(器)
形而上者(형이상자)를 謂之道(위지도)요 形而下者(형이하자)를 謂之器(위지기)라 형이상[형체 이상의 것, 형체 없는 것]인 것을 도(道)라고 하고 형이하[형체 이하의 것, 형체 있는 것]인 것을 기(器)라고 한다.

=> 정호는 전통적으로 사용해 왔던 형이상의 도 개념을 이(理)로 대체함

- 정호는 형이하로서의 기, 형이상으로서의 도와 이(理)를 구분했음
- 보편과 특수, 이(理)와 사물, 도와 기를 구분하는 것이 철학의 중요한 방법이라고 생각했음
- ‘도’나 ‘이‘는 감성적으로 직접 존재하는 것이 아님. 이성 사유의 대상이지 감각기관에 의해 직접적으로 인식되는 것이 아님


  • 중국 성리학자 주희(朱熹, 1130~1200)의 종합: 이기 이원론

☞ 미조구치 유조, <<중국사상문화사전>>, 책과 함께, 2015

○ 경험적으로 지각할 수 있는 (형이하의) 것을 기로 파악
○ 기의 작용, 운동의 법칙과 그것을 일으키는 사물의 질서를 경험적으로 지각할 수는 없지만 그 실재를 상정할 수 있는 (형이상의) 이로 파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