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남자 천인감응론"의 두 판 사이의 차이

An_SW
둘러보기로 이동 검색으로 이동
87번째 줄: 87번째 줄:
 
   “사람들은 모두 일곱 개의 구멍이 있어 보고 듣고 먹고 숨쉬는데, 이 혼돈만은 없으니, 시험삼아 구멍을 뚫어줍시다.”
 
   “사람들은 모두 일곱 개의 구멍이 있어 보고 듣고 먹고 숨쉬는데, 이 혼돈만은 없으니, 시험삼아 구멍을 뚫어줍시다.”
 
하고는 하루에 한 구멍씩 뚫었더니 칠일 만에 혼돈이 죽어버렸다.
 
하고는 하루에 한 구멍씩 뚫었더니 칠일 만에 혼돈이 죽어버렸다.
 +
 +
 +
☞ 참고: [http://esang21c.cafe24.com/index.php/%EC%A0%95%EC%8B%A0%EC%B2%A0%ED%95%99%ED%86%B5%ED%8E%B81 도가의 정신에 관한 사유를 재구성한 구한 말 일제강점기 철학자, 전병훈]
  
  
 
[[분류: 신선사상과 콘텐츠]]
 
[[분류: 신선사상과 콘텐츠]]

2022년 11월 4일 (금) 09:38 판

한나라의 천인감응론

☞ 이석명, <<회남자: 한대 지식의 집대성>>, 사계절, 2004
☞ 유안 편찬, 이준영 해역, <<회남자>>, 자유문고, 2015


  • 천인감응론

○ 고대인들에게 자연계의 현상과 인간 사회의 일을 서로 긴밀하게 연결시켜 보는 습관이 있었음
○ 자연과 인간이 서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어 어느 한쪽의 변화가 곧 다른 쪽의 변화를 야기한다는 관념, 즉 천인감응론은 <<회남자>>에서 잘 나타남. <<회남자>>에 나타나는 천인감응론의 핵심은 자연계와 인간계는 상호 유기적인 통일성과 긴밀한 상관성을 유지한다는 것임. 자연계의 변화는 곧 인간 사회의 변화로 나타날 수 있고, 반대로 인간 사회에서 일어나는 사건은 자연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함


  • 천인감응설을 정치적으로 활용한 한나라

○ 한무제(B.C.141~B.C.87)를 비롯한 한나라 통치자들은 천명사상을 통해 왕권의 정당성을 내세우고 천인감응설을 통해 자연현상을 이해했음
○ 하늘이 통치자의 수명을 결정한다고 보았음. 하늘[천(天)]은 해, 달, 별, 바람, 비, 우레 등에 의한 자연현상이 발생되는 곳이며 이는 천인감응설을 근거로 하여 상서와 재앙으로 해석됨
○ 자연현상은 하늘의 의지를 나타낸다고 보았고 인간에게 하늘의 권위를 암시하고 있음
○ 왕이 정치를 잘하는지 여부가 기후, 자연현상으로 나타난다고 보았음


하늘과 인간이 긴밀하게 연결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인간이 자연현상에까지 영향을 미칠 정도로 특별한 이유는 뭘까?

<<회남자>> <정신훈(精神訓)>

 정신은 하늘에서 받은 것이고 형체는 땅에서 받은 것이다.
 ...
 머리가 둥근 것은 하늘을 본뜬 것이고, 발이 모난 것은 땅을 본뜬 것이다. 하늘에 사계절과 오성(五星)과 구해(九解)와 3백 66일이 있으면 사람에게도 사지와 오장과 구규(九竅: 사람 몸에 있는 아홉가지 구멍)와 3백 66마디가 있다.
 ...
 하늘과 땅의 도는 넓고 커 밝게 빛나는 것을 알맞게 조절하고 그 신명(神明)을 아끼는 것 같은데 사람의 귀와 눈은 어째서 오래도록 수고로우면서도 휴식하지 않을 수 있는가? 정신은 어째서 오래도록 달리면서도 다하지 않을 수 있는 것일까?
 ...
 정신이 왕성해지면 기가 흩어지지 않고 다스려지고, 다스려지면 균일해지고, 균일해지면 통달하게 되고, 통달하면 신령스려워지고, 신령스러워지면 보면 보이지 않는 것이 없고 들으면 들리지 않는 것이 없으며 하면 이루지 못하는 것이 없게 된다.
 ...
 귀와 눈이 음악이나 여색의 즐거움에 빠지면 오장은 요동쳐 안정되지 못하게 된다. 오장이 요동쳐 안정되지 못하면 혈기가 넘치고 넘쳐 휴식하지 못하게 된다. 혈기가 넘치고 넘쳐 휴식하지 못하게 되면 정신이 밖으로 달려서 지키지 못하게 된다. 정신이 밖으로 달려서 지키지 못하게 되면 재앙과 복이 이르러 비록 지식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게 되더라도 왜 그런 재앙과 복이 자신에게 닥쳤는지 그 이유를 알지 못하게 된는 것이다. 
 귀와 눈을 깨끗하고 밝게 하고 현묘하게 통달시켜 다른 사물에 마음이 끌리지 않게 해야 한다. 마음은 비어있고 고요하며 편안하고 욕심을 덜어내야 한다. ... 정신은 안으로는 형체를 지켜 밖으로 넘치지 않게 한다면 지나간 세상의 앞을 바라보고 다가올 일의 뒤를 내다보는 것도 부족할 정도가 된다. 


오성(五星): 형혹성, 태백성, 세성, 진성, 진성(鎭星)의 다섯 별. 곧 금, 목, 수, 화, 토의 다섯 별
◈ 구해(九解): 다양한 설이 있지만 팔방과 중앙을 말하는 것이라고 봄

=> 인간의 신체 구조 자체가 하늘과 땅의 모습, 우주 자연의 모습과 완벽하게 닮아있음
=> 특히 인간에게는 정신이 있음


인간 생명을 구성하는 요소: 형(形: 형체), 기(氣), 신(神: 정신)

 정신[신(神)]은 하늘에서 받은 것이고 형체[형(形)]는 땅에서 받은 것이다.
 형(形)이라는 것은 생명이 머무는 것이고 기라는 것은 생명을 가득 채우는 것이며 신(神)이라는 것은 생명을 제어하는 것이다. 이 가운데 어느 하나라도 그 바른 위치를 잃게 되면 형, 기, 신 모두가 손상을 입게 된다. ... 그러므로 형은 그것이 편하게 여기지 않는 곳에 놓이면 병들게 되고, 기는 마땅히 채워야 할 곳이 아닌 데에 쓰이면 새게 되며, 신은 마땅히 작용해야 할 곳이 아닌 데에 작용하면 흐릿해진다. 그러므로 이 세 가지는 신중하게 지키지 않을 수 없다.
 -<<회남자>> <원도훈>
 지금 사람이 눈으로 뚜렷이 잘 볼 수 있고, 귀로 밝게 잘 들을 수 있으며, 형체가 힘있게 움직일 수 있고, 온 마디를 자유자재로 굽히거나 펼 수 있으며, 흑과 백, 아름다움과 추함을 분별할 수 있고, 같고 다름을 구별하고 옳고 그름을 밝힐 수 있는 것은 어째서인가? 기가 형체에 충만하고 정신이 형체를 주재하기 때문이다.
 -<<회남자>> <원도훈>


내 몸이 어디 놓이느냐, 자연의 어떤 기운을 접하느냐에 따라 우리 삶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풍수지리

○ 자연은 살아있고 또 인간의 삶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것이 풍수의 기본 관점. 자연 조건, 특히 산천의 기운이 인간의 삶의 영향을 미친다는 생각, 즉 풍수론의 초기 형태를 <<회남자>>에서 찾을 수 있음

 토지는 각기 그 종류에 따라 사람을 생산한다. 그러므로 산 기운이 강한 지역에는 남자가 많고 습기가 많은 지역에는 여자가 많다.
 ...
 언덕 아래 지역에는 피부병 환자가 많고, 바위 기운이 강한 지역에는 힘센 자가 많으며, 지세가 울퉁불퉁한 지역에는 혹이 있는 자가 많고, 더운 지역에는 일찍 죽는 자가 많으며, 추운 지역에는 장수하는 자가 많고, 계곡 지역에는 반신불수자가 많으며, 언덕이 많은 지역에는 절름발이가 많고, 넓은 지역에는 어진 자가 많으며, 고개가 많은 지역에는 탐욕스러운 자가 많고, 흙이 가벼운 지역에는 빠른 자가 많으며, 무거운 지역에는 느린 자가 많다. 맑은 물은 소리가 작고 탁한 물은 소리가 큰 것처럼, 급류가 흐르는 지역에서 태어난 사람은 행동이 가볍고, 느린 물이 흐르는 지역에서 태어난 사람은 행동이 무거우며, 그 중간 지역에는 성인이 많이 태어난다. 모두 그 지역의 기운을 닮고 그 지세의 형태에 감응하기 때문이다.

=> 어디에서 태어나 생활하느냐에 따라 그 지역의 형세와 기운, 그 사람의 성별, 체질, 기질, 지능 등을 결정한타는 주장


하지만 인간에게는 정신이 있다!

 슬픔과 즐거움은 덕이 한쪽으로 기울어진 것이고, 기쁨과 성냄은 도의 지나친 것이며, 좋아하고 미워함은 마음의 사나운 것들이다. 그래서 "살아서는 하늘의 기와 함께 하고 죽어서는 사물과 함께 변화한다. 고요해지면 음과 함께 닫고 움직이면 양과 함께 열린다. 정신이 담백함이 끝이 없고 사물과 함께 어지럽게 섞이지 않으면 천하가 저절로 복종한다."라고 했다.
 그러므로 마음이란 것은 형체의 주인이고, 정신이란 것은 마음의 보배이다. 형체를 수고롭게 하고 휴식시키지 않으면 쓰러지게 되고 정신을 사용해서 중지하지 않으면 고갈되게 된다.
 ...
 사람이면 누구나 크게 분노하면 음기(陰氣)를 상하게 되고 크게 기뻐하면 양기(陽氣)를 떨어뜨리게 되고 크게 걱정하게 되면 마음이 무너지고 크게 두려워하게 되면 광기가 나타나게 된다.
 불결함에서 제거하고 번뇌를 없애는 데에는 도의 큰 근본에서 떠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야만 크게 통달했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눈을 맑게 하여 보는 데 사용하지 않고 귀를 고요하게 하여 듣는 데 사용하지 않는다. 입은 다물어 말하는 데 사용하지 않으며 마음은 자연에 맡기고 생각을 하지 않으며 총명을 버리고 태소(太素)로 돌아오고 정신을 쉬게 하여 지혜쓰는 일을 버리고 깨달았으면서도 바보같은 사람처럼 하고 살아 있으면서도 죽은 것처럼 한다. 생을 마감하게 되면 근본으로 돌아가서 아직 태어나기 전까지는 (천지의) 조화와 한 몸을 이룬다.
 ...
 우주의 광대함을 알면 죽고 사는 것으로 겁을 줄 수가 없다. 양생의 조화를 알면 천하의 이익을 가지고 유혹할 수 없다. 
 태어나지 않았을 때의 즐거움을 알게 되면 죽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을 수 있다.
 허유가 요임금보다 위대하다는 것을 알면 물질 따위는 탐내지 않게 되는 것이다.


=> 전통적으로 도가는 인간의 감각 기관을 욕망에 좌지우지되기 쉬운 것으로 간주하고 감각 기관의 작용을 멈추게 하는 정신 수양을 중시했음. 아울러 급격한 감정 변화가 기의 균형을 깨뜨리기에 양생에 치명적인 해를 끼친다고 보았음


  • <<장자>>에 나타난 혼돈의 죽음
 남해의 제(帝)는 숙(儵)이고 북해의 제는 홀(忽)이고 중앙의 제는 혼돈(渾沌)이다.
 숙과 홀이 때때로 혼돈의 땅에서 함께 만났는데, 혼돈이 그들을 매우 잘 대접하였더니, 숙과 홀이 혼돈의 은덕에 보답하려고 함께 상의하여 이렇게 말했다.
 “사람들은 모두 일곱 개의 구멍이 있어 보고 듣고 먹고 숨쉬는데, 이 혼돈만은 없으니, 시험삼아 구멍을 뚫어줍시다.”

하고는 하루에 한 구멍씩 뚫었더니 칠일 만에 혼돈이 죽어버렸다.


☞ 참고: 도가의 정신에 관한 사유를 재구성한 구한 말 일제강점기 철학자, 전병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