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학의 인간본성론: 마지막

An_SW
Esang21c (토론 | 기여)님의 2023년 6월 6일 (화) 09:20 판 (→‎오늘의 토론 내용(2023.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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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이야기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결국, 사람이 희망이다

한 학기동안 살펴본 유학의 인간본성론을 훑어보며 드는 한 가지 생각, 사람이 희망이다
  • 지금까지 살펴본 유학의 인간본성론에서는 인간의 본질이 무엇이냐는 성찰과 함께 수양과 공부, 좋은 습관들을 통해 선해질 수 있는 인간에 대해 논하고 있음
  • 여기서 선이란 한 개인의 도덕적 삶에 관한 것임과 동시에 함께 하는 이들에게 보다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이것이 확충되어 더 나은 사회로 변화시킬 수 있다는 희망이 담겨 있음
  • 그리고 그 희망의 주체는 사람, '나'임
  • 유학적 관점에서 바라본, 인공지능시대에 요구되는 사람의 역할은 기술에 끌려다니는 것이 아니라 기술이 보다 나은 삶, 보다 나은 사회를 위해 기여할 수 있도록 그 중심을 잡아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음
  • 이를 위해 혹여 인문학(특히 유학)을 하는 우리의 목소리가 미미하더라도 끊임없이 우리의 미래가 나아갈 방향성에 대해, 잔혹한 세상이더라도 우리들이 품을 수 있는(혹은 품어야 하는) 희망에 대해 끊임없이 이야기를 던져야 함
  • 특히 오늘날 우리시대, 우리 삶에 요구되는 유학의 역할 중에 하나는 변화하는 세상 속에서 지켜가야 할 것이 무엇인지, 변하지 않아야 할 삶과 사회의 원칙을 사유하게 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됨. 사람들이 길을 잃지 않도록
  • 변화하는 것과 함께 변하지 않는 것에 대한 사유는 수 천 년간 지속되어 온 유학의 주요 주제 중 하나임

예) 성(性): 불변의 것, 모두가 동등하게 가지고 태어난 것, 보편
=> 그래서 착한 본성이 불선하게 되는 것을 성리학자들은 본성이 가려진 것이라고 보았음. 본성이 없어진 게 아니라
=> 하지만 후천적으로 주어지게 되는 시대, 환경, 습관, 공부 등은 시대에 따라 변화하기 마련이며 그 변화에 발맞춰 갈 필요가 있음


끊어진 전통? 단절된 시기? 근대 이후 유학은 사람에 대해, 사람들이 품어야 할 희망에 대해 무엇을 어떻게 사유해 왔나?

유학을 공부하면서 든 생각 중 하나. 한국 땅에서 유학을 공부한 '나'는 어떤 유학을 공부해 온 것일까? 내 공부의 뿌리는 어디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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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수문(白首文): 천자문의 다른 이름. 중국 남북조 시대 양나라(464~549) 초대 황제 무제가 왕자들에게 글씨를 가르치기 위해 위나라 종요(鍾繇)와 동진의 왕희지(王羲之) 글씨 가운데 겹치지 않은 일천 자를 탑본하여 종이 한 장에 한자씩 쓰게 했는데 글씨들이 뒤섞여 있어 순서가 없었음. 무제가 주흥사에게 각 글자마다 운을 붙이라고 명을 해서 무제의 명을 받은 주흥사가 일천자를 하루 사이에 편집했는데 주흥사의 머리와 수염 또한 하루 사이에 모두 하얗게 되어 있었다고 함
  • 공자탄강(B.C.551년) 2513년 임인(壬寅) 중추(仲秋) 회일(晦日): 1962년 임인년 8월 그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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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 한국전쟁 등의 엄청난 변화를 겪었던 그 시절, 우리 할아버지는 왜 천자문을 남기셨을까?


서구라는 새로운 보편의 등장, 그 속에서 유학의 역할에 관해 사유했던 한국 근대 전통철학자들

☞ 박정심, 『한국근대사상사』, 천년의 상상, 2016

  • 보편 문명으로서의 서구

○ 문명화(civilization)는 유럽 근대의 산물로 18~19세기 유럽문명에 대한 자부심을 표현하는 개념이었음
○ 문명은 생활의 모든 영역, 즉 국가와 사회, 경제와 기술, 법률과 종교와 도덕 등을 포괄하는 또는 개인과 공동체 모두와 관련을 맺는 총체적 개념으로 사용되었음
○ 문명에 대한 유럽인의 자긍심은 곧 미개하고 야만적인 타자, 즉 유럽의 내부와 외부에 존재하는 타자들을 문명화해야 한다는 '백인의 의무'로 직결되었음

  • 동양 개념의 등장

○ 동양(oriental)은 서양에 대한 동양을 지칭하는 개념으로 이집트와 북아프리카도 포함된 아시아권을 뜻함. 유럽이란 단어의 어원은 고대 아시리아어의 어둠(ereb)으로 곧 해가 지는 땅이란 뜻이었으며 아시아의 어원 아슈(assu)는 일출을 의미했음. 그렇다면 동양은 유럽을 중심으로 한 세계의 동쪽을 일컬음
○ 그러나 일본에 의해 번역된 동양은 일본을 중심으로 한 동아시아 지역을 가리키는 지리적 개념이었을 뿐 아니라 서양의 타자를 의미하는 개념이었음. 아편전쟁(1839~1842)을 시작으로 해체되기 시작하여, 청일전쟁을 거치면서 중화주의가 해체되면서 일본은 동양의 맹주로 자처하면서 무너진 중화 체제를 대신하고자 했음. 영국처럼 제국이 되고 싶었던 일본은 아시아의 영국이 되려고 했으며 유럽과 '다른' 자신을 '동양'이라고 인식했음


근대 한국 전통철학자들의 유학의 시대적 역할 모색

☞ 전병훈 저, 임채우 역, 『완역 정신철학통편』, 인월담, 2021

 도를 맺고 덕을 갖춘 것보다 사람을 자유롭게 하는 것은 없다.
 도덕은 하늘에 근원한다. 마음속에 존재하는 정신과 심리가 밖으로 발하고, 일상생활에서 실천해 나가서 지선(至善)의 경지에까지 이른 것이 바로 대도(大道)이고 정덕(正德)이다. 그러나 마음이 공정한 것이 천리에 말미암지 않고 사사로운 인욕에 얽히게 된다면 공리(功利)의 길에 빠진 것이지 이른바 하늘에 근원한 도덕이 아니다.
 우리 동아시아 성현들의 경전을 보면 도덕 책이 아닌 것이 없으나, 각자 만가지로 흩어져있어서 요령을 간파하기 어렵다. ...
 이에 나는 부득이 이 글을 편찬하는 까닭은 세계가 통일되어 대동(大同) 정치가 이뤄지는 세상, 하늘을 본받아 도를 행하는 영웅과 신선, 성인께서 다스리는 천지에서 시원하게 혁신되기를 기다리는 것이니, 아! 반드시 그 날이 올 것이다.
세계가 점점 문명(文明)해지니, 심리·도덕의 학문도 갈수록 점점 정밀해져서 저와 같이 융성해졌다. 그러나 구학문을 지키는 자들은 신학문을 경시하고 신학문을 하는 자들 또한 옛 경전을 멸시하는데 이는 신구학문의 이치와 동서 성인의 견해가 하나임을 아지 못하기 때문이다.<중국의 요, 순, 이윤, 주공, 공자, 맹자와, 동한의 단군, 기자, 왕인, 세종대왕, 조광조와, 서양 희랍의 3철학자와 예수, 칸트, 와싱톤은 학술과 덕업이 비록 크고 작고 자세하고 소략한 차이가 있으나, 모두 성인들이다.> 그러므로 동서 양자가 서로 조화를 이룬 연후에 비로소 완성될 수 있으니 세계가 영구한 평화와 통일된 정치를 이루는 방책은 완전한 조화를 이룬 최상의 도덕을 사용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그런 날이 오겠는가? ... 지금 책을 엮으며 서양의 학설을 다시 살펴보니 매번 의(義)를 위주로 말하지만 우리는 인(仁)을 위주로 말한다. ...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도덕을 실천한다면 군사를 쓸 데가 없을 것이고 경찰과 법률도 어디에 쓰겠는가? 확실히 도덕이 대동 태평세상의 기본임이 자명하지 않은가? -『정신철학통편』「도덕철학」

=> 전병훈은 벤담의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이라는 공리주의에서 추구하는 쾌락의 종류와 성질에 대해 질적인 차이를 인정하지 않고 단지 양적으로 환산하려 했다고 지적했음. 그는 사람에게 '물질에 대한 욕구'와 함께 '정신에 대한 욕구'가 있으며 전자에 비해 후자가 더 양질일 뿐만 아니라 더 궁극적인 행복을 가져다준다고 확신했음

 아! 우주 안의 세계가 지금 물질만을 숭상하나 물질로부터 장차 정신으로 들어갈 것이 틀림없다. 지금 비록 정신의 학설이 있으나 이 정신철학처럼 정신을 응결해 참나를 이루고 목숨을 안정시키는 학술은 결여돼 있다. 또한 이 학술은 내면의 수양만 하는 게 아니다. 위로는 진인과 성인이 되고 다음으로는 병을 물리치고 장생하며 세상과 사람들을 구제할 수도 있다. -<<정신철학통편>>

☞ 박정심, 『한국근대사상사』, 천년의 상상, 2016

○ 박은식은 당시 문명경쟁 시대의 경쟁은 강한 권력을 지닌 자와 우승자의 권리만을 보장하기 때문에 인류 전체의 평화와 발전을 위해 바람직하지 않다고 보았음
○ 그는 성인은 만물을 하나로 삼고 사해를 한 집안으로 삼아 경계와 울타리가 없게 한다고 하면서 만물과 하나되는 인(仁)은 사욕에 가려지지 않기 때문에 생물을 살릴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인류 전체의 평화와 발전을 도모할 수 있다고 보았음
○ 박은식은 만물이 일체된 경지에서 보면 모든 사람에게는 자기만의 능력과 각기 자기에게 맞는 직분이 있을 뿐 황인종과 백인종 간의 인종적 차별은 무의미하다고 했음

 상제는 지극히 크고 지극히 공평하여 모든 것을 똑같이 사랑하십니다. 하늘의 보살핌과 땅의 싣는 것으로 모든 사물의 나는 것, 뛰는 것, 움직이는 것, 심은 것과 각종 인종, 즉 황인종, 백인종, 홍인종, 흑인종 등으로 하여금 모두 함께 살게 하고 함께 길러지게 하여 서로 눌리거나 피해를 보는 것이 없게 하십니다. 성인은 이를 본받아 만물을 일체로 삼고, 사해를 한 집안으로 삼아 경계와 울타리가 없게 합니다.
 -『박은식전집』 중 「몽배금태조(夢拜金太祖)

○ 인간의 마음은 지역이나 인종에 관계없이 동일하고 각기 적절한 직분이 있다는 측면에서 보면 개인과 국가의 경계를 넘어서서 사해동포주의가 가능하다는 것임
○ 박은식은 이러한 사해동포주의가 실현될 때라야 비로소 모든 사람과 만물이 공평하여 경계와 울타리가 없으며, 인종간의 차별도 없어질 수 있다고 했음
○ 박은식은 일본의 한국 침략이 전제주의와 강권의 산물로 인도주의에 어긋나기 때문에 한국사람이 일본의 전제주의에 저항하는 것이 바로 자유와 평등을 실현하는 길이라고 보았음. 즉 그는 한국 독립이 평화사상과 인도주의에 입각한 정당한 것이라고 보았음. 그리고 이러한 시대 변화 가운데 가장 극심한 압제를 받고 있는 한국민족이 절실한 정신과 사상으로 인류세계에 근대적 평화민주공화국을 건설할 수 있다고 보아 한국민족을 평화주의 실현의 주체로 삼았음
○ 박은식은 제국주의 침략 한 가운데에서 제국주의 침략을 넘어서서 세계평화를 지향하면서도 민족을 그 구심점으로 보았음

이 외에 새로운 세상을 꿈꾸던 다양한 전통철학자들의 시도가 있었다. 혹여 그들의 시도가 실패했더라도, 아니 꼭 유학 등 전통철학의 프레임이 아니더라도 그래도 앞으로의 세상을 위해 제시했던 건강하고 공적인 목소리들이 우리의 현재를 지켜가고 있는 건 아닐까?
그런데 그 속에서 '나'는 우리는 어떤 목소리를 내고 있나?
 ※주의사항: 유학의 새로운 역할 모색을 위해 해당 시기, 해당 문헌, 해당 인물의 철학적 견해에 관한 연구가 무엇보다 우선되어야 한다. 즉 과거의 유학을 제대로 이해하는 것도 또한 우리시대 유학의 역할 모색을 위한 중요한 밑거름이다. 모든 유학 연구가 유학의 현대적 역할 모색이어야 한다는 이야길 하려는 것이 아님을 주의하자.


  • 학술논문에 게재되고 있는 유교학 관련 키워드들

유교학 관련 키워드.png

☞ 결과 더보기: https://www.kci.go.kr/kciportal/po/search/poFielResearchTrendList.kci


오늘의 토론 주제(2023.6.1)

[성균관대 유학동양학과 학생들이 과감히 제시해 본다!] 우리시대 유학이 제시할 수 있는,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문구 혹은 이론을 간단히 표현하면(1문장을 넘지 말 것). 왜?(이유는 길게 써도 됨)


오늘의 토론 내용(2023.6.1)

1. 배우든가 아니면 죽든가

2. Neo유학ver.21_최종_찐최종_진짜최종.hwp (+ect)

3. Back to Basic, Back to 본성

4. 칠전팔유 (일곱번 넘어져도 여덟번 유학)

5. 유돌유돌 (유학은 돌아온다 유행은 돌고 도니까)

6. 유학의 이야기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 이유 : 새 생명이 시작되고 역사가 계속되는 한, 유학이라는 것은 완전하게 사라지는 개념이 아니다. 명맥이 끊겼다고 생각했지만 유학은 다시 정립된 유학에서 발전해 나가서 유학에 대한 개념과 논의가 확장되어왔다. 앞으로 변화되는 사회에 맞추어 유학도 바뀔 것이고, 유학의 이야기는 멈춘 것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 점을 찾은 것이다.